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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기획] e스포츠를 사랑하는 그녀들의 이야기

이소라 기자

2018-07-05 16:25

맹솔지 매니저, 레나 캐스터, 이소라 기자, 정소림 캐스터(왼쪽부터).
맹솔지 매니저, 레나 캐스터, 이소라 기자, 정소림 캐스터(왼쪽부터).
데일리e스포츠는 창간 특집 때 자주 여성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e스포츠 특성상 워낙 여성 관계자들이 없기에 그들을 조명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얼마 없는 e스포츠 여자 기자가 데일리e스포츠에 속해 있다는 것도 큰 이유기도 했죠.

하지만 10주년인 올해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여자라서 힘들고 어렵고 그것을 극복한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들은 여자 관계자라 주목 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능력으로 이 곳에서 오랜 기간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고 e스포츠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있고 제 역할을 잘 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e스포츠 다양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하고 있는 진정성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단순히 여성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 말입니다. 캐스터 데뷔 18년 차인 정소림 캐스터, 캐스터 데뷔 14년 차인 레나, e스포츠와 버프걸로 인연을 맺어 지금은 트위치에서 일하고 있는 맹솔지 그리고 데일리e스포츠에서 11년 기자로 일하고 있는 제가 오늘 인터뷰 주인공입니다.

e스포츠의 긴 역사와 함께 한 그들의 이야기, 과거의 e스포츠 10년과 현재의 e스포츠, 앞으로의 10년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Q 일단 독자 여러분들과 오랜 만에 인사하는 것일 테니 근황이나 소개 좀 부탁 드려요.
A 정소림=안녕하세요. 다들 잘 아시다시피 2000년에 데뷔한 정소림 캐스터입니다. 요즘도 바쁘게 많은 일들을 하며 지내고 있어요.

A 레나=아마 저를 아시는 분들도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올해로 14년차인 레나입니다. 리그 캐스터도 했고 방송도 많이 했었어요. 지금은 VSL에서 다트 중계 및 여러 방송들을 하고 있고요. 이런 인터뷰가 처음이고 제가 이 자리에 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영광이에요.

A 맹솔지=저야 말로 이 자리에 껴도 되는지 영광이면서도 죄송하기도 해요. 저는 아직 십년도 안됐고 한 것도 없는 것 같아서요. 그래도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버프걸로 e스포츠에 입문했다가 지금은 트위치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A 이소라=저는 2008년 2월에 파이터포럼에서 처음으로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그 해 10월 창간한 데일리e스포츠로 옮겨 11년째 기자 생활을 하고 있죠. 정소림 캐스터와 레나, 솔지씨 모두 너무 반갑습니다.

Q 데일리e스포츠가 창간 10주년을 맞아서 모시기 힘든 분들을 한 자리에 모셔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다들 어떻게 이렇게 오랜 기간 e스포츠에서 일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요.

A 이소라=생각해 보니 올해 11년 차더라고요. 회사 대표님이 10주년 기념으로 책을 내고 싶다고 원고를 써오라고 해서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내가 왜 이것을 11년 동안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웃음). 사실 저는 원래 원했던 일이 아니었거든요. 게임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 아직도 답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람 때문에 아직도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제 원동력인 셈이죠.

A 정소림=무슨 일을 할 때 '지금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5년만 딱 해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처음에는 좋아서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캐스터가 쉬운 줄 아나 보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인 줄 아니'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어요. 지금은 그 이야기가 무슨 의미였는지 잘 알지만 그때만 해더라도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내가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신기하게도 매번 제 앞에 과제가 생겼어요. 여자라서 못한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어 열심히 숙제를 풀었고 숙제를 하다 보니 종목이 바뀌는 숙제가 생겨서 또 열심히 풀었어요. 또 그렇게 계속 앞에 뛰어 넘어야 할 산들이 생기다 보니 하나, 하나 뛰어 넘다가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일이 정말 어려워요. 아마 이 일이 쉬운 일이었다면 젊은 후배들이 계속 치고 올라왔을 것이고 제가 뛸 수 있는 무대는 사라졌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 일이 정말 어렵다 보니 제 자리를 물려줄 후배들이 없고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이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A 레나=진짜 언니가 대단하신 거에요. e스포츠 중계는 정말 힘들어요. 일단 중계 시간이 엄청 길어요. 게다가 진행도 빠르죠. 그 와중에 상황 전달도 해야 하고 분석도 해야 하고 시청자들에게 재미도 줘야해요. 이걸 동시에 하는 것은 진짜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거에요. 게다가 요즘 시청자들도 눈높이가 높아져서 절대 대충 할 수 없어요.
지금까지 도전자가 정말 많았는데 언니가 워낙 독보적이라 그 도전자들이 언니를 넘지 못했던 거죠. 저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도 쉽지 않더라고요.

