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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애쉬에 울고 웃는 서머 포스트 시즌

남윤성 기자

2015-08-23 09:22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 가운데 하나인 애쉬.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 가운데 하나인 애쉬.
안녕하십니까.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입니다.

스베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15 서머 시즌의 포스트 시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1일 KT 롤스터가 KOO 타이거즈를 3대2라는 드라마틱한 스코어로 제압하면서 결승에 올랐는데요. 오는 29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SK텔레콤 T1과 KT 롤스터의 결승만 남겨 놓은 상황입니다.

서머 시즌부터 10개 팀이 참가하면서 포스트 시즌에 올라가는 팀이 5개로 늘었죠. SK텔레콤은 결승에 직행했고 스프링 시즌보다 한 팀 늘어난 덕에 포스트 시즌은 와일드카드전부터 시작했는데요. KOO 타이거즈와 나진 e엠파이어의 와일드카드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관통하는 하나의 챔피언이 있습니다. 바로 애쉬입니다.

5.9 패치를 통해 리메이크될 당시의 애쉬에 대한 설명. 지금은 조금 달라졌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
5.9 패치를 통해 리메이크될 당시의 애쉬에 대한 설명. 지금은 조금 달라졌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

◆리메이크 애쉬 무엇이 달라졌나
애쉬는 5.9 패치를 통해 리메이크 됐습니다. 이전에 Q 스킬을 써야만 상대를 느리게 만들 수 있었지만 리메이크를 통해 일반 공격 자체가 상대를 느리게 만듭니다. 그리고 Q 스킬은 '궁사의 집중'이라는 이름으로 변경되며 집중 중첩이 다섯 개까지 쌓이면서 파괴력이 높아졌습니다.

현재 라이브 버전에서의 애쉬의 능력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죠. 패시브인 서리 화살은 스킬 및 기본 공격으로 대상이 2초간 5/11/17/23/29/35%(1/4/7/10/13/16레벨에 적용)씩 둔화됩니다. 서리 화살로 둔화된 적에겐 모든 기본 공격이 치명타로 적용됩니다. 기본 공격 외의 방법으로는 치명타 피해를 가할 수 없으며 치명타 피해는 관련 아이템을 통해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 바로 Q 스킬인 궁사의 집중(Ranger's Focus)입니다. 서리 화살 효과를 적용하면 4초간 유지되는 집중 중첩이 다섯 개까지 쌓입니다. 스킬을 활성화하면 집중 중첩을 모두 소모하여 4초간 애쉬의 공격 속도가 20/25/30/35/40% 증가하고 서리 화살의 둔화 효과가 20% 증가합니다. 중첩 5개를 소모한 경우 애쉬의 기본 공격이 다발 공격으로 변하며 (+1.15/1.2/1.25/1.3/1.35 AD)의 피해를 입힙니다.

W 스킬인 일제 사격은 전과 같죠. 애쉬가 원뿔 형태로 화살을 발사하여 각각 20/35/50/65/80 (+100% 공격력)의 물리 피해를 입힙니다.적들은 일제 사격의 여러 화살을 막아낼 수 있지만 첫 번째 화살의 피해만큼을 입습니다.

E 스킬인 매 날리기도 훨씬 좋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맵의 어느 위치든 지정하면 날아가면서 그 일대를 밝혀주며 정찰용으로 쓰이는 E 스킬은 밝혀진 시야는 5초간 유지되고 한 번에 매를 최대 2마리까지 사용할 수 있어 유용하게 쓰입니다. 이전에는 매를 날리는 기능과 레벨당 골드 획득량이 늘어났지만 이제는 시야를 확보하고 적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쓰이죠.

궁극기인 R 스킬은 애쉬의 백미입니다. 마법의 수정화살이라 이름 붙여진 궁극기는 애쉬가 얼음으로 된 화살을 발사하는 것입니다. 화살이 적 챔피언에 맞을 경우 피해를 입히고 화살 발사 거리에 따라 최대 3.5초까지 기절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주변 적 유닛 역시 피해를 받고 속도가 느려집니다. 얼음 수정 화살을 일직선으로 발사하여 적 챔피언을 맞힐 경우 250/425/600(+100% 주문력)의 마법 피해를 입히고 기절시킵니다. 화살이 날아가는 거리에 비례하여 기절 지속 시간이 증가하여, 최대 3.5초까지 기절시킵니다. 주변의 적들도 절반의 피해를 입습니다.

궁극기 마법의 수정화살을 활용한 원거리 교전 유도 능력과 둔화 효과를 통해 적의 발을 묶는 능력이 여전한 가운데 애쉬의 공격력과 시야 장악 능력이 상향되면서 애쉬에 대한 평가가 엄청나게 좋아졌습니다. 리메이크 초기에는 일제 사격을 쓰고 나면 궁사의 집중 스택을 쌓기도 쉬웠기에 '사기'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하향되면서 조금 효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애쉬에 대한 평가는 이전보다는 훨씬 괜찮아졌죠.

