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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BACK] 기승전결 갖춘 나진 소드의 승부수

강성길 기자

2013-07-19 17:17

[LOL BACK] 기승전결 갖춘 나진 소드의 승부수
안녕하세요. 데일리 e스포츠 강성길 기자입니다.

지난 16일에 펼쳐진 핫식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서머 2013 16강에서 나진 소드와 CJ 블레이즈는 치고 받는 접전을 펼쳤습니다. 지난해 여름 롤챔스 서머 시즌 3~4위전부터 시작된 두 팀의 인연은 라이벌 구도로 발전, '국내 대표 맞수'로 자리매김했는데요.

나진 소드는 CJ 블레이즈에게 4연패 중이었습니다. 지난해 윈터 시즌, 그리고 지난 스프링 시즌에서 모두 0대2 패배를 당한 것이죠. 하지만 나진 소드는 연패를 끊어내기 위해 완벽한 전략을 준비했습니다. 바로 트위치를 이블린 정글처럼 활용한 것인데요. 김종인이 플레이한 트위치는 암살과 이니시에이팅을 능수능란하게 해내면서 CJ 블레이즈를 완벽하게 제압했습니다.

정글러로는 최근 선수들 사이에서 'S급' 정글 챔피언으로 평가되고 있는 누누를 택했습니다. 잡아먹기를 활용한 말도 안되는 카운터 정글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얼음 던지기로 라인 습격까지 용이한 누누는 지난 17일 하향이 되기도 했는데요. '와치' 조재걸은 카운터 정글보다는 트위치와 보조를 맞춰 찌르기에 주력했습니다. 또 공격 속도를 최대 45%나 향상시켜주는 누누의 '끓어오르는 피'는 트위치의 화력에 날개를 달아줬죠.

조합을 좀 더 살펴보면 나진 소드는 전형적인 후반 캐리형 챔피언 라이즈로 공격력을 극대화시켰습니다. 또 나진 소드는 죽기 직전의 아군에게 사용하면 10초 동안 되살아나는 궁극기를 가진 요릭, 크레센도로 다수의 적을 묶을 수 있는 소나로 조합을 구성했습니다. 정말 탄탄한 조합인데요.

이러한 전략과 조합을 앞세워 나진 소드는 역전의 명수 CJ 블레이즈를 상대로 한 번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시종일관 밀어붙이다 28분만에 경기를 끝내버렸습니다. 나진 소드의 완벽한 운영과 맵 컨트롤, 대규모 교전 능력이 빛났던 CJ 블레이즈와의 1세트 경기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전략의 핵심, 김종인의 트위치
시작부터 나진 소드는 김종인의 트위치를 이용해 CJ 블레이즈에게 강력한 잽을 날렸습니다. 아군 도마뱀 장로를 트위치가 먹고 레드 버프를 두른 뒤 은신으로 중앙 라인으로 파고들어 '쏭' 김상수의 라이즈와 협공을 가해 선제점을 따낸 것이지요. 그사이 조재걸은 CJ 블레이즈의 블루 골렘을 빼먹었습니다.

상황을 다시 한 번 짚어보면 나진 소드가 준비한 초반 전략은 요릭이 홀로 블루 골렘을 사냥해 하단을 지키고 누누는 트위치에게 레드 버프를 헌납한 뒤 상대 블루 골렘을 먹고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요릭의 솔로 블루 골렘 사냥은 저지당했지만 트위치를 활용한 2레벨 라인 습격은 성공한 셈이지요.
레드 버프를 두른 트위치가 은신으로 중앙 라인에 파고들어
레드 버프를 두른 트위치가 은신으로 중앙 라인에 파고들어

오리아나를 잡아내고 선제점을 올리는 모습.
오리아나를 잡아내고 선제점을 올리는 모습.

트위치의 2레벨 라인 습격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했는데요. 트위치는 리메이크가 되기 전 정글러로 활용이 되곤 했습니다. 은신 지속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초반부터 대비를 하지 않으면 갑자기 나타나 레드 버프가 묻은 화살을 쏘아대는 트위치에게 킬을 내주기 일쑤였죠.

퍼스트 블러드를 기록한 김종인은 장누리의 소나와 함께 상단으로 올라가 '플레임' 이호종의 케넨의 성장을 저지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상단 1차 타워를 공략했습니다. 아군 하단 1차 포탑을 먼저 내준 상황에서 요릭까지 상단에 합류시켜 최대한 빨리 CJ 블레이즈의 1차 타워를 파괴시킨 것은 나진 소드의 정확한 판단이었습니다.