A 이소라=사실 '여자'이기 때문에 힘들거나 장애물이 생기는 일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없어져요. 그런데 정 캐스터님 앞에는 항상 도전 과제가 있더라고요. 숙제가 생겨서 19년을 하고 있다는 말이 확 공감됐어요. 11년을 해보니 19년을 좋아서만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더라고요.

A 레나=저는 지난번에 인터뷰에도 이야기를 했지만 다른 길을 생각해본 적도 없고 다른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없었어요. 애초에 길이 이것 하나여서 주변을 돌아볼 것도 없이 달려 왔거든요. 재미있었다는 말 이외의 다른 감정이 분명 있을 것 같긴 한데 그게 뭔지 지금 딱 잘라서 말하기가 굉장히 애매해요.
굉장히 힘들기는 했지만 언니가 여성 진행자, 캐스터, 방송인으로서 길을 잘 닦아놓은 상황에서 들어간 것이라 힘듦의 강도가 달랐을 것이라 생각해요. 나는 그 뒤를 조금씩, 아주 느리게 천천히 갔기 때문에 조금 더 편하게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여기 오면 언니 한테 그 얘기를 꼭 드리고 싶었어요. 언니가 길을 잘 닦아 놓으셨으니 후배들이 잘 다지고 유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정말 감사 드려요.

A 이소라=새로운 여성이 e스포츠에 등장하면 저한테 미션이 생겨요. 인터뷰 하라고(웃음). 인터뷰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성 캐스터가 목표예요'라고 해요. 제가 인터뷰 해 본 사람만 몇 십명이었어요. 그 중에는 진심인 사람도 있었어요. 그런데 보고 '안 되겠네'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리고 버티지 못하더라고요. 레나님처럼 지구력이 있던가. 3개월 정도 해보고 악플 때문에 힘들다고 못 하더라고요.
[창간 10주년 기획] e스포츠를 사랑하는 그녀들의 이야기

A 정소림=지금 뛰어드는 친구들은 '게임 방송국'이 최종 목표가 아니에요. 아마 기자님이 만났던 모든 친구들의 최종 목표는 공중파일 거예요. 실제로 OGN에 많은 여자 친구들이 왔다가 스쳐 지나갔는데 조금 잘 되면 전부 나가서 다른 케이블이나 공중파를 두드려 보더라고요. 그 친구들은 항상 얘기해요. '저는 더 큰 물에서 놀고 싶어요'라고요. 처음 들어오는 친구들이 MC 선발대회 심사도 보고 하면 뭔가 다 바칠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 아이들의 머리엔 넓은 세상이 있어요. 그래서 전 더 속상했던 것 같아요. 여기에 터를 잡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선 게임 방송을 좁은 물로 보는 것이 속상했어요.

A 이소라=성공 사례가 몇 없었잖아요. 이향 정도 떠올라요. 제가 말한 것은 정말 캐스터, 아나운서로 성공한 사례가 없는 것 같아요. 조은정은 잘 될 줄 알았는데 소식이 없고. 더 큰 곳에서 활동하겠다고 간 친구들 중에는 이향 정도만 있는 것 같아요.

A 정소림=차라리 다른 곳에서 일을 하다가 게임 방송으로 와야 해요. 난이도로 따지면 게임 방송이 상 중의 상이에요. 어떤 인터뷰에서 그 게임에 대해 다 알아야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알아야 하는 내용의 깊이와 양이 다른 스포츠와 달라요.
게임은 '바론을 잡았는데 타이밍이 어땠고 스틸할 때 기분 어떘어요'라고 해야 해요. 난이도에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게임 방송을 먼저 두드려 성공한 뒤 더 큰 곳으로 가고 싶어 하잖아요. 그게 실수죠. 이곳에서 깨져서 길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요.