삼성 '퓨리' 이진용의 애쉬가 마법의 수정화살을 날려 CJ '코코' 신진영에게 적중시키는 장면.(사진=네이버 스포츠 캡처)
삼성 '퓨리' 이진용의 애쉬가 마법의 수정화살을 날려 CJ '코코' 신진영에게 적중시키는 장면.(사진=네이버 스포츠 캡처)

◆애쉬에 웃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들간의 경기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외국 대회에서는 종종 나왔고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줬지만 롤챔스에서는 쓰이지 않았죠. 마법의 수정화살을 피해 버리면 효용도가 떨어진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요. 롤챔스가 끝나가는 8월12일 삼성 갤럭시의 원거리 딜러 '퓨리' 이진용이 애쉬로 멋들어진 활약을 펼치면서 이미지가 달라졌습니다.

이진용이 보여준 애쉬 플레이는 매우 예리했습니다. 5대5 대치전에서 마법의 수정화살을 쓰는 것이 아니라 수풀에 숨어서 쏘거나 두꺼운 벽으로 가려진 곳에서 사용했습니다. 상대의 시야가 없는 곳에서 사용하면서 피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지요. CJ와의 2세트에서 '코코' 신진영의 아리를 향해 날린 마법의 수정화살은 정확하게 명중하면서 경기를 끝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죠.

이진용의 애쉬가 대박을 터뜨린 다음날 KOO 타이거즈의 '프레이' 김종인 또한 애쉬로 깔끔한 플레이를 보여줬는데요. 스베누와의 1세트에서 한 번 밖에 잡히지 않고 5킬 14어시스트를 따내면서 승리의 원동력을 제공했습니다.

◆애쉬에 울다
애쉬를 택한 팀이 모두 웃은 것만은 아닙니다. 애쉬가 갖고 있는 단점으로 인해 낭패를 본 팀들도 있죠. 16일 열린 와일드카드전에서 나진 e엠파이어가 아픔을 안았습니다. KOO 타이거즈와 1대1이 된 뒤 블라인드 모드로 치러진 3세트에서 양 팀은 원거리 딜러가 모두 애쉬를 택하는 특이한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애쉬의 능력을 인정받은 순간이기도 했는데요. 초반 분위기는 나진이 매우 좋았습니다.

KOO와의 서머 와일드 카드전 3세트에서 유리하게 풀어가던 나진은 '오뀨' 오규민의 애쉬가 무리하게 다이브를 시도하다가 '스멥' 송경호의 말파이트에 의해 역공을 당하면서 역전패를 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사진=네이버 스포츠 캡처)
KOO와의 서머 와일드 카드전 3세트에서 유리하게 풀어가던 나진은 '오뀨' 오규민의 애쉬가 무리하게 다이브를 시도하다가 '스멥' 송경호의 말파이트에 의해 역공을 당하면서 역전패를 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사진=네이버 스포츠 캡처)

킬 스코어는 1대1 타이를 이루고 있었지만 나진은 하단 1차 포탑을 파괴하면서 압박을 가하고 있었죠. 드래곤도 두 번이나 가져갔기에 특별한 일만 없으면 유리한 상황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8분에 하단 지역에서 아주 특별한 일이 발생했죠. 원거리 딜러 '오뀨' 오규민의 애쉬가 사망한 사건인데요.

상황은 이렇습니다. 동료들이 용을 사냥할 때 하단을 압박하고 있던 오규민의 애쉬는 '스멥' 송경호의 말파이트를 일반 공격으로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패시브 효과로 인해 송경호의 이동 속도를 늦춘 오규민은 뒤를 따라가면서 계속 체력을 빼놓았죠.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법의 수정화살을 날린 오규민은 일제 사격을 쓰면서 궁사의 집중까지 사용합니다. 송경호가 점멸을 쓰면서 포탑 안으로 도망가자 오규민은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점멸로 추격하죠.

한 대만 더 때리면 송경호가 잡힐 상황에서 갑자기 말파이트가 뒤로 돌아를 시전합니다. 그리고 궁극기인 멈출 수 없는 힘을 사용하면서 애쉬를 공중에 띄워 버리죠. 점멸은 이미 썼고 포탑에 맞으면서 다이브를 시도한 애쉬였기에 공중에 떠버렸고 포탑과 말파이트의 공격에 의해 잡혀 버렸습니다. 회복을 써봤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죠.

애쉬가 갖고 있는 한계가 드러난 또 하나의 사례는 CJ 엔투스와 KOO 타이거즈의 2세트에서 등장했습니다. 2세트였는데요. 선호산의 애쉬가 무리하게 킬 욕심을 내다가 잡힌 경우인데요.

CJ와 KOO의 2세트에서 애쉬를 택한 '스페이스' 선호산이 '고릴라' 강범현의 케넨을 잡으려고 무리하다가 잡히는 장면.(사진=네이버 스포츠 캡처)
CJ와 KOO의 2세트에서 애쉬를 택한 '스페이스' 선호산이 '고릴라' 강범현의 케넨을 잡으려고 무리하다가 잡히는 장면.(사진=네이버 스포츠 캡처)

5분경 하단에서 2대2 싸움을 펼치던 CJ는 KOO의 정글러 '호진' 이호진의 렉사이가 수풀에 매복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KOO의 압박이 사그라들자 진출하던 CJ의 하단 듀오는 렉사이의 등장으로 인해 공중으로 띄워집니다. '스페이스' 선호산의 애쉬는 점멸을 쓰면서 뒤로 빠졌는데요. '매드라이프' 홍민기의 레오나가 집중 공격을 당하면서 체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죠.

