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 STAR] LW 블루 '새별비' 박종렬 "관심 받는 것 좋아…나는 즐겨야 잘하는 선수"

2017-04-28 01:59

바라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사람이 있다. 하는 행동이 우스워서가 아니라 긍정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 오버워치 프로게이머 중에서는 '흥부자'로 꼽히는 LW 블루의 딜러 '새별비' 박종렬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중요한 경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그를 보면 '참 독특한 캐릭터구나' 싶다가도 그가 플레이하는 트레이서를 보고 있으면 놀라운 실력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최근에는 오버워치 에이펙스 시즌2 결승에 분석데스크에 패널로 등장해 입담과 본인 특유의 긍정 에너지를 분출했다. 노래자랑 코너에서는 동료인 '갬블러' 허진우가 부른 '사랑의 배터리'에 맞춰 춤을 춰 현장의 관객들을 더욱 즐겁게 만들었다.

넘치는 흥을 갖고 프로게이머의 길을 선택한 박종렬. 그의 흥은 진짜일까, 자본주의가 낳은 콘셉트일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질문 세례를 던졌다. 그리고 얻은 것은 '반전'이었다.

Q 가벼운 질문부터 시작해보자. 원래 그렇게 잘 웃나.
A 그런 것 같다. 거리낌 없이, 내숭 안 피우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편이다.

Q 흥이 많은 것 같다.
A 어릴 때부터 그랬다. 학교에서 많이 혼났다. 운동부 코치한테도 혼났다.

Q 무슨 운동을 했나.
A 중고등학교 때 볼링부를 했었다. 왼쪽 무릎을 다쳐서 그만뒀는데 부상을 안 당했다면 계속 하지 않았을까 싶다. 대학에도 가고….

Q 부상 때문에 볼링을 그만둬야 했을 때 심정은 어땠나.
A 오히려 기뻤다. 사실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게 아니었다. 공부를 잘 못했는데 부모님께서 운동이라도 해서 대학에 가라고 하셨다. 이왕 시작한 것 즐겁게 하기로 마음 먹고 했는데, 폭행이나 그런 것들 때문에 힘들었다.

Q 프로게이머가 되고 나서 주변 반응은 어땠나. 부모님은 좋아하시는지.
A 하기 싫은 것 억지로 해서 많이 미안해하셨다. 지금은 TV에도 나오고 잘 돼서 좋아하시는 것 같다.


Q 어떤 게임들을 즐겼나. 카운터 스트라이크도 했던 것으로 아는데.
A 리그 오브 레전드, 카운터 스트라이크, 팀포트리스2, 서든어택 등 안 해본 게임이 없는 것 같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1.6 시절에 유명 클랜들을 보고 로망이 있었다. 글로벌 오펜시브를 하면서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었는데 시장 상황이 열악했고, 그러다 오버워치로 넘어오게 됐다.

Q 흥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감정 조절을 잘 못해 화를 쉽게 내는 사람들도 여럿 봤다. 본인은 어떤 편인가.
A 화는 잘 안내는 편이다.

Q 너무 웃기만 해서 팀원들과 트러블 생긴 적은 없나.
A 진지하지 않을 땐 항상 재밌게 하는 것 같다. 개인연습이나 듀오를 돌릴 때는 개인방송을 안 해도 재밌게 하는 편이다.

Q '힘들 때 웃는자가 1류'라는 말이 있다. 오버워치 에이펙스 시즌2 4강전에서 러너웨이에 패한 뒤 춤까지 췄는데.
A 대회를 즐기는 편이다. 즐겨야 내 스스로 잘 된다. 재밌게 즐기고 끝냈으니 그럴 수 있었다. 마지막 '아이헨발데'에서 지고 나서는 상실감이 있었는데 경기 내용은 정말 재밌었다. 충분히 재밌는 경기를 했으니 '다음에 잘 하면 되지' 하고 '러너' 윤대훈 선수와 포옹하고 춤 췄다. 원래 친한 사이기도 하고. 경기 끝나고 팀원들을 봤을 때 엎드려서 우는 모습을 봤다. 팀에서 '루나' 장경호와 내가 제일 나이가 많은데 나까지 그러면 애들이 더 힘들어 할 것 같았다. 속으로 울었다.

