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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BACK] KT 불리츠의 이유있는 결승행

강성길 기자

2013-08-23 18:27

[LOL BACK]  KT 불리츠의 이유있는 결승행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입니다.

올 여름을 후끈하게 달구고 있는 핫식스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서머 2013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펼쳐진 첫 번째 4강 KT 불리츠와 CJ 프로스트의 경기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KT 불리츠가 3대0 완승을 거뒀습니다.

지난 4강 첫 경기에서 KT 불리츠는 챔피언 선택 금지에서부터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세 세트 모두 블리츠크랭크, 쓰레쉬를 금지시키면서 '매드라이프' 홍민기를 철저히 봉쇄했고, '인섹' 최인석이 계속해서 자크를 선택해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또한 전형적인 '왕의 귀환' 스타일인 '샤이' 박상면을 초반부터 집요하게 괴롭히면서 KT 불리츠는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경기를 풀어나갔죠. 챔피언 선택 금지부터 운영까지 모두 CJ 프로스트에게 앞선 KT 불리츠는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을 자격이 충분했습니다.

◆승부의 방향을 가른 챔피언 선택 금지
블루 진영으로 시작한 KT 불리츠는 1세트에서 쓰레쉬와 블리츠크랭크를 연달아 금지시킨 뒤 아무무마저 밴했습니다. CJ 프로스트가 변수를 만들어낼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였지요.

그리고는 소나를 가장 먼저 택했습니다. 이번 서머 시즌에서 홍민기는 쓰레쉬와 소나를 주력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KT 불리츠는 쓰레쉬를 금지시키고 소나를 가져옴으로써 홍민기가 선택할 수 있는 챔피언 폭을 좁혔습니다. 소나는 '마파' 원상연이 가장 잘 다루는 챔피언이기도 하고요.

CJ 프로스트가 쉔, 자르반 4세를 택하자 KT 불리츠는 이블린과 제드를 뽑았습니다. 상대의 '탑-정글'이 이미 나온 상황에서 굳이 자크를 빨리 뽑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CJ 프로스트가 아리, 트리스타나를 선택한 뒤 턴을 넘기자 KT 불리츠는 자크와 케이틀린으로 조합을 마무리했습니다.
KT 불리츠와 CJ 프로스트가 1세트 조합을 마친 모습.
KT 불리츠와 CJ 프로스트가 1세트 조합을 마친 모습.

경기에서 KT 불리츠는 라인전 단계부터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정말 탁월했습니다. 상대의 1차 타워 3개를 모두 파괴한 뒤 KT 불리츠는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고, 최인석의 자크는 교전 참가 대신 챔피언 성장에 집중, 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과시했죠.

CJ 프로스트는 1세트에서 자크에게 호되게 당해놓고도 2세트에서 자크를 금지시키지 않는 과오를 범했습니다. CJ 프로스트는 리신, 제드, 이블린을 금지시켰고 KT 불리츠는 1세트와 마찬가지로 쓰레쉬, 블리츠크랭크를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선픽으로 내주면 껄끄러운 엘리스를 밴했죠.

KT 불리츠는 CJ 프로스트가 쉔을 먼저 가져가자 소나와 자르반 4세를 선택했습니다. 또 한 번 홍민기를 견제함과 동시에 '클라우드템플러' 이현우가 육식형 정글 챔피언 중 유일하게 잘 다루는 자르반 4세까지 뺏어온 느낌이었습니다.

또 KT 불리츠는 급하게 자크를 가져오지 않았는데요. 상대가 고른 쉔이 정글은 결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지요. 실제로 현 메타에서 정글 클리어 속도가 느리고, 주도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기 힘든 쉔은 정글 챔피언으로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이어 CJ 프로스트가 나미와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가져가자 KT 불리츠는 자크, 케이틀린을 택했습니다. 1세트에서 맹활약을 펼친 자크와 함께 케이틀린-소나 조합으로 라인전부터 상대를 철저히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던 셈이죠.
2세트에도 역시 자크를 가져간 KT 불리츠.
2세트에도 역시 자크를 가져간 KT 불리츠.

최인석의 자크는 2세트에서도 펄펄 날았습니다. 최인석은 '카카오' 이병권과 함께 초반부터 다이브를 감행해 쉔을 잡아내는데 일조했고, 꾸준히 라인을 밀면서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대규모 교전에서 궁극기인 '바운스'로 CJ 프로스트의 진영을 완벽히 헤집은 자크는 죽지도 않았습니다. 21분경 전사 직전에 새총 발사로 사지를 빠져나가는 모습에 CJ 프로스트 팬들의 눈은 경악에 물들었죠.