사고는 홍민기가 점멸을 쓰면서 포탑 뒤쪽으로 빠진 상황에 일어났습니다. 점멸까지 쓰면서 앞으로 진입했던 KOO의 서포터 '고릴라' 강범현의 케넨이 포탑에 두 대를 맞는 순간 선호산은 잡아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때 마침 궁사의 집중 중첩이 완료됐고 선호산은 때리기 시작하면 킬을 낼 수 있다며 공격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강범현이 뒤로 빠지면서 선호산은 끌려 들어왔고 '프레이' 김종인의 칼리스타와 이호진의 렉사이의 집중 공격을 받으면서 잡히고 맙니다. 이후 KOO는 CJ의 하단 지역을 집중 공략하면서 승리했죠.

◆장단점이 극명한 애쉬
애쉬의 장점은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한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라는 점입니다. 마법의 수정화살에 맞은 챔피언은 옴쭉달싹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치 상황에서 스킬이 적중할 경우 거의 잡힙니다. 살아가더라도 빈사 상태가 되어 본진에 돌아가야 하지요.

KOO '프레이' 김종인의 애쉬가 마음 놓고 데미지를 넣고 있는 장면.(사진=네이버 스포츠 캡처)
KOO '프레이' 김종인의 애쉬가 마음 놓고 데미지를 넣고 있는 장면.(사진=네이버 스포츠 캡처)

또 다른 장점은 소환사 주문을 강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CJ와 KOO의 경기에서 CJ가 애쉬를 택하자 KOO는 소환사 주문을 정화로 바꿨습니다. 마법의 수정화살의 타깃이 될 것이 분명한 룰루, 칼리스타가 모두 정화를 들면서 수정화살을 피하지 못했을 때 곧바로 효과를 지우겠다는 의사를 드러냈죠.

비단 궁극기만 장점은 아닙니다. 리메이크 이후 애쉬는 라인전에서도 다른 챔피언들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초반에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포탑을 끼고 미니언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일제 사격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미니언을 잡을 수 있고 사거리를 활용해 치고 빠지는 일도 가능합니다.

애쉬의 단점도 극명합니다. 아래 사진을 한 번 보시지요.

CJ와 KOO의 대결에서 KOO 강범현의 케넨이 날카로운 소용돌이로 선호산의 애쉬를 헤매게 만든 다음 송경호의 쉬바나가 덮치면서 '2단 고통'을 안기는 모습.(사진=네이버 스포츠 캡처)
CJ와 KOO의 대결에서 KOO 강범현의 케넨이 날카로운 소용돌이로 선호산의 애쉬를 헤매게 만든 다음 송경호의 쉬바나가 덮치면서 '2단 고통'을 안기는 모습.(사진=네이버 스포츠 캡처)

CJ와 KOO의 2세트에서 나온 장면인데요. 애쉬는 사방에서 적이 포위해 들어오면 대응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강범현의 케넨이 날카로운 소용돌이를 통해 선호산의 애쉬를 뒤로 밀어 넣자 선호산은 마법의 수정화살로 맞히면서 도망갈 시간을 벌려 했습니다. 하지만 2차 공격으로 '스멥' 송경호의 쉬바나가 용의 강림을 통해 덮치자 속절 없이 잡히고 맙니다. 점멸이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인데요.

여러 방향에서 오는 공격을 피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애쉬가 다른 챔피언들보다 더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도주기가 없기 때문이죠. 발키리가 있는 코르키나 비전 이동을 갖고 있는 이즈리얼의 경우 점멸까지 사용했을 때 멀리 달아날 수 있지만 애쉬는 점멸을 쓰고 나면 진정한 뚜벅이로 변합니다. 선호산이 보여준 것처럼 상대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마법의 수정화살을 쓰긴 하지만 2차 진입까지 피하기는 어렵죠.

프로게임단의 코칭 스태프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서머 포스트 시즌에서 가장 핫한 챔피언이 애쉬인 것은 맞다고요. 승률도 높을 것이라 말합니다(롤챔스 서머에서 맞애쉬전이 열린 것을 제외하고 애쉬는 87.5%의 승률을 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조건이 붙는데요. 초반부터 앞서 갈 것, 애쉬을 보호할 수 있는 서포터 챔피언이 있어야 할 것, 압박하는 구도에서 큰 이익을 볼 것 등등입니다.

리메이크를 통해 확실히 강해졌지만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단점인 이동기의 부재로 인해 애쉬는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양날의 검'이라고 불립니다.

오는 29일 열리는 SK텔레콤과 KT의 경기에서도 애쉬는 분명히 쓰일 것입니다. 누구를 베고 누구를 찌를지 알 수 없는 두 얼굴을 갖고 있는 애쉬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남윤성 기자

the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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