A 맹솔지=버프걸은 좋아해서 지원을 했던 거예요. 또렷한 목표를 가지고 이 일을 시작했다기 보다 자연스럽게 좋아해서 오게 된 것이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까 다른 것을 생각해볼 수가 없게 된 것 같아요. 지금 하는 일이 마케팅에 가까운데, 게임을 직접 해보는 것과 게임 방송을 많이 보고, 리그를 챙겨보는 것이 업무에 도움이 되거든요.
제가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는 까닭은 일상에서 좋아하고, 즐겨하고, 많은 시간을 쏟는 것들이 일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기 때문이에요. 제가 여대를 나왔는데 그 안에서 게임을 좋아하는 저와 무언가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찾기란 쉽지 않았어요.
관심사와 취미에 공감해줄 수 있고, 많은 공톰점을 가지신 분들 속에서 일한다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더라고요. 5년 후, 10년 후의 목표를 단기적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최선을 다 하고, 근성 있게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계속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A 레나=경험한 것으로 따지면 솔지씨가 이것저것 많이 했잖아요. 버프걸도 했지, 국민 프로 선수의 와이프로서 어쨌든, 쉽게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하고 있고 흐름이 가장 빠른 트위치라는 플랫폼에서 일하고 있으니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Q e스포츠의 워킹맘의 삶은 어떤지 궁금해요.

A 이소라=정소림 캐스터는 성공한 워킹맘이기도 하잖아요.

A 정소림=저는 일할 때 정말 깐깐해요. 혈기왕성할 때는 PD도 데려다 혼내기도 했어요. 그런데 정말 내가 갖고 있는 극한의 인내심을 뿜어내야 할 때가 육아할 때에요. 아이와 마주할 때는 나의 모든 인내심을 발휘해야 합니다(웃음). 육아보다 일이 덜 힘드니 워킹맘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A 이소라=딸이 6살 때 까지는 주변에 '왜 안 낳아? 애는 축복이야'했어요. 그런데 7살 되고 나서 더 희생하고, 더 참아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안 낳을 거면 굳이 안 낳아도 될 것 같아'라고 말을 바꾸었어요. 워킹맘의 생활은 생각보다 힘든 것 같아요.

A 레나=애기들은 어머니들 닮아서 게임 좋아하고 그래요?

A 정소림=엄마 닮아서는 아닌 것 같고 애들은 게임을 다 좋아하죠. 특히 아들은요. 하지만 제 영향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 애는 목표가 게임 디자이너로 블리자드에 입사하는 것이 목표에요. 게임하는 엄마를 너무 오래 봐 와서 다른 길을 못 보는 거라는 생각이 좀 들긴 해요. 세상엔 무궁무진한 일이 있어, 시야를 넓게 보면 너에게 더 맞는 일이 있을 거야, 너는 나 때문에 시야가 좁아진 거야, 한계를 걷어내라고 충고해도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게임을 남들처럼 하진 않아요. 스타크래프트도 맵을 만들고. 게임을 잘 하는 애는 아니거든요. 몇 판 해보더니 '엄마 나는 LOL은 안 될 것 같아'라고 해요. 타인에게 민폐가 되고 있대요. 그래서 콘솔 게임 하고. 게임에 대한 지식은 나보다 방대해요. 모르는 게임이 없어요. 내가 영향을 미친 사람이니까 잘 되는 것으로 끝날 지, 내가 악영향이 됐을 지 두렵긴 해요. 결과에 대해서.

A 맹솔지=엄마를 좋아하고 존경 했나봐요. 저는 부모님이 미술을 하시고 아버지는 건축 일을 하셨는데 전 안 했거든요. 도면 그리는 것만 봤는데 전 관심이 없었어요(웃음).

A 정소림=게임이라서 그래요.

Q 요즘 게임이나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A 레나=솔지씨 때까지만 해도 여자가 게임 한다는 것이 흔치 않았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아요. 진짜 많이 하더라고요.

