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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진정성이 담겼던 '프통령'의 도전

남윤성 기자

2019-02-09 09:39

GSL 2019 시즌1 코드S 32강 C조에 출전한 장민철의 모습(사진=아프리카TV 생중계 화면 캡처).
GSL 2019 시즌1 코드S 32강 C조에 출전한 장민철의 모습(사진=아프리카TV 생중계 화면 캡처).

스타크래프트2 팬들에게 장민철이라는 이름은 레전드로 기억되어 있다. 스타2 리그가 론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임재덕과 정종현이 저그와 테란을 이끌었다면 프로토스를 대표하는 선수는 장민철이었다. 장민철은 스타2 리그 원년인 2010년부터 대회에 참가했고 소니 에릭슨 GSL 오픈 시즌3에서 우승했으며 다음 해에는 GSL 3월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2년 홈스토리컵과 IEM 시즌6 월드 챔피언십 등 국제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프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군단의 심장 시절 유럽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WCS 글로벌 파이널에 꾸준히 출전했던 장민철은 2015년 한국 지역으로 복귀했지만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개인 방송을 하던 장민철은 2016년 CJ 엔투스와 계약하면서 깜짝 복귀했다. 프로리그에도 출전했던 장민철은 스타2 프로리그가 중단되면서 뛸 무대를 잃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로 눈을 돌린 장민철은 콩두 몬스터의 코치와 감독을 맡으면서 후진 양성에 힘썼고 2018년 서머에는 해설자로 전향하기도 했다.

2019 시즌부터 라이엇 게임즈가 직접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의 방송을 제작하기로 하면서 해설진에 포함되지 못한 장민철은 스포티비 게임즈가 기획한 프로그램인 '왜냐맨'의 주인공을 맡으면서 팬들과의 접점을 이어가고 있다. 발전된 해설자가 되기 위해 발음 교정을 받기도 하고 프로그램을 찾아 직접 발로 뛰는 모습을 보여주던 장민철은 입영 영장을 받은 뒤 GSL에 도전장을 냈다.

2월 25일 입대 예정이라는 사실을 공개한 뒤 장민철은 GSL 오프라인 예선에 참가했다. 첫 날에는 탈락했지만 둘째 날 스웨덴 출신 저그인 'SortOf' 리카드 베르그만을 두 번 연속 꺾으면서 코드S 32강에 합류했다.

8일 군입대전 마지막 GSL 무대에 오른 장민철은 첫 상대인 프로토스 김대엽을 타이밍 러시 두 번을 연달아 성공시켰고 2대0으로 완파하면서 이변을 만들어냈다. 승자전에서 테란 고병재를 상대로 견제에 휘둘리면서 패한 장민철은 최종전에서도 테란 김도욱에게 비슷한 패턴으로 0대2로 패하면서 탈락했다.

비록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장민철의 도전은 의미가 있었다. 군에 가기 전 대부부의 입영 대상자들은 시간을 허투루 보내기 일쑤다. 프로게이머들도 입대를 마음 먹으면 참가 신청을 했던 대회도 취소하지만 장민철은 반대였다. 선수 시절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서 GSL 예선을 신청했고 본선까지 올랐다. 본선에서도 창피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래더 점수를 올린 장민철은 2018년 WCS 글로벌 파이널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했던 김대엽을 2대0으로 격파할 정도로 실력을 끌어 올렸다. 고병재와 김도욱에게 연패를 당했지만 장민철은 김대엽을 무너뜨린 것만으로도 최고의 팬 서비스를 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시절 목을 긋는 세리머니 하나로 악동의 이미지를 가졌던 장민철은 스타2에서도 실력만큼이나 과감한 발언과 행동으로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던 선수였다. LoL 종목에서 지도자로 변신했다가 소기의 성과를 이루지 못했고 해설자로 전향했지만 안티 팬이 늘어나기도 했다. 좋아하는 사람보다 비난하고 비판하는 사람이 더 많았던 장민철은 이번 GSL 코드S 32강 경기를 통해 그 누구보다도 e스포츠를 사랑하고 맡은 일에 충실하다는 진정성을 보여줬다.

군 입대 전까지 최선을 다해준 장민철에게 감사를 표하며 몸 건강히 병역을 마친 뒤에 e스포츠 업계 발전을 위해 또 한 번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란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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