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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STAR] '세체정' 꿈꾸는 긍정의 아이콘 '커즈' 문우찬

이소라 기자

2019-05-16 13:28

[LoL STAR] '세체정' 꿈꾸는 긍정의 아이콘 '커즈' 문우찬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데뷔 무대에서 우승까지 거머쥔 선수는 많지 않습니다. e스포츠에서는 로열로더라고 부르죠. 2012년 서머 '샤이’ 박상면을 시작으로 '마타' 조세형 등이 주전으로 활약한 로열로더라 불립니다. SK텔레콤 T1에도 로열로더가 4명이나 존재하지만 세 명은 주전으로 뛰지 않았고 '후니' 허승훈의 경우에도 외국 팀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진정한 로열로더라고 보기는 어렵죠.

그리고 2017년 롱주 게이밍(이후 킹존 드래곤X)의 주전 정글러로 활약해 우승컵을 거머쥔 '커즈' 문우찬도 로열로더입니다. 풀타임 주전으로 뛰었고 데뷔 첫 해에 이룬 성과이기에 조명 받아 마땅하지만 이상하게도 '커즈' 문우찬은 유독 박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아마도 바로 다음 해에 영입된 '피넛' 한왕호에게 밀려 주전으로 뛰지 못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힘든 시기를 거친 문우찬은 2019년 스프링 시즌에서 다시 주전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초반에는 아직까지 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리그 후반부터 문우찬은 킹존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자리잡았죠.

문우찬이 활약하면서 킹존 역시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후반부터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초반 무기력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는 멋진 팀워크를 보여준 킹존에 대한 서머 시즌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죠. 물론 문우찬 혼자 해낸 일은 아니지만 문우찬의 성장과 킹존의 성장이 궤를 같이 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똘똘이 스머프를 닮은 것 같다는 이야기에 “스머프가 어떻게 생겼냐”고 해맑게 되묻는 남자. 웃음기를 잃어갈 수밖에 없는 리그 후반에도 여전히 밝은 미소로 팬들과 관계자들을 대하는 '미소천사' 문우찬을 만나 짧지만은 않은 그의 프로게이머 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DES=시즌 끝나고 잘 지냈나요? 오랜만에 팬들에게 인사 부탁 드려요.

안녕하세요. 킹존 드래곤X 정글러 '커즈' 문우찬입니다. 경기 끝나고 하는 인터뷰 말고는 정말 오랜만에 인터뷰를 통해 팬들을 만나는 것 같아 설렜습니다. 말을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번 스프링 시즌이 너무 아쉽게 마무리가 돼서 끝나고도 한동안은 조금 멍했어요. 그래도 서머 시즌에 다시 힘을 내기 위해 지금은 재충전 중입니다. 시즌 중에 지치면 안되기 때문에 지금 에너지를 보충해 놔야 하더라고요.

DES=이번 스프링 시즌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아쉬움도 크지만 그래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뿌듯한 마음도 들 것 같은데.

누군가가 이번 시즌 저에게 점수를 매겨보라 하더라고요. 그 질문을 받고 대답을 못했어요. 평균을 내면 아마도 40점 정도라 생각해요. 초반에는 0점이었거든요. 막판에 만족할만한 경기력이 나왔을 때 80점을 주면 평균 40점의 활약을 펼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점수를 이야기 하는 것이 부끄러워요.

DES=초반과 후반을 비교해 보면 극과 극이었잖아요. 왜 그런 차이가 나온 것 같아요?

우선 제가 2018년에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잖아요. 현장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더라고요. 긴장을 해도 경기에 들어가면 집중하는 편이었는데 초반에는 긴장이 너무 많이 돼서 집중이 잘 안됐어요. 게다가 오랜만에 주전으로 뛰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것들도 많고 컨디션 관리도 엉망이었죠.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어요.

게다가 우리 팀도 주전이 싹 바뀌었잖아요. 서로 실전에서 합을 맞출 시간이 필요했죠.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도 시간이 필요했기에 1라운드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다행히 2라운드부터는 합이 맞아가면서 조금씩 경기력이 끌어 올려지더라고요.

DES=2017년 로열로더였는데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어요. 속상하지 않았나요?