A 이소라=제가 기자생활 할 때 여자 기자들이 조금 있었는데 게임을 좋아하거나 잘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요새 들어오는 여기자들은 게임을 좋아하고 잘 해요. 정말 달라요. 그래서 제가 게임에 대해 물어보고 그래요. 그래서 시대가 바뀌었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게임 방송도 여성분들이 많이 하고.
[창간 10주년 기획] e스포츠를 사랑하는 그녀들의 이야기

A 맹솔지=정말 많아요. 제가 볼 때는 게임을 방송하는 스트리머 성별이 반반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남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죠.

A 이소라=예전에는 여자가 방송한다 하면 선입견이 있었는데 요샌 아니더라고요.

A 레나=LOL, 배그, 오버워치 가리지 않고 많이 해요. 저도 즐겨 보는데 여성의 시선에서 보는 게임들을 잘 분석하고 있는 것 같아요.

A 맹솔지=트위치 방송을 보면 종합게임 하는 분들도 있고 잘하는 분들이 많아요. 스피드런 하면 여성분들이 우승하기도 하고요. 졸업할 때 대항전을 나갔었거든요. 그래서 5인 큐 만들어서 나가서 대항전하고 이러고. 그런 것을 보면 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고, 오히려 그런 얘기들을 주로 이야기 안 해서 그렇지 원래 하시던 분들도 생각보다 많았던 것 같아요.

A 이소라=예전에는 어디 가서 게임 기자라고 말을 못 했어요. '여자가'가 아니라 그냥 게임 기자라고 말을 못했어요. 게임에 대한 선입견이 있잖아요. 우리 때만 해도 게임은 폐인들만 하는 것 같고.

A 레나=용산에 LOL 중계가 끝나고 늦게 택시를 타고 집으로 퇴근을 하는데 택시기자 아저씨가 '어디 백화점 끝나고 가는 거야?'하더라고요. 그래서 용산에 e스타디움 있어서 게임 중계 끝나고 온다 하니까 도박하는 게임장으로 알더라고요. 거기서 하면 돈 벌수 있냐고. 그래서 '아니고요. 스포츠로 인정을 받아서 국위선양하는 종목이에요'하고 설명했는데 제가 내릴 때까지 '밤 몇시까지 하냐고, 거기 가면 돈 벌수 있냐고'하더라고요.

A 이소라=요즘은 진짜 바뀌었어요. 게임 기자라고 하면 학부모들이 '정말요?'하면서 반겨요. 그러면서 자녀 상담도 하고요.

A 정소림=예전에 인터뷰할 때는 '게임 캐스터란 뭔가요?'라는 질문부터 시작했어요. 생소한 직업의 사람을 인터뷰하는 것으로 접근해서 설명을 했던 것이 초창기였어요. 지금 누가 저한테 그런 인터뷰를 하면 화를 내겠죠. 인터뷰를 하려고 하는 분들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데요'라며 시작을 해요. 일단 10대, 20대들에게 기본 놀이 문화이다 보니까 다들 인정하더라고요. 제가 2000년도에 게임 캐스터를 시작할 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출시됐고, 젊은 친구들이 즐겼던 세대가 이제 나이를 먹어서 아빠 엄마가 된 것이잖아요.
그런 부모가 아기를 키우다 보니 게임에 대한 시선이 달라진 거예요. 저도 어렸을 때 오락실 갔다가 많이 맞았는데 이젠 집에서 많이 하고. 요새 부모님이 다정하고 친절해서 아빠가 아이랑 손 잡고 PC방에 가기도 하고. 점점 변화하다 보니까 바라보는 엄마도 인식이 바뀌는 거예요. 게임을 가지고 아빠가 아기랑 놀아주니까 그것도 좋은 것이고요.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어렸을 때는 순기능으로 기능하고.
20년 동안에 변화가 대격변으로 일어났어요. 요새 애들은 유튜브부터 찾아보잖아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따라갈 수 밖에 없거든요. 그런 변화와 여자 친구들이 갖는 변화가 정말 크다고 생각해요. 여러 운동이 많이 일어나잖아요. 그런데 그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는 내 세대까지만 해도 갇혀 있는 틀이 있었어요. 남자와 여자의 할 일을 교육 받으면서 자랐고 '여자가 왜 저러냐'하는 얘기도 들었고. 사회 생활 하면서도 감내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로 막혀 있었다면 요즘 친구들은 그것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하고 옳지 않다는 것을 표현하고 고치려고 노력해요.
다 순기능으로만 작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과정에서 게임도 예전에는 남자들만 하는 것이었다가 '남자 여자가 어딨어'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냥 도전하는 거예요. 저는 어렸을 때 많은 친구들이 이것은 남자들이 하는 것, 여자들이 하는 것 구분해서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들을 요샌 그냥 해보는 거예요. 해보니까 재미있고. 그런 차이들이 이런 변화를 만드는 것 같아요.
[창간 10주년 기획] e스포츠를 사랑하는 그녀들의 이야기

