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전설과 국가대표가 한 자리에 선다

2018-08-2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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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21일은 한국 e스포츠의 역사에서 큰 의미를 갖는 날로 기록될 것이다. 대한민국 e스포츠 20년사를 되돌아보면서 큰 족적을 남긴 선수들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날이자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것이 분명한 아시안 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들이 출정하는 행사가 한 자리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 e스포츠 협회는 오는 8월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 11층에 위치한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 개관식을 펼친 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 출전하는 e스포츠 국가 대표들의 출정식을 개최한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선수들은 임요환과 홍진호, 이윤열, 최연성, 이영호다. e스포츠가 태동한 시기부터 스타크래프트 종목에서 이름을 날린 인사들이다. 이 선수들이 보여준 명경기는 아직까지 팬들의 뇌리에 기억되고 있고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은퇴한 선수들도 있지만 이영호의 경우 여전히 현역으로 대회에 출전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e스포츠의 시작을 알린 5명의 선수들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행사가 끝나면 미래를 이끌어 나갈 선수들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e스포츠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의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고 한국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2 종목에서 본선에 진출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은 아프리카 프릭스 소속 '기인' 김기인, 킹존 드래곤X '피넛' 한왕호, kt 롤스터 '스코어' 고동빈, SK텔레콤 T1 '페이커' 이상혁, 젠지 e스포츠의 '룰러' 박재혁과 '코어장전' 조용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타크래프트2에는 GSL 시즌1과 시즌2를 연달아 우승한 진에어 그린윙스 '마루' 조성주가 출전한다.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 게임이라는 메이저 스포츠 대회의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에서 한국에게 메달을 선사하기 위해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행사가 출정식이다.

명예의 전당 개관식에 참가하는 '레전드' 선수들과 태극 마크를 달고 아시안 게임에 나가기 위해 출정식에 임하는 미래의 '레전드' 선수들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선배 게이머들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e스포츠라는 단어 자체가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며 한국이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는 평가를 받지도 못했을 것이다. 은퇴 이후에 지도자로, 방송인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전설들이 있었기에 후배들이 뛸 수 있는 지금의 무대가 열렸다.

선배들에게는 지금의 상황이 부러울 수도 있다. 전설들이 뛰던 시기에는 꿈만 같았던 일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WCG나 IEF처럼 e스포츠 전용 국제 대회가 아니라 아시안 게임이라는 메가 스포츠 행사에서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어 정식 국가 대표 자격을 얻고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일은 몇 년 전만 해도 꿈꾸기만 했던 일이다.

e스포츠의 토대를 닦은 전설들이 아시안 게임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위해 나서는 후배들을 응원해주는 일은 굉장히 뜻깊다. 종목이 다르고 활약한 시대가 다르기에 서먹서먹할 수도 있지만 e스포츠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동류 의식을 느끼고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들의 모습을 지난 20여 년간 지켜본 팬들도 이 자리에 함께 한다. 문화부와 협회는 명예의 전당 개관식에 이어 대표 출정식을 진행하면서 e스포츠 국가 대표 유니폼을 구입한 팬들이 현장에 함께 하도록 행사를 구성했다. 팬들 입장에서도 e스포츠의 과거를 만들어온 전설들과 현재를 이끌고 있는 슈퍼 스타들을 한 자리에서 보면서 e스포츠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하고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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