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조성주는 이미 스타2 본좌다

2018-09-16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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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연속 GSL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직 블리즈컨 우승 트로피가 없기에 본좌라고 불리기엔 부족합니다."

지난 15일 열린 GSL 2018 시즌3 코드S 결승전에서 스플라이스 소속 전태양을 4대3으로 잡아내고 GSL 역사상 처음으로 세 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진에어 그린윙스 조성주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올해 국내 대회를 석권했지만 한 해를 결산하는 최고의 국제 대회를 남겨 두고 있기에 김칫국을 먼저 마시지 않겠다는 뜻이다.

조성주가 2018년 동안 이룬 성과를 보면 '본좌'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성과를 냈다. 올 초에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IEM 시즌12 월드 챔피언십에서 4강에 올라가면서 시동을 걸었고 월드 일렉트로닉 스포츠 게임즈 2017 그랜드 파이널에서 박령우를 4대3으로 잡아내면서 정상에 올랐다.

GSL로 무대를 옮긴 조성주는 시즌1에 처음으로 결승전에 올랐고 프로토스 김대엽을 상대로 4대2로 승리했다. 이 우승을 통해 조성주는 OSL과 SSL에 이어 GSL까지 우승한 첫 선수로 기록됐다.

2010년 데뷔 이후 한 번도 GSL 결승에 오르지 못했기에 그토록 원했던 자리에 선 조성주는 첫 결승에서 첫 우승을 달성한 이후 질주를 시작했다. 슈퍼 토너먼트에서는 8강에 그쳤지만 GSL 시즌2에서 또 다시 결승에 올라갔고 주성욱을 상대로 4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광고 시간을 포함해도 1시간을 조금 넘긴 시점에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GSL 2연속 우승은 스타크래프트2 초창기에 임재덕이 달성한 이후로 7년 만에 조성주가 다시 세운 기록이다.

GSL 2연속 우승을 달성한 조성주는 아시안 게임의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에서 스타크래프트2 종목 한국 대표로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리그인 GSL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조성주에서 아시아의 벽은 낮았다.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면서 금메달을 따낸 조성주는 한국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아시안 게임 e스포츠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로 기록됐다.

아시안 게임에서 복귀하자마자 GSL 시즌3 8강전을 치렀던 조성주는 고병재를 맞아 3대0으로 완승을 거뒀고 4강에서는 지난 시즌2 결승전에서 만났던 주성욱을 4대1로 격파했다. GSL에서 3연속 결승전에 올라간 선수로는 2014년 저그 어윤수(4회 연속)가 있지만 우승자 출신으로 3연속 우승을 노리는 것은 조성주가 최초였다. 15일 열린 결승전에서 전태양을 맞아 조성주는 고전했다. 1, 2세트를 내리 내준 뒤 3, 4세트를 가져가면서 따라 잡았지만 5세트에서 패하면서 준우승에 그치는 듯했다. 하지만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6, 7세트를 승리한 조성주는 4대3으로 승리, GSL 8년 역사상 처음으로 세 대회 연속 우승자가 됐다.

이 정도 성적을 거뒀다면 당연히 현 시대에서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e스포츠계의 별칭인 '본좌'가 붙어야 하겠지만 조성주는 극구 부인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잘한다는 스타크래프트2 선수들이 모인 블리즈컨 무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블리즈컨 스타2 종목에서 우승하지 못했다고 해서 2018년의 조성주가 최고의 선수가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다. 매 시즌 우승자가 바뀌었기 때문에 스타2에서는 '가장 잘하는 선수가 누구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똑 부러지게 하기 어려웠지만 올해 조성주가 등장하면서 '마루'(조성주의 아이디)라고 답할 수 있게 됐다.

조성주가 원하는 올해의 마지막 타이틀은 블리즈컨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로마자 'II'가 그려진 트로피일 것이다. 이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키스샷을 찍는다면 조성주는 전세계 스타2 팬들이 인정하는 본좌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2018년 스타2 최고의 선수는 조성주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GSL 3회 연속 우승을 마친 뒤 블리즈컨을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는 질문에 조성주는 "프로토스전은 잘해내고 있기에 저그전과 테란전을 보강해서 도전하겠다"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블리즈컨을 남겨 두고 겸손과 겸양을 보여주고 있는 조성주이지만 마음 속에는 용의 눈동자를 그려 넣기 위한 준비를 이미 마쳤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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