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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BACK] 킬을 먹고 자라는 르블랑

기자

2013-04-19 08:55

[LOL BACK] 킬을 먹고 자라는 르블랑
◇르블랑을 선택해 맹활약을 펼친 SK텔레콤 T1 2팀 '페이커' 이상혁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입니다.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챔피언스 리그에는 평소 잘 등장하지 않던 챔피언이 나와 흥할 경우 상당한 이슈가 되곤 하는데요. 지난 윈터 시즌에서는 '콘샐러드' 이상정의 '미드 마스터 이'가 그랬죠. 당시 이상정의 마스터 이 플레이 덕분에 수많은 '마이충'이 양산됐고 지금은 일반 게임에서 '미드 마스터 이'가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됐습니다.

이번에는 르블랑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LOL 대회에서는 르블랑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는데요. 그 이유는 초반에 이득을 취하지 못하면 후반에 존재감이 떨어지는데다가 보유 스킬이 단일 대상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대규모 교전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죠. 지난 스프링 시즌에서는 르블랑이 서포터로 등장해 깜짝 활약을 펼친 경기도 있지만 중앙 라인에 기용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SK텔레콤 T1 2팀 중단 담당 '페이커' 이상혁은 과감하게 르블랑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이상혁은 초반부터 킬을 따낸 뒤 이후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쏟아부으며 르블랑의 진면목을 드러냈는데요. 이상혁은 한 번도 전사하지 않고 혼자 11킬을 쓸어담으며 전장을 지배했습니다. MVP 블루는 르블랑 때문에 20분이 되자마자 항복을 선언할 수 밖에 없었죠.

르블랑의 폭발적인 데미지가 돋보였던 SK텔레콤 T1 2팀과 MVP 블루와의 경기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카서스 줄게, 킬을 다오
SK텔레콤 2팀과 MVP 블루의 경기를 앞두고 '페이커' 이상혁과 'easyhoon' 이지훈의 대결이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최근 떠오르는 신흥 AP 딜러 강자들이기 때문이죠.

1세트에서 패배한 이지훈은 2세트에서 자신의 베스트 카드인 카서스를 꺼내들었습니다. 이지훈은 그동안 공식 경기에서 8승3패의 카서스 승률을 기록하고 있었고 이번 윈터 시즌에서는 카서스를 세 번 선택해 모두 승리한 바 있습니다. 또 이지훈의 카서스는 이겼던 경기들 모두 70%가 넘는 킬 관여율을 기록하며 MVP 블루의 승리 보증수표로 자리잡았는데요.

이에 맞서 이상혁은 르블랑을 선택했습니다. 경기 후 이상혁은 인터뷰를 통해 이지훈에게 일부러 카서스를 내주고 르블랑으로 잡는 작전이었다고 밝혔는데요. 성장형 챔피언인 카서스는 암살형 챔피언인 르블랑과 라인 맞대결을 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일반적인 라인전을 할 경우 르블랑의 빠른 스킬 콤보에 카서스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전사할 수 밖에 없죠.

MVP 블루가 라인 스왑을 통해 르블랑의 성장을 최대한 저지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이상혁은 상대가 정상 라인으로 돌리자마자 이지훈의 카서스를 잡아냈고 이어 라인 커버를 온 '츄냥' 이관형의 엘리스까지 전사시키며 학살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무난한 룬 세팅, 특성
르블랑은 다양한 룬 세팅이 있습니다. 주문력에 올인해 초반부터 상대를 압살하는 세팅이 있는가 하면 마나 재생룬을 섞어 부족한 마나를 보충하는 방법도 있죠. 또 초반 평타 견제가 필수인 르블랑에게 미니언의 공격을 버티게 해줄 방어력 룬도 사용되곤 하는데요.

이상혁은 무난한 룬 세팅을 선보였습니다. 표식에는 AP 챔피언의 기본 룬인 마법 관통력, 정수에는 고정 주문력, 문양에는 성장 주문력 룬을 박아 초반 대미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인장에는 성장 체력 룬을 넣어 종잇장 같은 르블랑의 체력을 보충했습니다.

[LOL BACK] 킬을 먹고 자라는 르블랑

◇'페이커' 이상혁의 르블랑 룬 세팅창

보조 특성에 21포인트를 투자하는 방법도 있지만 암살자인 르블랑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부분 공격에 21포인트를 넣습니다. 이상혁 역시 21/0/9 특성을 사용했는데요. 초반 CS를 최대한 놓치지 않기 위해 도살자에 2포인트를, 견제시 평타 데미지를 높이기 위해 주문검에 1포인트를 투자한 것이 눈에 띕니다.