킹존에서 데뷔했고 그 해에 우승을 해서 정말 기뻤죠. 처음에는 기쁨에 취해 있었는데 나중에는 생각보다 주목을 안 받아서 속상하긴 했어요. 그런데 생각해면 그때 같이 플레이 했던 동료들이 '칸' 김동하, '비디디' 곽보성', 프레이' 김종인, '고릴라' 강범현이었잖아요.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선수들이니 저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안 온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캐리해서 우승한 거라면 모를까 그런 것도 아니었기에 서운한 마음이 바로 접혔죠.

DES=2018년 경기에 뛰지 못하면서 정말 속상했을 것 같아요.

사실 로열로더 때 주목 받지 못한 것보다 경기를 뛰지 못했던 것이 더 속상했죠. 하지만 당시 '피넛' (한)왕호 형은 최고의 정글러였고 저 역시 잘하는 선수라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그래도 조금은 경기에 나가게 해주셔서 그 부분이 감사했고 (한)왕호 형에게 배울 점이 많아서 저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죠. 처음부터 킹존에서 프로게이머를 시작했기 때문인지 내가 나가지 못했어도 팀이 우승하니 정말 좋더라고요.

속상하기는 했지만 2018년은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중요한 시기였어요. 많이 배웠고 간절함을 장착했고 팀워크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깨달았으니까요. 그 시간을 좌절하지 않고 알차게 보낸 것이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온 것 같아요.
[LoL STAR] '세체정' 꿈꾸는 긍정의 아이콘 '커즈' 문우찬

DES='피넛' 한왕호에게 어떤 점을 많이 배웠나요?

단순하게 이야기하기 힘들고 자세히 이야기 하면 형에게 좋지 않을 것 같아요. 형도 정말 힘들게 찾아낸 노하우일 수 있는데 제가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에게도 기밀이기도 하고요(웃음).

DES=2017년 완전 신예일 때 LCK를 치른 후와 2019년의 '커즈' 문우찬은 뭔가 달라진 것 같나요. .

2017년에는 급하게 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어요. 게다가 아직 프로 마인드도 잡혀있지 않은 상황이라 내가 과연 뭘 한 건지 모르게 지나간 것 같아요. 어떤 점이 아쉽다고 생각할 수조차 없을 정도였죠.

2018년에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서 2019년에는 2017년에 없었던 간절함이 강해졌어요. 경기에 너무 나가고 싶더라고요. 간절함이 더해지면 얼마나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지 알겠더라고요. 그 점이 가장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그리고 2017년에는 아무래도 풋내기다 보니 내가 생각한 대로 플레이하지 못했어요. 내가 과연 이렇게 해도 되는지 한번 더 생각해서 공격을 하게 되더라고요. 곧바로 대처가 안 됐던 거죠. 정확하게 말하면 신예의 패기가 없었어요. 오히려 신예라 더 조심스럽게 했기에 순발력이 부족해 보였을 것 같아요.

지금은 좀더 주도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어요. 생각하면 곧바로 실천에 옮기고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이려고 노력하죠. 형들도 '네가 생각한 것이 맞다'며 응원해 줘서 요즘은 자신감 넘치게 플레이 하고 있습니다.

DES=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해요?

공격 때 각을 보는 능력이라든지 교전 능력이 좋다고 생각해요. 순간 센스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최근에 오더를 많이 하는 편인데 그 덕분에 제 장점이 더욱 살아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DES=이번 시즌 라인업이 많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막내라고 하더라고요.

다음 생애에는 일찍 태어나고 싶습니다(웃음). 우리 팀은 막내라고 힘들지는 않지만 뭔가 막내라는 타이틀 자체가 좋지만 하지는 않아요. 다행히 요즘 연습생 선수들 중 저보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완전 막내는 아니에요.

DES=호흡을 맞춘 선수들이 대거 팀을 나가고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어색하거나 힘들지 않았나요?

그런 느낌은 있었어요. 제가 마치 다른 팀으로 이적한 느낌(웃음)? 킹존에 제가 더 오래 있었는데 마치 형들이 있던 팀에 영입된 것 같더라고요. 아무래도 막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런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사실 호흡 맞출 형들이 바뀌어서 힘든 것이 아니라 제가 감이 떨어져서 힘들었어요. 형들은 다들 잘하고 베테랑이라 새로운 팀에 금방 적응하던데 킹존에 오래 있던 제가 오히려 적응이 어려웠어요.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다 보니 다시 신예가 된 것 같더라고요.

