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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중위권 3강, 무엇이 달라졌나

남윤성 기자

2019-07-16 10:58

LCK 서머 5주차 순위.
LCK 서머 5주차 순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2019 서머 시즌은 유례 없는 혼전 양상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위인 샌드박스 게이밍이 8승2패로 1위를 달고 있고 그 뒤를 그리핀, 담원 게이밍, 킹존 드래곤X가 7승3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아프리카 프릭스와 젠지 e스포츠가 6승4패에 세트 득실 +3으로 공동 5위, SK텔레콤 T1이 5승5패, 세트 득실 +2로 7위에 랭크되어 있다.

상위권과 중위권이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는 구도는 LCK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다. 올해 스프링은 동부 리그와 서부 리그의 싸움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위권이 등장하지 않았고 2018년 서머도 아프리카와 한화생명e스포츠가 5, 6위 싸움을 펼치긴 했지만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는 극명하게 벌어졌다. 그나마 2018년 스프링에서 SK텔레콤, KSV(현 젠지), 락스 타이거즈(현 한화생명)가 9승9패로 살얼음판 승부를 벌인 것이 마지막 중위권 혼전이었다.

SK텔레콤 T1의 서포터 '에포트' 이상호.
SK텔레콤 T1의 서포터 '에포트' 이상호.
◆'에포트' 동력으로 치고 올라오는 SKT
오랜만에 LCK에 볼록한 '허리'가 등장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SK텔레콤 T1이 중위권으로 내려온 것이 가장 크다. 서머가 포문을 열었을 때 SK텔레콤은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첫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한 뒤 내리 5연패를 당하면서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밴픽에서 최신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던 SK텔레콤은 교전을 펼칠 때에도 2%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4주차에서 SK텔레콤은 kt롤스터를 2대0으로 꺾으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밴픽에 다양성을 취하기 보다는 잘할 수 있는 챔피언을 가져갔고 교전이 일어났을 때 팀워크를 끌어 올리면서 5연패를 끊었다. 그 뒤로 젠지 e스포츠, 한화생명e스포츠, kt 롤스터를 연달아 잡아낸 SK텔레콤은 4연승을 이어가는 동안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면서 승률은 5할에 불과하지만 세트 득실을 플러스로 만들어놓았다.

SK텔레콤은 인재 발굴에도 성공했다. 스프링을 우승할 때 5인 체제를 고수했던 SK텔레콤은 서머에서 5연패를 당하는 동안 새로운 조합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확실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4연승을 달리는 과정에서 서포터 '에포트' 이상호를 재발견했다. 라인전에서 '테디' 박진성과 호흡을 잘 맞추고 있고 SK텔레콤에게 2% 부족했던 대규모 교전 능력을 보완해주면서 팀의 연승을 이끌고 있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원거리 딜러 '에이밍' 김하람.
아프리카 프릭스의 원거리 딜러 '에이밍' 김하람.
◆'에이밍' 이즈리얼로 3연승 정조준한 아프리카
아프리카 프릭스는 서머 초반 돌풍의 핵이었다. 스프링에서 강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일찌감치 경쟁에서 멀어지면서 승강권 탈출 싸움을 벌였던 아프리카는 5명의 주전 체제를 갖추고 서머에 임했다. 첫 경기에서 그리핀을 만나 1대2로 아쉽게 패했던 아프리카는 그 뒤로 SK텔레콤, 한화생명, 킹존 드래곤X를 연파하며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샌드박스, 젠지, 담원에게 연달아 무너지면서 중위권으로 내려온 아프리카는 4, 5주차에서 또 다시 3연승을 달리며 6승4패, 세트 득실 +3으로 공동 5위에 랭크됐다.

아프리카의 두 번째 3연승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에이밍' 김하람이다. 2018년 서머에서 비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잘 쓰면서 주목을 받았던 김하람은 원거리 딜러 활용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서머에 들어와서는 기존의 이미지를 지워도 좋을 정도로 정석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팀이 3연승을 달리는 과정에서 김하람은 이즈리얼을 여섯 번 사용해 5승1패를 기록했다. 라인전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고 교전이 일어났을 때 과감하게 앞쪽으로 비전 이동을 쓰고 들어갔다가 살아서 빠져 나오는 능력이 발군이었다.

김하람이 교전에서 시선을 끌어주는 동안 동료들이 제 몫을 해내면서 아프라키는 kt 롤스터, 진에어 그린윙스 등 하위권 팀들을 꺾었고 지난 14일에는 그리핀에게 시즌 첫 연패를 안기면서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젠지 e스포츠의 톱 라이너 '큐베' 이성진.
젠지 e스포츠의 톱 라이너 '큐베' 이성진.
◆다양한 스타일로 재무장한 젠지
젠지 e스포츠는 재미 없는 경기를 펼친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2018년 하단에서 비원딜 챔피언이 주류를 이뤘을 때에도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고수했고 최종적으로는 월드 챔피언십 진출까지 이뤄냈다. 스타일 변화를 시도하기 보다는 젠지 스타일로 밀고 나가서 성과를 이루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2019년 스프링 들어 젠지는 서서히 변화를 시도했다. 원거리 딜러만 안겨줬던 '룰러' 박재혁에게 야스오를 쓰게 하는 등 트렌드를 따라갔고 서머에 들어와서도 유행인 소나 중심의 운영도 시도했다. 한꺼번에 엄청난 변화를 꾀하지는 않았고 이슬비에 옷 젖듯이 조금씩 변화를 줬다.

젠지의 스타일 변화가 최근 들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5주차에서 젠지는 그리핀을 상대로 1세트에 서포터 챔피언으로 볼리베어를 기용해 승리했다. 2,000여 일 만에 LCK에 등장한 볼리베어는 서포터로 사용된 적이 없었고 젠지가 첫 킬을 따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면서 그리핀을 잡아내는 핵심 챔피언 역할을 해냈다.

14일 한화생명과의 대결에서도 젠지는 변화를 꾀했다. 2015년 LCK 무대에 선 이후 블라디미르를 한 번도 하지 않았던 '큐베' 이성진에게 블라디미르를 안긴 것. 한화생명이 블라디미르의 성장을 저지하려고 악착같이 달려 들었지만 이성진이 버텨낸 덕에 젠지는 2대0으로 깔끔하게 승리했다.

아프리카와 젠지, SK텔레콤이 중위권을 형성한 덕에 LCK 서머는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상위권과 중위권의 순위가 바뀔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팀들에게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상황이지만 팬들에게는 한 경기도 놓칠 수 없는 재미 가득한 리그가 될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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