KT 불리츠는 2세트까지 챙긴 뒤 2대0으로 앞서 여유를 가지게 됐지만 절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3세트에서도 홍민기의 쓰레쉬, 블리츠크랭크를 금지시킨 KT 불리츠는 1세트와 마찬가지로 아무무를 막았습니다. CJ 프로스트는 리 신, 엘리스, 소나 금지했습니다. 끝까지 자크를 밴하지 않았죠.
끝까지 자크를 금지하지도, 가져가지 않은 CJ 프로스트.
끝까지 자크를 금지하지도, 가져가지 않은 CJ 프로스트.

이쯤되면 오기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CJ 프로스트는 그동안 챔피언 선택 금지 단계에서 특정 챔피언을 금지시키지 않아 패한 적이 많습니다. 그것도 무척 중요한 경기에서 말이죠.

지난 시즌2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CJ 프로스트는 TPA의 문도 박사와 오리아나에게 호되게 당해놓고 끝까지 금지하지 않았고, 결국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또 롤챔스 윈터 2012-2013 시즌 결승에서는 신 짜오, 트위치에게 무기력하게 당했지만 0대3으로 패할 때까지 단 한 번도 금지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4강에서도 CJ 프로스트는 끝까지 자크를 금지하지 않는 강수를 뒀다가 끝내 고개를 떨궜습니다.

어쨌든 KT 불리츠는 3세트에서 자크, 이블린, 제드, 이즈리얼, 피들스틱으로 조합을 꾸렸고 쉔, 자르반 4세, 그라가스, 케이틀린, 나미를 선택한 CJ 프로스트를 초반부터 압박했습니다. 또 최인석의 자크는 라인전 단계에서 우위를 점한 뒤 이후 펼쳐진 모든 전투에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죠.

◆'샤이' 박상면 말린 '카섹' 듀오
CJ 프로스트를 상대하는 팀들이 가장 경계하는 선수는 상단을 책임지는 '샤이' 박상면입니다. 박상면은 라인전, 대규모 교전, 타 라인 지원 등 모든 능력에서 밸런스가 잘 잡힌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이죠.

지난 4강전에서 KT 불리츠는 '카카오' 이병권과 '인섹' 최인석, 일명 '카섹' 듀오가 합심해 박상면을 철저히 괴롭혔습니다. 쉔은 잘 성장했을 경우 거의 불사에 가까운 맷집을 자랑하고 궁극기를 통한 상황 반전, 스플릿 푸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항상 대회에서 각광받는 챔피언입니다. 하지만 '태양 불꽃 망토'가 나오기 전까지는 라인 푸시력이 상당히 느리기 때문에 라인이 당겨질 경우 CS 획득에 애로를 겪게 되죠.

최인석은 '불안정 물질'에 먼저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 라인을 밀면서 계속해서 타워 데미지를 깎아나갔습니다. 또 이병권은 초반부터 상단 라인 습격에 온 신경을 집중해 초반부터 박상면을 말리게 하는 플레이에 주력했죠.

2세트에서 '카섹' 듀오는 6분대 후반, 다이브를 감행해 박상면을 잡아내고 선제점을 올렸습니다. 이들은 17분에도 협공을 가해 박상면을 전사시켰죠. 쉔의 스플릿 푸시를 막고 성장까지 저지시키는 동시에 자크는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이현우가 있던 말던 다이브로 킬을 따내는 '카섹' 듀오.
이현우가 있던 말던 다이브로 킬을 따내는 '카섹' 듀오.

'카섹' 듀오는 3세트에서도 더블 버프만 획득한 이병권이 라인에 합류, 라인을 미는 척하다 다이브를 감행해 박상면을 상대로 선취점을 따냈습니다. 박상면이 다른 라인을 지원간 사이 미니언 사냥에 집중, 상단 1차 포탑을 파괴한 최인석은 박상면을 2차 타워에 몰아넣고 계속해서 압박을 가했죠. 이 상황에서 이병권이 또 한 번 급습, 다이브를 통해 킬을 따냈습니다.

KT 불리츠는 박상면의 '왕의 귀환'을 막고, 홍민기를 챔피언 금지 단계부터 봉쇄하면서 경기를 주도했습니다. 또 '스코어' 고동빈, '마파' 원상연 듀오는 '스페이스' 선호산, 홍민기 듀오를 상대로 시종일관 앞서는 모습을 보여줬죠. CJ 프로스트 입장에서는 '빠른별' 정민성이 지난 8강전과 같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것이 아쉬울 것으로 보입니다.

4강전을 철저히 준비해 CJ 프로스트를 완파한 KT 불리츠는 창단 후 처음으로 롤챔스 결승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습니다. 8강에서 CJ 블레이즈, 4강에서 CJ 프로스트를 꺾으면서 KT는 그동안 국내 롤챔스를 좌지우지했던 가장 강력한 형제팀을 제압, 국내 최강팀으로 성큼 다가선 느낌입니다.

MVP 오존과 SK텔레콤 T1이 4강 2경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서머 시즌 결승 대진은 어떻게 나올지, 상상만해도 즐겁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강성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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