이후 나진 소드는 라이즈를 제외한 네 명이 하단으로 이동해 빠르게 타워를 푸시했습니다. 어느 정도 타워의 체력을 빼놓자 라이즈는 상단으로, 요릭은 중앙 라인에 위치해 성장을 계속했죠. 그 와중에 1킬을 더 올린 트위치는 상대 원거리 딜러인 코그모와 비교해 열정의 검을 하나 더 구비하면서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8분경, 김종인의 트위치는 아군 중앙 1차 타워를 공략하고 있던 CJ 블레이즈를 옆에서 덮쳤습니다. 트위치가 던진 독약 병에 CJ 블레이즈 챔피언 셋이 적중했고 곧바로 조재걸의 누누가 절대 영도로 슬로우 지옥을 선사했죠. CJ 블레이즈가 필사적으로 후퇴했지만 나진 소드는 라이즈의 룬 감옥, 소나의 크레센도로 강찬용을 잘라냈고 김종인이 신동진의 엘리스까지 잡아내며 크게 앞서나갔습니다.
옆구리 이니시에이팅으로 상대를 혼비백산하게 만든 트위치.
옆구리 이니시에이팅으로 상대를 혼비백산하게 만든 트위치.

21분에도 트위치의 이니시에이팅은 이어졌습니다. 은신으로 파고든 트위치가 강형우의 코그모에게 순간적으로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입히며 교전을 개시한 나진 소드는 오리아나, 케넨을 순식간에 제거하면서 결국 에이스를 띄웠는데요.

이후 나진 소드는 내셔 남작을 두고 CJ 블레이즈와 대치전을 펼쳤습니다. 이미 맵을 장악한 나진 소드가 우세한 상황이었죠. 김종인은 맵 중앙부에 신동진의 엘리스가 나와있는 것을 보고 은신으로 접근, 공격을 퍼부은 뒤 라이즈와 협공해 킬을 따냈는데요. 도저히 일반적인 원거리 딜러의 운영법과는 맞지 않는 독특한 운영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김동준 해설위원은 '무슨 원거리 딜러를 이렇게 쓰나? 트위치가 마치 정글 이블린 같다'고 평하기도 했죠.

김종인의 트위치는 원거리 딜러로서 이니시에이팅 역할까지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전사하지 않았고 9킬 9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요릭, 연구 가치 충분히 있다
나진 소드는 챔피언 선택 금지 마지막 단계에서 요릭을 선택했습니다. 요릭은 지난 시즌2 때는 죽은 아군을 되살려주는 궁극기인 '죽음의 징조'를 활용해 카시오페아와 조합, 일명 '요시 조합'으로 종종 등장하곤 했죠.

요릭은 과거 '탑 패왕'으로 군림했지만 지속적인 하향으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역병의 징조의 마나 소모량 증가, 역병의 징조 체력 흡수량 감소, 요릭이 소환한 구울의 이동 속도 감소 등 너무나 많은 칼질에 요릭을 선택하는 팀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는데요.

하지만 이번 시즌 MVP 오존 '옴므' 윤성영이 탱커형 요릭을 선보이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엑스페션' 구본택까지 요릭의 진면목을 보여주면서 요릭은 충분히 연구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팀에서도 요릭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고요.

대부분의 스킬이 하향돼 라인전에서 큰 힘을 쓰기 힘든 요릭의 매력은 궁극기에 있습니다. 잘 성장한 아군 딜러가 순식간에 삭제되면 한 순간에 게임을 내주는 경우가 많는데요. 하지만 요릭의 궁극기가 시전되면 딜러가 사망했다 하더라도 10초 동안 되살아나기 때문에 상대팀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닙니다.

구본택은 두 번의 전투에서 요릭의 궁극기를 자신에게 한 번, 아군에게 한 번 사용해 크게 흐름을 바꾸는데 기여했습니다. 18분경 나진 소드는 중앙 1차 타워 압박 중 엘리스와 오리아나를 끊어냈습니다. 뒤늦게 합류한 구본택은 너무 깊숙히 들어갔다가 전사하고 말았는데요. 하지만 전사 직전 자신에게 궁극기를 사용해 되살아났고 1, 2차 타워 사이로 파고들며 포탑의 공격을 받아내는 한편 역병의 징조로 상대에게 슬로우를 걸어 킬을 보태는데 기여했습니다.
전사 직전에 죽음의 징조를 자신에게 사용해 되살아난 뒤
전사 직전에 죽음의 징조를 자신에게 사용해 되살아난 뒤

적진 한 복판에 파고들어 킬을 보태는데 성공한 구본택의 요릭.
적진 한 복판에 파고들어 킬을 보태는데 성공한 구본택의 요릭.