A 레나=저는 언니와 솔지씨 사이의 딱 중간이잖아요. 데뷔하면서 경력을 쌓을 때 인터넷 방송이 생겼고요. 예전엔 게임을 무조건 잘 했어야 했어요. 잘 해야 인정받고 이슈를 끌고. 근데 요새는 아닌 것 같아요. 1인 미디어가 점점 발전하면서 내가 굳이 잘 하지 않더라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돼 가고 있는 거죠.

A 맹솔지=저는 어릴 때부터 게임의 위상이 느껴지는 시기를 겪으면서 자란 세대인 것 같아요. 리그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동경하는 시기에 성장했거든요. 저는 그렇게 커서 이 자리에 있는 것도 영광스러운 세대거든요. 전 정말로 그렇게 자랐고, 대학생이 되서 리그가 생기고 직관 가서 응원도 하고 그랬어요.
어떻게 보면 높아진 순간에 여기에 들어왔던 것 같아요. 버프걸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나서도 어떻게 보면 현장 관객분들 도와드리고 마케팅 일에 도움을 주는 포지션이었음에도 주변에서 다들 축하해 주더라고요. 그런 분위기였어요.
게임의 위상이 높아진 상태를 경험했고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는 하시는 리그나 콘텐츠가 플랫폼에서 방송되니까 다 보거든요. 리그도 현장 관객을 다 잡아주면 정말 관객분들의 열기가 있는 공간에서 스포츠처럼 즐기니까. 치어풀도 직접 만들어서 오시고, 하나의 스포츠 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것들을 너무 체감해요. 그래서 게임을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세대예요. 요새는 트위치라는 게임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방송 플랫폼인데 그 안에서도 많은 분들이 플레이하고, 또 팬분들이 많잖아요. 그 게임 자체가 스포츠로도 콘텐츠로도 높은 위상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거든요. 이미 게임의 위상이 높아진 세대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A 레나=노출이 많이 돼서 그런 것 같아요. 게임을 하려면 게임기를 구매하고, 잡지에서 보고. 게임팩 사서 하다가 아버지한테 뒤통수 맞고 하던 상황에서 요새는 휴대폰이든 트위치든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게임 영상을 보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잖아요. 그리고 부모님도 게임을 같이 즐기니까, 그래서 나쁘지 않다는 인식이 생기는 것 같아요.

A 이소라=예전에는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에 프로게이머가 1위 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임요환 세대 때 프로게이머가 1위였죠. '페이커' 때도 반짝했지만 지금은 크리에이터, 스트리머가 1위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제는 잘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 된 거예요.

A 맹솔지=자기만의 콘텐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빨리 이해하고 원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하는 것을 공유하고 싶다는 감정을 느끼게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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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소림=핸드폰이란 개체가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예전엔 습득이 늦었는데 지금은 항상 PC를 할 수 있고 휴대폰으로 뭐든 잘 볼 수 있으니까 크리에이터들이 활약할 수 있고, 사람들이 자기를 드러내는 것에 주저하지 않아요. 너무 흔하니까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 해보는 거죠. 요즘은 크리에이터끼리 소규모로 대회도 만들더라고요. 예전에는 한정돼 있던 E스포츠라면 지금은 다양한 방향으로 많이 시도되고 있고, 문턱이 낮아진 느낌도 들어요.

A 이소라=전 이 현상이 되게 좋다고 생각해요. 배드민턴을 예로 들면 챙겨보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하잖아요. 게임도 그렇게 녹아 있어서 소름 돋았어요. 전 스트리머들이 하는 소규모 리그도 E스포츠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시청자들은 어쨌건 남이 하는 것을 보는 것이잖아요. 내가 하는 것을 넘어서. 이것만 꼭 E스포츠라고 할 것이 아니라 넓게 봐야 하지 않을까요.