Q 흥만큼 리액션도 큰 것 같다. 개인방송 하면서 생긴 '새별비 움짤'은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데, 특히 공포게임 할 때 리액션이 상당히 재밌더라.
A 집에서 아웃라스트를 하다가 혼절한 적도 있는데 사람들이 안 믿는다. 진짜 무섭다. 오버하는 게 아니다.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제스처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Q 윗입술을 계속해서 움직이던데, 버릇인가.
A 볼링하다 다쳐서 앞니가 2개 다 깨졌다. 가짜 이를 붙이고 있는데, 치아 사이에 구멍이 있어 아파서 그러는 거다.

Q 오버워치 에이펙스 시즌2 결승에서는 분석데스크에 앉았다. 카메라 원샷만 받으면 그렇게 좋아하던데.
A 좋다. 혼자 단독으로 나오니까. 연예인들이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 나올 때 단독샷이 잡히면 좋아하는데 왜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TV에 혼자 나오는데 그 순간 몇 만 명이 나만 보는 것 아닌가.

Q 보통은 그렇게 나오면 부끄러워하는데…. '관심종자'인가.
A '관종'이란 얘기 많이 듣는다. 관심 받는 것 좋아한다. 부담된다 생각할 수도 있는데 관심도 여러 방향이 있지 않나. 좋든 싫든 다 좋다. 나를 욕해도 그 사람이 날 알고 있으니 좋다. 나는 나쁘게 생각할만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Q 오버워치가 인기가 많다보니 프로게이머들의 인기도 상당한데,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나.
A 옷이 너무 튀어서 사람들이 알아본다. 좋아하는 옷이기도 하지만 옷이 많이 없어서 자주 입는다. 알아보는 분이 계시면 같이 사진도 찍어주고 좋다.

Q 다시 결승전 얘기를 해보자. 분석데스크에 앉아 해설을 해보니 어땠나. 결승에 가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을 텐데.
A 선수로서 거기 있었기 때문에 해설을 해야 하는데 경기에만 눈이 가서 집중이 잘 안됐다. 무대 위 부스 안에서 경기를 하고 싶었다. 너무 부러웠다.


Q 직접 해설을 해보니 어떻던가.
A 좋았다. 나와 잘 맞는 것 같다. 사람들이 잘 알아듣게 하고, 집중하게 하고, 즐겁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자신 있다.

Q 노래자랑 코너에서는 춤까지 췄다.
A 노래를 많이 못하는데 불러주셨다. 꼭 나와 달라고 하시기에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춤이라도 추기로 했다. 노래방은 잘 안 간다. 흥이 많다보니 옷을 벗든 뭘 해도 아무렇지 않은데 유일하게 창피한 게 노래하는 거다. 내 목소리로 음을 조절해가며 가사에 담긴 뜻을 전달해야하는 그런 것이 부끄럽다. 오글거리기도 하고. 댄스곡 같은 것은 괜찮지만 발라드는 부끄럽다.

Q LW 블루의 브리핑을 듣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루루루루루, 라라라라라'라니….
A 급할 때 그렇게 하면 효과가 좋다. 텐션도 올라가고 분위기도 즐거워진다. 게임을 즐기는 순간 애들 잘해지는 게 보인다. 부담을 갖고 하면 자기 실력이 안 나온다고 생각한다. 대회 때 최대한 그런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Q 장경호와 함께 팀의 맏형인데, 평소 팀 분위기는 어떤가.
A '루나'는 나와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진지하게 팀원들을 잡아주는 편이고, 나는 프리하게 챙겨주는 편이다. 밸런스가 맞는 것 같다. 팀원들에게 형이 아니라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고 있다.

Q 트레이서를 다루는 선수 중 가장 돋보이는 것 같다. 트레이서를 잘 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A 오버워치를 하게 된 계기가 트레이서 엉덩이가 예뻐서였다. 감도가 빠르면 화면 전환이 빨라 좋다. 시간 역행 감 잡기가 어려운데 그것만 잘 익히면 상대방 스킬을 빼거나 어그로를 끌기 좋다. 맥크리는 남자 캐릭터라 잘 안했고, 로드호그는 팀에서 시켜서 한 거다.


Q LW가 강팀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A 당연한 말이지만 그만큼 하니까 강한 것 같다. IEM 시즌11 경기나 에이펙스 시즌2 초반에 준비하는 과정은 정말 열심히 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게임을 즐길 줄 알고 단합력이 좋다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 정으로 게임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데, 그건 실력이 출중하지 못했을 때 하는 말인 것 같다. 지금은 팀원들 실력이 다들 좋아서 합이 잘 맞는다. 서로를 믿으니 각자 플레이에 터치를 잘 안한다.

