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LCK, 아홉개팀 대부분 대대적 리빌딩 돌입

2019-11-2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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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스태프-선수단 전원과 계약을 해지한 kt 롤스터.
대격변이라는 표현이 절대 이상하지 않다. 승강전을 통해 LCK에 합류한 APK 프린스와 담원게이밍, 젠지e스포츠를 제외한 기존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7개 팀 감독 모두 원 소속 팀들과 계약을 해지했다. 코칭스태프 뿐만 아니다. 무려 8개 팀이 에이스 한 두명 정도를 제외한 선수 대부분과 결별을 선택하며 2019년 이적 시장은 어느 때보다 변화의 폭이 넓다.

이번 시즌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코칭 스태프의 변화다. 기존에는 선수의 움직임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번 시즌에는 무려 8개 팀(진에어 포함) 코칭 스태프가 물갈이 됐다. 지금까지 LCK 역사상 코칭스태프가 이정도로 변화를 맞이한 적은 없었다. 심지어 T1 프랜차이즈 스타로 꼽히는 '꼬마' 김정균 감독까지 FA 시장에 나오며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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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시장에 나온 '꼬마' 김정균 감독.
◆핵폭탄급 충격 안긴 T1
'페이커' 이상혁만큼 T1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꼬마' 김정균 감독이다. 코치 시절부터 T1과 함께 한 김정균 감독은 코칭 스태프가 수시로 바뀌는 다른 팀들과는 달리 T1을 굳건히 지키면서 프랜차이즈 스타 감독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번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하긴 했지만 김정균 감독이 T1을 나올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김정균 감독이 FA 시장에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이어 T1이 LCK를 우승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클리드' 김태민과 '칸' 김동하 역시 FA를 선택하면서 팬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른 팀들과 달리 T1은 리빌딩을 거의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무참히 깨졌기 때문이다.

'마타' 조세형이 T1과 계약이 종료됐고 '에포트' 이상호가 2년 계약을 완료했다는 소식은 모두의 예상 범주에 들어왔기에 큰 반향은 없었다. T1은 FA로 나온 선수들과도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의사를 전하면서 재계약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에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팬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침묵 지킨 그리핀
롤드컵 이슈를 모두 집어 삼킨 그리핀 사태 여파 때문인지 이적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현재에도 그리핀은 조용하기만 하다. 롤드컵 전 김대호 감독을 경질한 충격적인 사건 이후 이적 관련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 2018년 그리핀 선수들이 이미 다년 계약을 마쳤다는 보도가 전해진 만큼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감독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에 그리핀은 선수 변화 보다는 코칭 스태프 구성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스트'와 결별하고 '루트'와 손잡은 샌드박스 게이밍
지난 스프링과 서머 시즌 '모래 돌풍'을 일으켰던 샌드박스 게이밍은 원거리 딜러 '고스트' 장용준과 결별을 선언했다. 이후 19일 진에어 소속이었던 '루트' 문검수를 영입하며 샌드박스 게이밍은 큰 변화 없이 차기 시즌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서머 시즌 중반에 팀과 계약이 종료된 유의준 감독의 공석이 아직 존재한다. 서머 시즌을 강병호 감독 대행 체제로 치른 샌드박스가 코칭 스태프 구성을 어떻게 바꿀지도 관심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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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큰 변화 없이 차기 시즌을 치를 것으로 보이는 담원 게이밍.

◆계약 종료도, 영입 소식도 없는 담원 게이밍

이번 이적 시장에서 가장 조용한 게임단은 담원게이밍이다. 8강에서 아쉽게 롤드컵 여정을 접어야 했던 담원 게이밍은 이미 지난 해 다년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김목경 감독과 차기 시즌을 위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변이 없는 한 담원 게이밍은 선수 변동 없이 그대로 차기 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국에서 김정수 코치에게 꾸준히 오퍼가 들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코칭 스태프에 대한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DRX, '데프트' 김혁규 빼고 전부 다 바꿔!
그리핀 사태로 잠잠해지긴 했지만 사실 먼저 LCK를 흔든 것은 DRX 전신인 킹존이었다. 리그 도중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게끔 만든 프론트들의 행동에 팬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강동훈 감독을 경질하는 과정에서는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DRX는 강동훈 감독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고 그리핀에서 경질 당한 김대호 감독을 영입하면서 주목 받았다. 김대호 감독 체제로 변경되면서 선수단을 흔들어 댔던 DRX에 대한 비난은 사라지고 김대호 감독을 영입한 DRX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김대호 감독이 들어온 뒤 DRX는 '데프트' 김혁규를 제외한 전원과 계약이 종료되면서 또 한번의 충격을 안겼다. '라스칼' 김광희, '커즈' 문우찬, '내현' 유내현, '투신' 박종익 등 주전들이 전부 팀을 떠나면서 김혁규 중심으로 팀이 전면 개편에 돌입했다.