A 맹솔지=추구하는 것의 차이인 것 같아요. 예전엔 리그가 정통 E스포츠, 정규 리그가 있고 작은 PC방 리그가 있었거든요. 지금은 중간점의 리그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실력을 보기 위해서 보는 것인지, 이 리그를 통해서 새로운 스트리머라던가 가능성을 가진 콘텐츠를 찾으려고 보는 것인지,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스트리머들이 합동 리그를 많이 하는데 그것도 실력으로 승부가 나긴 하지만 보시는 분들은 그 안에서 나오는 재미 요소를 찾으시는 것 같아요.

A 레나=제가 처음에 중계를 배울 때도 정통적인 느낌으로 그렇게 했는데 그 때는 웃음 소리 나는 것이 별로 없었어요. 흐름이 흘러 가면서 중계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가미가 되는 것 같아요. 지금 트위치에서 하고 있는 E스포츠 대회 중에 스트리머들 스쿼드, 듀오로 팀을 만들어서 하는데 각 국 스트리머들한테 시드를 줘서 붙이는데 이 스트리머가 얼마나 잘하느냐가 포커싱이 아니라 그런 대회를 통해서 노출이 되지 않았던 사람들이 차량으로 이슈를 만들거나, 팀 킬을 한다거나, E스포츠지만 스트리머를 노출시키고 재미를 추가하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아요. 그런 변화들이 크다고 봐요.

A 이소라=요즘은 정말 많은 종목들이 리그로 생겨나는 것 같아요. 물론 메인은 리그오브레전드겠지만 그 이외에도 다른 게임들도 성장하고 있음을 느껴요.

A 레나=게임 중계를 보기 위해서 채널을 찾아가야만 하는 구조가 아니잖아요. 방송을 직접 할 수 있고 검색만 하면 볼 수 있는 시대니까 주류 게임과 함께 겉도는 것들도 같이 챙겨봐 주고, 같이 게임도 해주고. 같이 상생했으면 좋겠다 싶어요.

A 이소라=저도 카스 팀부터 변두리 리그에 뛰어들었거든요. 숙소 인터뷰 하러 갈 때 피자 몇 판 사서 가고 그랬어요. 저는 그것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챙겨주고 싶었는데 요샌 인정을 하고 즐기더라고요. 던파 리그만 봐도 그렇고요.
[창간 10주년 기획] e스포츠를 사랑하는 그녀들의 이야기

A 정소림=단순히 내가 생각했을 때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그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죠. 선수들 조차도 마음 가짐이 달라졌어요. 아쉬워만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거든요. 어디든 인기가 있으면 비인기가 있어요. 그러면 참여하는 선수들도 내가LOL 선수만큼의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뛰어들진 않거든요. 어떻게 하면 다른 리그를 풍성하게 만들어낼까를 고민하는 것은 중요한데 딜레마에 갇혀 있으면 안되는 것 같아요. 아무리 세상이 지나도 반복될 거예요. 인기 있고 없고는.

A 이소라=2008년에 던파 리그를 처음 취재하면서 눈물 없이 볼 수 없었던 스페셜포스부터 시작해서. 예전에는 안쓰러워 하고 어떻게 하면 띄울까 했는데 저조차도 마인드가 많이 바뀐 것이 던파하면 애들이 와서 '저 이번에 상금 타서 꼭 하와이 여행을 갈 거예요'해요. 즐기기 시작했더라고요.
마인드가 왜 바뀌었냐고 하면 개인방송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서, 대회는 열려주면 고맙다. 팬들이랑 즐기면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개인 방송이 없었을 때는 대회에만 매달려야 했는데 이젠 아니잖아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개인 방송이란 시스템이 생긴 것이 e스포츠 생태계를 바꿨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리그가 아예 안 열리진 않아요. 비인기 종목이 열리잖아요.