DES=지난 시즌 감을 잡은 계기가 된 경기는 어떤 것이었어요?

굉장히 신기하게 어느 순간부터 연습할 때 감이 오더라고요. 원래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플레이를 하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해보자'라고 결정하고 그대로 하니 경기가 술술 풀렸어요. 그동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는데 제 옷을 찾은 기분이었죠. 이 이야기를 하면 다들 뭐냐고 물어보는데 기밀이기 때문에 절대로 말해줄 수 없습니다.

이후 야스오와 그라가스 조합으로 대박을 내면서 경기 감각까지 완벽하데 찾은 것 같아요. 그라가스가 워낙 교전에서 강한 챔피언이기 때문에 교전 능력이 좋은 저에게는 맞춤 챔피언이라고 생각해요.

DES=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SK텔레콤과의 경기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사실 저희도 이길 거라 생각했어요(웃음). 시즌 막판 경기력이 올라왔고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기세도 탔거든요. 지고 나서 너무 아쉬웠어요. 제가 원래 강팀을 만나면 긴장을 많이 하는데 특히 SK텔레콤을 만나면 심하게 긴장해요. 그리핀은 2라운드에서 한번 이기고 나니 긴장함이 덜한데 SK텔레콤에게는 1, 2라운드 모두 졌잖아요. 한 번만 넘으면 긴장감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기는데 아직까지는 SK텔레콤은 저에게 극복의 대상인 것 같아요.

DES=코칭 스태프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번 시즌 '커즈' 문우찬이 연습을 '당했다'고 하던데 어땠나요?

그렇다고 연습 시간이 갑자기 엄청나게 늘어난 것은 아니었고요. 짜투리 시간을 쪼개서 연습했던 거에요. 예전에는 새벽에 자기 전에는 쉬었는데 그 시간까지 연습에 투자했고 늦게까지 코칭 스태프가 같이 남아서 도와주셨어요.

사실 '데프트' (김)혁규 형이 진짜 늦게까지 연습하거든요. 그래서 외롭지는 않았어요. 연습량으로만 보면 (김)혁규 형이 최고인 것 같아요.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로 열심히 연습해요. 최고라 불리는 선수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DES=지난 시즌 아쉬움이 커서 서머 시즌에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아요.

최근 메타를 보면 정글이 주도적으로 게임을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더라고요. 저 역시 팀을 위해 그런 선수가 돼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어요. 스프링 성적이 너무 아쉬워서 서머 때는 불태워 보려고요. 롤드컵을 가게 된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아요.
[LoL STAR] '세체정' 꿈꾸는 긍정의 아이콘 '커즈' 문우찬

DES=시즌 막판에는 선수들이 표정도 없어지고 지친 기색이 역력한데 유독 잘 웃고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비결이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인 성격 덕분인 것 같아요. 졌다고 울상 하고 있으면 그 여파가 남은 경기까지 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떨치려고 노력해요. 예전에 지고 나서 팬미팅을 한 적이 있는데 저 혼자 웃고 있어서 팬들이 그 모습을 오해한 적이 있거든요. 제가 기분 좋아서 웃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을 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피곤해도 하루에 한 시간씩은 꼭 운동을 해요. 예전에 헬스에서 PT 했던 것을 떠올리며 근력도 기르고 있고요. 최근에는 팀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홈 트레이너를 불러 주셔서 더욱 체계적으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몸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DES=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요?

사실 저는 스스로 못하는 선수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 보니 챌린지 1위도 찍게 되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고 프로게이머까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노력이 얼마나 행복한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 잘 알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게으른 선수가 되지는 않으려고요.

지난 시즌 했던 노력들을 계속 생각하고 더 노력할 부분이 없는지 계속 생각할거에요. 지금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이 있을 것 같거든요. 허투루 쓰는 시간이 없도록 노력해야죠.

궁극적으로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된다면 좋은 결과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DES=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지난 시즌 막판에 감을 찾긴 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요. 하지만 부족한 점을 채워가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말로만 노력 하는 것이 아니라 짜투리 시간을 쪼개가면서 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있고요. 점점 더 성장하고 나아지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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