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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칸'의 부상이 준 교훈

남윤성 기자

2018-02-28 22:55

[기자석] '칸'의 부상이 준 교훈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 센터에 위치한 e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2018 1라운드 5주차 킹존 드래곤X와 bbq 올리버스의 대결에서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 킹존의 톱 라이너 '칸' 김동하(사진)가 1세트가 진행중인 상황에 호흡 곤란을 호소했고 2세트부터 나오지 못했다.

킹존 코칭 스태프는 "김동하가 1세트가 마무리된 이후 대기실에 들어와서도 숨을 잘 쉬지 못했고 과호흡 판전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응급차까지 불렀던 킹존은 늦은 시간에 응급실로 김동하를 이송하기 보다는 안정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경기에서 제외시켰고 안정을 취했다. 다행히도 김동하는 호흡을 되찾았고 2세트부터 김동하의 빈 자리에는 백업 톱 라이너인 '라스칼' 김광희가 투입됐다.

만약 킹존이 후보 선수로 톱 라이너를 육성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김동하가 아픔을 참으면서 경기를 치러야 했을 수도 있고 톱 라이너가 아닌 다른 포지션의 선수가 대신 출전해야 할 수도 있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 만약 5명 밖에 선수가 없었다면 인원 부족으로 인해 몰수패를 선언해야 할 수도 있었다. 킹존이 7명의 로스터를 등록했고 때마침 김동하의 포지션인 톱 라이너 자리에 김광희를 육성하고 있었기에 큰 무리 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김동하의 건강 이상 사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로게임단이 선수들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체크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신체 움직임이 크지 않은 e스포츠의 특성상 뼈나 근육에 무리가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오히려 이상 징후가 선수들의 몸 속에 오래도록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더 세심하게, 자주 선수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는 로스터를 확대해야 한다는 교훈이다. 롤챔스에 참가하고 있는 10개 프로게임단들은 최소 6명, 많으면 10명의 선수를 등록하고 있다. 6명을 보유하고 있는 팀은 KSV, 진에어 그린윙스, bbq 올리버스, MVP, 콩두 몬스터 등 5개 팀이고 kt 롤스터, 킹존 드래곤X, 락스 타이거즈 등 3개 팀이 7명, SK텔레콤 T1과 아프리카 프릭스가 10명을 스프링 2라운드 로스터에 올려 놓았다. 평균을 내보면 팀별 로스터 등재 인원은 7.1명이다. 이 숫자는 라이엇게임즈의 국제 대회 로스터 보유 규정인 6명보다는 많지만 한국의 현실에 비해서는 아직 부족하다.

한국은 다른 지역보다 경기 수가 훨씬 많다. 북미와 유럽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10개 팀이 두 번의 풀리그를 소화하지만 단판제다. LMS 지역은 두 번의 풀리그, 매 경기 3전2선승제로 한구과 방식이 같지만 팀 숫자가 8개로 한국보다 적으며 중국만이 한국(팀당 18경기, 3전2선승제)보다 많은 경기(팀당 19경기, 3전2선승제)를 치른다.

경기가 많다 보니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팀에서 아무리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하더라도 이틀 또는 사흘에 한 번씩 경기를 치러야 하고 매일같이 연습 경기 스케줄이 잡혀 있기에 컨디션을 고르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아프리카 프릭스와 SK텔레콤 T1이 로스터를 10명까지 늘린 이유이기도 하다. 주전 5명에 교체 가능한 선수 한두 명으로는 장기적으로 팀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1년을 소화하는 동안 롤챔스만 36 경기를 치르고 크고 작은 대회까지 소화하다 보면 선수들의 건강에 이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선수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발빠르게 대처하기가 어렵다. 모든 포지션별로 백업 선수가 있다면 자체 경쟁을 유지하면서 기량을 끌어 올릴 수 있고 다양한 조합을 보여주면서 상대를 흔들 수도 있다.

여러 모로 봤을 때 로스터의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선수들이 건강 관리를 하면서 기량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남윤성 기자

the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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