A 맹솔지=트위치에서도 프로모션을 하다 보면 굉장히 많은 리그 프로모션이 들어와요. 저는 프로모션을 하고 노출을 하는 것이 목표인데 리그의 인기를 측정하는 것은 뷰어십이잖아요. 정말 인기 있는 종목은 몇 만명씩 보지만 비인기는 몇 백분이 보시고 이럴 때도 있어요. 숫자는 적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커뮤니티인 것 같아요.
신기한 것은 우리가 느끼기엔 비인기 리그인데 거기에 계신 분이 방송을 하실 때는 더 많이 시청하고 해요. 개인 방송에서 보여주는 포텐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또 팬분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A 정소림=시청자 수에 따라 의미의 정도가 달라지진 않거든요. 몇 백명도 보는 그 시간이 행복해서 보는 거고요. 2, 3명이 본다고 해도 그 분들이 의미를 느끼고 직접 찾아와서 보는 것이잖아요. 우리부터가 빅리그와 변두리에 대해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아요. 이제는 플랫폼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에 선수들도 개인방송 하고 편안해지고, 의미 자체도 예전에 우리가 가졌던 것과는 다르게 생각하면 모두가 편해질 것 같아요.

A 이소라=그래서 던파리그나 서든어택 중계를 보면 너무 재미있어요. 짜증내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고. 정통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좋아하는 아이들만 보기 때문에 중계진들의 이런 행동들을 다 이해해줘요. LOL에서 그러면 난리 나죠.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던파 팬들을 정말 좋아해요. 얼굴 가리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못 봤어요. 일어나서 춤 추고. 그런 것이 또 재미있더라고요.
[창간 10주년 기획] e스포츠를 사랑하는 그녀들의 이야기

A 레나=결국 사람인 거죠. E스포츠가 뜨려면 스타가 나와야 하는데 본인이 플레이를 하고 중계진이 별명을 만들어서 뜨는데 요샌 본인의 이야기를 본인이 노출할 수 있으니까. 그게 스토리의 시작이 되는 것 같아요.

A 맹솔지=아무래도 제가 트위치에서 일을 하다 보니까 개인방송과 가장 가까이에 있을 텐데 비인기 종목이라고 해서 노출을 안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다양하게 게임 리그들이 생기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비인기 종목이라고 생각해서 적게 볼 것이라 기대했는데 국가 대항전이 나오면 또 많이 보세요. 국가 대항전은 스토리가 많이 나오니까, 어떻게 보면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고 커뮤니티 자체가 생긴다는 것에 의의를 두면 좋을 것 같아요.

A 이소라=요샌 리그를 안 하면 커뮤니티에서 할 얘기가 없나 봐요. 작은 회사도 퍼블리셔에게 조그맣게라도 리그를 해달라고 한다더라고요. 제 세대만 해도 E스포츠는 방송국을 끼고 중계진을 꾸려야 하고 했는데, 그런 형식이 다 파괴되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스타1 때는 리그의 다양성만 얘기했는데 지금이야말로 이렇게 다양할 수 있나.

A 맹솔지=잘 갖춰지고 정보를 확실하게 전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지만 게임사와 스트리머 분들이 협력해서 리그를 가볍게 많이 진행하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참여율도 높고. 보기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게임과 관련된 콘텐츠가 정말 다양해 지는 것이잖아요. 리그도 적은 리소스를 가지고 만들어지고, 그 덕에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재밌고 보기 좋은 것 같아요.

A 이소라=그런데 E스포츠가 망하지 않는 이상 정통 리그는 사라지지 않을 거에요. 정통 리그를 하는 분들은 그 자리를 잘 지켜주시면 되죠. 11년 하면서 느낀 것은 결국은 주어진 일 열심히 하는 것이 이 바닥을 돕는 거구나 생각했어요.
제가 기자인데도 불구하고 한 때는 팀 매니저처럼 PD처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다고 해도 살아나거나 하지 않더라고요.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더니 어느 새 위상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내 일을 열심히 하자, 그것이 정답이다 싶어요.

Q 10년 후에도 우리는 계속 이 자리에 있을까요? 앞으로 e스포츠 10년은 어떤 모습일까요?