다만 DRX가 원하는 그림으로 차기 시즌을 시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려 네 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에서 원하는 선수를 모두 데려오기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김혁규와 김대호 감독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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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인과 3년 계약에 성공한 아프리카 프릭스.
◆아프리카, 김기인 중심으로 개편
정노철 감독과 결별한 뒤 '기인' 김기인과 2년 재계약 했다는 소식을 빠르게 전했던 아프리카 프릭스. 따라서 팬들은 아프리카가 어떤 팀보다 안정적인 비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나면서 아프리카 역시 꽤 많은 라인을 영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재 '유칼' 손우현, '에이밍' 김하람, '젤리' 손호경과 계약을 종료했기에 아프리카는 미드, 원딜, 서포터를 모두 구해야 한다.

다행히 아프리카는 젠지에서 미드 라이너로 활약한 송용준을 재빠르게 영입하면서 한숨 돌린 상황이다. 송용준은 무려 4개의 LCK팀에서 주전으로 뛴 경력이 있기에 신예들로 구성된 아프리카에서 맏형 역할을 잘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동훈 사단과 손잡은 kt 롤스터
지난 시즌 내내 '리빌딩 실패' 사례로 꼽히며 비난의 중심에 있었던 kt 롤스터는 이번 시즌 킹존과 결별한 강동훈 감독 및 코칭 스태프와 빠르게 손잡으면서 대대적인 개편 소식을 전했다.

kt는 현재 '스맵' 송경호, '스코어' 고동빈, '비디디' 곽보성, '프레이' 김종인, '제니트' 전태권, '킹겐' 황성훈 등과 계약이 종료됐음을 알렸다. 사실상 지난 시즌 로스터에 있던 선수들 전부와 이별을 선언한 것이다.

kt는 발빠르게 아프리카와 결별한 원거리 딜러 '에이밍' 김하람을 영입했다. 물론 아직까지 빈 4개의 라인을 채워야 하지만 강동훈 사단과 손을 잡은 만큼 예전에 킹존에서 함께 한 선수들이 대거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봇듀오 남기고 대대적인 리빌딩 선언한 젠지e스포츠
젠지e스포츠는 코칭 스태프의 변화가 없는 유일한 팀이다. 담원게이밍을 제외한 전 게임단이 새 감독을 찾고 있는 반면 젠지e스포츠는 최우범 감독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게임단 색깔이 아예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룰러' 박재혁과 다년 계약을 맺으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박재혁과 호흡을 맞춘 '라이프' 김정민과 재계약을 맺으며 박재혁 중심으로 팀을 리빌딩 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영입 소식이 들리지는 않고 있지만 젠지e스포츠는 LCK 팀 가운데 유일하게 스카우터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최우범 감독이 생각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 새롭게 선수를 수급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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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영 감독 영입한 한화생명e스포츠.
◆손대영 감독 중심으로 리빌딩 선언한 한화생명e스포츠
강현종 감독과 일찌감치 이별 소식을 전했던 한화생명e스포츠는 중국에서 활동했던 손대영 감독을 영입해 새로운 선수단 구성에 돌입했다. 이어 팀 주축이었던 '상윤' 권상윤이 공식 은퇴를 선언했고 '키' 김한기, '무진' 김무진, '트할' 박권혁, '소환' 김준영, '템트' 강명구와 계약을 만료하면서 사실상 로스트에 있었던 선수 대부분과 결별했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손대영 감독 영입 외에 이렇다 할 선수 영입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어 팬들의 궁금증은 더해가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 활동했던 손대영 감독의 이력을 살려 해외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나 기존 국내 선수들을 조합해 새로운 팀 색깔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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