[LOL BACK] 킬을 먹고 자라는 르블랑

◇'페이커' 이상혁의 르블랑 특성창

◆진정한 암살자
르블랑은 중앙 라인에 서는 챔피언들 중 암살자에 속합니다. 같은 암살자형 챔피언으로는 아칼리, 탈론, 제드, 이블린, 카직스 등이 있죠. 암살자형 챔피언의 특징은 킬을 먹을 수록 강력해진다는 점인데요. 하지만 반대로 킬을 따내지 못하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들 중 르블랑은 초반 킬을 올리지 못했을 경우 유독 후반 존재감이 거의 없다시피 되는데요. 만약 라인전이나 로밍을 통해 킬을 기록하지 못하면 힘이 빠지죠. 흔히 말하는 유통기한이 매우 짧아지게 됩니다.

르블랑은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형' 챔피언입니다. 르블랑은 초반 특별한 아이템이 없어도 스킬 데미지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데요. 이상혁은 이같은 르블랑의 특성을 잘 활용해 초반부터 킬을 따내면서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습니다.

MVP 블루가 르블랑의 성장을 저지하기 위해 원거리 딜러, 서포터 듀오를 중앙으로 올렸고 SK텔레콤 2팀은 결국 6분만에 1차 타워를 내주고 맙니다. MVP 블루는 타워를 부순 뒤 라인을 정상화시켰지만 이는 오히려 패착이 됐습니다.

이상혁은 카서스가 중앙 라인으로 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킬을 따냈습니다. 거리를 재며 기회를 엿보던 이상혁은 침묵의 인장, 모방, 왜곡을 이지훈의 카서스에게 1초 안에 모두 쏟아부은 뒤 환영 사슬을 걸고 점화로 마무리했는데요. 다이브를 감행해 킬을 낸 이상혁은 왜곡을 통해 유유히 빠져나왔고 상대 정글러가 백업을 오자 점멸로 빠지면서 완벽한 플레이를 완성시켰습니다.

[LOL BACK] 킬을 먹고 자라는 르블랑

◇스킬 콤보를 날린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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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화를 걸고 유유히 빠져나오는 이상혁의 르블랑

이후 르블랑은 기세를 타기 시작합니다. 전사한 이지훈의 카서스를 대신해 라인을 커버하고 있던 '츄냥' 이관형의 엘리스를 곧바로 잡아낸 것이죠. 그것도 부활한 카서스가 라인에 도착하기 전에 말이죠. 곧바로 쓸데없이 큰 지팡이를 구입한 이상혁은 상단으로 자리를 옮겨 '임팩트' 정언영의 쉔과 콤비를 이뤄 또 2킬을 기록했습니다.

교전마다 멀티 킬을 기록한 이상혁은 귀환할 때 마다 아이템을 구입하며 더욱 강해졌습니다. 이상혁은 내셔 남작 앞에서 '에플람' 김주호의 자이라를 만나자마자 순간 삭제시킨 뒤 곧바로 상단으로 올라가 이관형까지 제압했습니다.

16분만에 죽음불꽃 손아귀를 뽑아낸 이상혁은 이후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죽음불꽃 손아귀를 상대에게 사용할 경우 대상의 최대 체력의 15%에 해당하는 마법 피해를 입힌 다음 4초간 해당 챔피언이 받는 모든 마법 피해를 20% 증폭시켜줍니다. 단시간에 공격 스킬을 쏟아붓는 르블랑을 더욱 빛내주는 아이템이죠. 중앙 압박을 하던 SK텔레콤 2팀은 이상혁이 포탑을 무시하고 왜곡으로 파고들어 순식간에 자이라를 끊어내면서 수적 우위를 점했고 이후 중앙 2차 타워 앞에서도 엘리스를 녹여버렸습니다.

[LOL BACK] 킬을 먹고 자라는 르블랑

◇체력이 가득차 있던 자이라가
[LOL BACK] 킬을 먹고 자라는 르블랑

◇순식간에 바닥에 눕는 모습

르블랑의 기동력과 순간 화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MVP 블루는 궁여지책으로 내셔 남작 사냥을 감행했지만 체력이 가득찬 자이라가 르블랑의 죽음불꽃 손아귀, 침묵의 인장, 왜곡만으로 쓰러지는 것을 보고 곧바로 후퇴할 수 밖에 없었죠. 결국 MVP 블루는 내셔 남작을 내줬고 후퇴하는 과정에서 두 명이 끊기면서 20분이 되자마자 항복을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이상혁은 라인전 단계부터 뛰어난 컨트롤로 상대를 압살하는 자신의 색깔을 잘 보여줬습니다. 프로 데뷔 이후 오프라인 예선을 포함해 총 8세트를 치른 이상혁은 한 번도 같은 챔피언을 고른 적이 없었는데요. 화려한 르블랑 플레이를 선보인 이상혁의 다음 챔피언은 무엇일지 상상해보는 것도 LOL 팬들에게는 큰 즐거움일 것 같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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