A 정소림=저는 이 자리에 있을 것 같아요(웃음). 제가 내일 VR 관련해서 회의를 하러 가거든요. VR을 어떻게 하면 E스포츠화 시킬 것이냐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있어요. 어느 순간 자율주행차량이 등장하고.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기술은 발전하고 있고. 회의 준비하면서 VR을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엄청 많더라고요. 아직까지 E스포츠 할만한 것이다는 없지만 어떻게 하면 E스포츠화 시킬 것이냐 하는 고민을 하는 것이고요.
제가 막연하게 그리는 VR을 활용한 e스포츠는 조명 위에서 빨간색 파란색 딱 있으면 그 안에 선수 하나 들어가 있고 장비를 작용한 뒤 선수들이 서있는 거예요. 선수들이 직접 플레이하는 것이 영상으로 보여지는 것이죠. VR은 하는 것도 멋있어야 하거든요. E스포츠는 결국 보는 사람들이 즐거워야 하니까요. 그런 고민을 하면서 게임은 점점 발전하겠구나, VR과 연관한 발전도 있을 것이고,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것들이 갑자기 등장할 수도 있고요. 사실 개인 스트리머 생각 못 했잖아요. 그런 발전이 있을 것 같아요. 그때 제가 캐스터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해요.

A 레나=언니가 없으면 안 돼요. 언니 밑에 후배들은 언니가 오래godi 저희가 거기까지 갈 수 있어요. 여자 후배들은 언니가 진짜 오래 가는 것을 바라고 있어요. 여자 송해처럼요.

A 이소라=저는 제가 없을 것 같아요. 10년 후면 48인데 그 때도 게임 기자를 하고 있을까? 싶더라고요. 하고 있으면 반전이죠.

A 정소림=눈 떠보면 몇 년이 가 있어요. 저는 소라기자님처럼 한 분야에서 정통하게 오래 있을 수 있는 기자가 버텨준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A 이소라=10년이 되니까 그런 사명감이 생기더라고요. 저랑 띠동갑 차이나는 애들이 와서 '기자님 덕분에 애 낳고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어요'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부담감이 들기도 했어요.

A 정소림=저도 그런 말을 많이 들어요. 제 중계를 보면서 자랐고, 그 것에 스트레스를 풀면서 행복했다는 말을 들으면 사명감을 느껴요. 후배들은 선배가 길을 만들어 줬다고 존경을 표하면 사명감을 느끼죠. 그 사명감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잖아요. 기자님도 쭉 가셔야죠.

A 이소라=왠지 솔지씨는 무조건 있을 것 같고요. 트위치는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라서(웃음).
[창간 10주년 기획] e스포츠를 사랑하는 그녀들의 이야기

A 맹솔지=계속 붐업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오래 있고 싶습니다.

A 레나=트위치나 아프리카TV나 E스포츠의 시초가 랜파티라고 생각하거든요. 콘솔 게임 유저들이 자기들끼리 모였던 것이 E스포츠의 시작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전 앞으로 10년 후면 어쨌든 스트리밍 하는 것도 작은 랜파티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이 호스트로 주축이 돼서. 유저들끼리 소규모로 E스포츠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플랫폼들과 함께 커갈 것 같아요.

A 이소라=10년 후에도 E스포츠에 있고 싶어요?

A 레나=네. 저는 정말 이거 하나만 보고 살았으니까요.

A 이소라=저는 없고 싶은데 있을 것 같아요(웃음).

A 정소림=나는 있고 싶은데 없을 것 같아요(웃음).

A 이소라=그런데 정소림 캐스터도 어디선가 있을 것 같아요. 꼭 캐스터가 아니더라도요.

A 정소림=E스포츠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요. 10년 후까지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하는 것은 카메라에 나오는 사람이라서 그래요. '제가 안 예뻐지면 그만 하려고요'했더니 팬들이 '캐스터가 외모 걱정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걱정을 안 해요. 방송에 나오는 사람은 남녀 불문하고 60이 될 때까지 하기 어렵거든요. 만약 그 시점이 오면 작가라던지 다른 E스포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다른 방법으로 다른 위치에서 있고 싶어요.

A 이소라=이상하게 e스포츠가 재미 있잖아요. 묘한 매력이 있더라고요.

A 레나=있어요. 엄청 힘든데 매력이 있어요.

A 이소라=누가 뭐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못해요. 근데 묘한 게 있더라고요. 대답할 사람이 있으면 물어보고 싶어요. 사람이 좋았던 것도 있는 것 같아요.

A 맹솔지=저도 그런 것 같아요.

A 이소라=오늘 딱히 주제 없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앞으로 20년 후 이 자리에서 다같이 술 한잔 하며 또다시 예전의 20년,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20년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창간 10주년 기획] e스포츠를 사랑하는 그녀들의 이야기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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