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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테러리스트의 부활 알린 정명훈

남윤성 기자

2015-03-13 15:48

데드픽셀즈 정명훈.
데드픽셀즈 정명훈.
데드픽셀즈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는 정명훈의 별명은 '테러리스트'였습니다. 굳이 과거형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에서 불렸던 별명이기 때문입니다. 임요환, 최연성으로 이어지던 SK텔레콤 T1의 테란 에이스 계보를 이어갔던 정명훈은 스타1 시절 벌처를 활용한 예리한 견제 플레이를 통해 테러리스트라는 별명을 얻었지요.

스타크래프트2로 전환한 이후 정명훈의 견제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유리한 상황을 맞더라도 결단력이 부족해서 치고 들어갈 타이밍을 잃었고 병력이 적은 타이밍에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다가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테러를 당하는 입장이 되어버렸던거죠.

SK텔레콤 T1 시절의 정명훈(가운데)과 정윤종(왼쪽에서 두 번째).
SK텔레콤 T1 시절의 정명훈(가운데)과 정윤종(왼쪽에서 두 번째).
◆어제의 동료를 상대하다
정명훈은 지난 12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이하 IEM) 월드 챔피언십 16강 6경기에서 마이인새니티 정윤종을 상대했습니다.

정명훈과 정윤종은 2014년 프로리그까지 SK텔레콤 T1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이지요. 정윤종은 스타2로 전향한 이후 팀의 에이스로 활동했고 이전까지 에이스였던 정명훈은 주장을 맡았지만 2014 시즌 내내 벤치 워머 신세였습니다.

스타2에서 정윤종과 정명훈의 대우는 하늘과 땅 차이였고 상대 전적 또한 정윤종이 정명훈에게 4대0으로 앞서 있었습니다.

정명훈은 정윤종을 상대로 테러를 시도했습니다. 수비형 프로토스의 절정이라 불렸던 정윤종을 맞이한 정명훈은 스타1에서나 볼 수 있었던 테러리스트의 진면목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세트 : 지뢰 대박
'까탈레나'에서 펼쳐진 1세트에서 정명훈은 땅거미 지뢰로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의료선 한 기에 해병을 태우고 정윤종의 확장 기지 지역을 두드린 정명훈은 6기까지 모은 화염차를 밀어 넣으면서 탐사정 사냥에 나섰습니다. 12기의 탐사정을 잡았지만 정윤종의 예언자 2기 견제에 의해 정명훈은 건설로봇을 그만큼 내줬지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명훈은 의료선에 땅거미 지뢰 2기를 태워서 정윤종의 앞마당 지역으로 견제를 시도합니다. 정윤종이 예언자를 컨트롤하고 있던 타이밍에 떨어진 지뢰 2기는 탐사정 10여 기를 잡아냅니다. 또 2차 폭발까지 적중하면서 파수기와 관측선, 주위에 있던 일꾼까지 제거합니다.
정명훈의 지뢰 2기 드롭이 정윤종의 앞마당 지역에 떨어져 탐사정을 대거 잡아내는 장면(사진=스포티비게임즈 중계 화면 캡처).
정명훈의 지뢰 2기 드롭이 정윤종의 앞마당 지역에 떨어져 탐사정을 대거 잡아내는 장면(사진=스포티비게임즈 중계 화면 캡처).

지뢰 드롭의 성공으로 정명훈은 정윤종과의 일꾼 격차를 벌렸고 건설로봇을 동반한 치즈 러시로 편안하게 승리할 수 있었지요.




◆2세트 : 의료선 흔들기
'만발의정원'에서 정명훈은 의료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정윤종의 혼을 빼놓았습니다. 해병과 불곰 중심으로 병력을 편성한 정명훈은 두 패로 병력을 나눴지요. 정윤종의 12시 확장을 두드릴 수 있는 1번 부대와 의료선과 함께 본진에 드롭할 2번 부대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정명훈은 의료선을 정윤종에게 자꾸 보여줬습니다. 추적자와 거신을 배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고 1번 부대로 12시 연결체 근처에서 농성을 했지요. 정윤종으로서는 양자택일을 하도록 강요한 것이지요.
정명훈의 의료선이 정윤종의 본진 지역에 떨어져 주병력과 싸우면서도 12시 지역으로 공격을 시도하는 부대(동그라미 안)가 올라가고 있다(사진=스포티비게임즈 중계 화면 캡처).
정명훈의 의료선이 정윤종의 본진 지역에 떨어져 주병력과 싸우면서도 12시 지역으로 공격을 시도하는 부대(동그라미 안)가 올라가고 있다(사진=스포티비게임즈 중계 화면 캡처).

정윤종은 거신이 추가되자 12시 지역으로 병력을 이동시켰고 그 타이밍에 정명훈의 의료선이 본진에 드롭했습니다. 불곰을 주력으로 삼은 정명훈의 병력은 추적자와 광전사 숫자를 줄였고 유유히 병력을 실어 빠져 나갔습니다. 정윤종의 주병력은 12시에서 본진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고 정명훈은 다시 1번 부대를 컨트롤하면서 연결체를 두드렸지요.

그렇게 서너 번의 흔들기가 진행됐고 정윤종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처했습니다. 정명훈은 의료선 4기 분량의 병력을 프로토스의 본진에 떨궜고 12시와 1시 사이에 갇힌 정윤종의 거신을 바이킹으로 잡아내며 완승을 거뒀습니다.




◆3세트 : 3연벙
'바니연구소'에서 펼쳐진 3세트에서 정명훈은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스타2에서 자주 등장하는 벙커링을 시도한 것이지요. 일찌감치 건설로봇을 중앙 지역으로 보낸 정명훈은 한 기의 건설로봇을 다시 보내 2개의 벙커를 지었습니다.

정명훈이 벙커링을 택한 이유는 '바니연구소'가 2인용 맵이었기 때문이지요. 굳이 정찰을 하지 않아도 상대 진영을 알 수 있고 상대 입장에서는 뒤쪽에 확장 기지를 가져갈 수 있기에 중장기전을 도모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정명훈이 2대0으로 앞선 상황에서 과감한 벙커링을 시도하고 있다(사진=스포티비게임즈 중계 화면 캡처).
정명훈이 2대0으로 앞선 상황에서 과감한 벙커링을 시도하고 있다(사진=스포티비게임즈 중계 화면 캡처).

정명훈의 계산은 정확히 들어맞았습니다. 해병이 생산되자 정윤종의 언덕 아래 벙커를 지은 정명훈은 정윤종의 본진 쪽으로 벙커를 이어지었습니다. 정윤종이 광전사를 생산하다가 취소하고 뒤쪽 확장에 연결체를 지으면서 정명훈의 벙커링은 완벽히 들어맞았습니다.

◆폴란드에서 들려온 테러주의보
땅거미 지뢰와 의료선 견제에 이어 벙커링까지, 견제 3종 세트를 완성한 정명훈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누가 봐도 정윤종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보란 듯이 깨버린 정명훈은 기세를 탈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1 시절 오사마 빈라덴을 떠올릴 정도로 집요한 견제를 선보이며 '정라덴'이라 불리기도 했던 정명훈이 IEM 월드 챔피언십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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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테러리스트의 부활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남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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