Q 딜러 콤비로서 '플라워' 황연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세계 최고의 딜러와 파트너를 한다는 게 어찌 보면 부담이지만, 또 내가 그만한 실력이 있어 파트너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좋다.

Q 장경호와 듀오를 할 때 호흡이 좋다는 평이 많다. 장경호를 애타게 찾을 때가 많다던데.
A 경호가 아나를 많이 하는데, 내가 피 없을 때 '경호야'라고 부른다. 그러면 알아서 힐을 준다. 경호가 라인하르트를 할 때도 '경호야' 하면 내게 와서 방패로 막아준다. 이제 자기도 몸에 밴 것 같다. 약간 짜증낼 때도 있는데 세뇌된 것 같다.(웃음)

Q 경기를 앞두고 어떻게 마인드컨트롤을 하나.
A 연습할 때 자주 그러는데 매드무비에 나오는 음악들을 듣는다. 그러면서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 이미지 트레이닝하고, 플레이를 매드무비처럼 만든다. 그렇게 되면 전율을 느끼게 된다. 개인적으로 경기장에서도 아주 작은 소리로라도 음악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팬들에게도 몇 가지 질문을 받아봤다. 새 시즌을 앞두고 특별히 연습하는 영웅이 있나.
A 더 완벽해지기 위해 원래 하던 것들을 다지고 있다. 여러 가지 많이 하면 좋지만 한정된 것에서 잘하면 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지금보다 더 잘하기 위해 트레이서, 맥크리, 로드호그, 솔저:76, 위도우메이커 등 히트스캔 영웅 위주로 연습하고 있다.

Q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영웅이 있다면?
A 아나. 경쟁전에서 몇 번 해봤는데 정말 쉴 틈 없이 하는 게 많더라. 딜러는 적만 쫓아가면 되지만 힐러들은 적이 보이지 않아도 계속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대단한 것 같다. 경호나 류제홍 선수 같은 힐러들은 잘하는 딜러만큼의 가치가 있다.

Q 지금까지 치른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A 에이펙스 시즌2 러너웨이와의 4강전. 팀원 전체가 목숨을 걸고 했는데 졌다. 마지막 '아이헨발데'에서 공격하면서 다리부터 밀어냈을 때 그 짧은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Q 요즘 꽂힌 노래와 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노래는.
A '포니테일'이라고 펭귄들 나오는 노래가 있다. 추천하고 싶은 노래는 이하이의 '한숨'. 위로가 많이 되는 노래다. 가사로 치유 받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런 편이다.

Q 사람으로서, 프로게이머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은 무언가.
A 실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말을 많이 쓴다. 주변 사람 모두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데, 그럴 때 '그럴 수도 있지'라며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항상 실수를 하면 안 되겠지만…. 이건 게임 내에서도 적용되는 얘기다. 이 가치관이 내가 화를 안내는 것과도 연관돼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Q 에이펙스 시즌3 16강에서 콘박스 스피릿, 플래시 럭스, MVP 스페이스와 한 조가 됐는데.
A 경기 상대가 누구든 우리가 즐기면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다. 방심하지 않을 거다.

Q 오버워치 에이펙스 시즌3 목표는.
A 결승전 경기 부스에 앉아있는 것이다. 시즌2 결승 때 계속해서 '저 자리에 앉고 싶다'고 생각했다. 게임을 플레이할 때도 내가 '이렇게 하면 되지' 하면 그렇게 되듯, 이제 '결승에 가면 되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결승에 가는 상상을 많이 하고 있다.

Q 만약 에이펙스 시즌3에서 우승한다면, 우승 공약은?
A 추첨을 통해 내가 쓰던 마우스를 선물로 드리겠다. IEM 우승했을 때 쓰던 마우스다. 마우스는 e스포츠에서 쓰는 무기라 생각한다.

Q 이제 인터뷰를 마칠 시간이다.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A 세계 최고 딜러까진 바라지 않는다. 한 영웅을 꼽았을 때 바로 떠오르는 선수, 그거면 만족한다. 이번 오버워치 월드컵에도 딜러로서 출전해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A 행복하게 살자. 힘들지만, 웃으면서 살자. 그런 말을 하고 싶다.

Q 더 하고 싶은 말은 없나.
A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환상은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게임을 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힘든 일이 많다. 그저 어린 마음에 게임을 좋아해서 도전하는 것은 안했으면 싶다.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게 맞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