또 나진 소드가 에이스를 띄웠던 교전에서 라이즈가 과감하게 앞 점멸로 적진 한복판에 달려들어 공격을 퍼붓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요. 요릭의 궁극기가 없었다면 이런 플레이는 볼 수 없었겠죠. 결국 라이즈는 전사했지만 요릭의 궁극기에 의해 되살아나 마지막 남은 '러스트보이' 함장식의 나미를 잡아내며 에이스를 달성했습니다.
요릭에 의해 되살아난 라이즈가 마지막 적을 해치우는 모습.
요릭에 의해 되살아난 라이즈가 마지막 적을 해치우는 모습.

요릭의 궁극기인 죽음의 징조는 단순히 아군 챔피언을 되살리는 것만이 아닙니다. 죽음의 징조는 아군 챔피언의 모습을 본딴 망령을 만들어내고 이 망령이 사라지기 전에 아군이 전사할 경우 살아나는 스킬인데요. 이 망령은 궁극기 레벨이 3인 경우 대상 아군 공력력의 75%나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전투에서 6대5 구도를 만들 수도 있죠. 구본택은 이를 내셔 남작을 사냥하는데 썼고 트위치의 망령까지 더해지자 내셔 남작은 그야말로 순식간이었습니다.

◆명불허전 '카인센도'
나진 소드의 서포터 '카인' 장누리는 정말 오랜만에 소나를 선택했습니다. 지난 스프링 시즌 4강 1세트 이후 약 두 달만에 꺼내든 것인데요. 그동안 쓰레쉬와 나미를 주력으로 선택했지만 사실 장누리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챔피언은 소나입니다. 장누리의 명품 크레센도는 '매드라이프' 홍민기의 '매라센도'와 비견되기도 하는데요. 이번 CJ 블레이즈전에서도 장누리의 '카인센도'는 빛이 났습니다.

13분경 장누리가 기습 크레센도를 날림과 동시에 탈진을 걸어 '캡틴 잭' 강형우의 코그모를 봉쇄하자 김종인의 트위치가 화살을 퍼부었고 매복해있던 조재걸의 누누까지 가세해 킬을 만들어냈습니다. 15분에도 장누리는 크레센도로 강형우의 간담을 서늘케 했는데요. 또 18분경 전투에서 오리아나가 충격파를 사용하려하자 크레센도로 킬을 따내면서 무력화시키는 장면은 일품이었습니다.
충격파는 오리아나가 크레센도에 의해 전사하면서 소멸됩니다.
충격파는 오리아나가 크레센도에 의해 전사하면서 소멸됩니다.

이후 장누리의 크레센도는 대규모 전투가 벌어질 때 마다 CJ 블레이즈의 핵심 챔피언들에게 꽃혔습니다. 장누리는 상대 정글에서 펼쳐진 전투에서 오리아나가 충격파를 사용하자 점멸 이후 크레센도를 작렬시켜 강찬용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전사하게 만들었죠. 또 내셔 남작 앞 대치전에서는 수풀에 숨어있는 두 명을 크레센도로 묶으면서 전투의 압승을 이끌었습니다.

나진 소드의 마지막 전투를 개시한 것도 장누리였습니다. 하단 2차 타워 압박 중 기회를 엿보던 장누리는 점멸 크레센도로 CJ 블레이즈에서 가장 강력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는 강형우의 코그모를 묶었고 이후 나진 소드는 화력을 집중시켜 강형우를 잡아냈는데요. 이후 나진 소드는 노도와 같이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며 CJ 블레이즈의 챔피언을 차례차례 잡아내며 기세를 몰아 넥서스까지 파괴했습니다.
점멸 크레센도로 코그모를 묶어 경기를 마무리 짓는 견인차 역할을 한 장누리.
점멸 크레센도로 코그모를 묶어 경기를 마무리 짓는 견인차 역할을 한 장누리.

비록 나진 소드는 2세트에서 CJ 블레이즈에게 패배, 승점 1점을 획득하는데 그쳤지만 1세트에서 보여준 참신하고 화끈한 경기는 나진 소드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이었을 것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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