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리그, 개막전 열기에 찬물 끼얹은 '엉망진창' 중계

2020-02-1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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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리그 개막전이 펼쳐진 해머스타인 볼룸(사진=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엉망진창 중계가 오버워치 리그 개막전 열기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9일 오버워치 리그 2020 시즌이 뉴욕 엑셀시어와 댈러스 퓨얼의 홈 경기장에서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비시즌 동안 리그를 기다려온 팬들은 해머스타인 볼룸과 알링턴 e스포츠 스타디움에 모여 뜨거운 환호로 오버워치 리그의 개막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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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 차이가 확연한 한국어 중계 화면(위)과 영어 중계 화면(사진=중계방송 캡처).
하지만 한국 팬들은 리그를 온전히 즐길 수 없었다. 개막전 첫 날의 유튜브 한국어 채널 중계가 수준 이하였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어 채널은 영어 채널에 비해 화질이 현저히 떨어졌다. 1080 프레임이라고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기존 트위치 중계와 비교했을 때 선명도가 떨어졌다. 또한 지속적으로 방송에 딜레이가 걸려 같은 구간이 반복되며 송출이 지연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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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욕 경기 1세트 1라운드, 경기 화면 대신 현장 중계 화면이 송출됐다(사진=중계방송 캡처).
방송사고 수준의 이슈도 터졌다. 런던 스핏파이어와 뉴욕 엑셀시어의 홈경기는 '리장타워'에서 1세트 1라운드가 진행되는 한참 동안 방송 화면이 경기장 중계 화면으로 비춰졌다. 거듭 교전이 일어나는 쟁탈전임에도 시청자들은 화질이 떨어지는 영상만으로 경기 상황을 파악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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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트 교전 대신 중계된 프링글스 크런치 타임(사진=중계방송 캡처).
2세트 '왕의길'에서는 경기 도중 갑작스럽게 광고 화면이 나오기도 했다. 화물 운송이 마지막 경유지 구간에 이른 상황, 한 번의 교전이 일어나는 내내 이 화면을 꺼지지 않았고 해설자들은 중계 소리에만 의존해 상황을 추측하는 황당한 경험을 겪어야 했다.

댈러스로 무대를 옮긴 뒤로도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밴쿠버 타이탄즈와 LA 글래디에이터즈의 경기가 시작되며 선수들이 무대로 입장했지만 한국어 중계에서는 이 모습이 방송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경기가 시작했음에도 경기 영상이 송출되지 않았고 방송이 시작됐을 때는 이미 밴쿠버가 거점을 점령한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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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발리언트의 승리 후 'McGravy' 칼렙 맥가비의 인터뷰가 진행됐지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사진=중계방송 캡처).
이어진 LA 발리언트와 댈러스 퓨얼의 경기, 디바로 맹활약을 펼친 'McGravy' 칼렙 맥가비의 인터뷰가 진행됐지만 인터뷰 소리가 송출되지 않았다. 이 문제는 2일차에도 이어졌다. 밴쿠버가 발리언트를 꺾고 2연승을 달리며 '피셔' 백찬형의 인터뷰가 진행됐지만 이번에도 인터뷰 소리는 들리지 않아 중계를 맡은 정소림 캐스터와 '용봉탕' 황규형 해설위원이 영어 방송을 켜놓은 채 인터뷰 내용을 짤막히 전달하는 수밖에 없었다.

화려하게 막을 올린 오버워치 리그지만 개막전부터 중계에 대한 불만은 터져 나오고 있다. 첫 시즌부터 불안한 중계로 삐걱거렸던 오버워치 리그는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지금에도 여전히 그 문제점들을 개선하기는커녕 문제를 더욱 쌓아가고만 있다.

유튜브로 중계 플랫폼을 옮기며 변화된 사항들이 있을 수 있다. 경기장을 옮겨가며 리그가 진행돼 중계 인력의 퀄리티를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수 있다. 오버워치 리그 외에도 여러 리그들이 경기장을 옮길 때는 장비 문제와 함께 중계에서도 사소할 말썽이 발생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시즌째 방송을 제작한, 3개월의 준비 기간을 가졌던 리그의 중계 수준이라 보기는 어렵다. 이전의 에이펙스와 같은 대회들과 비교되며 '이럴 거면 굳이 왜'라는 비난이 나오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오버워치 리그는 16일 무대를 필라델피아로 옮겨 2주차 리그를 진행한다. 지난 시즌 하위권을 기록하며 리빌딩을 단행한 대서양 컨퍼런스 남부 팀들의 반전이 기대를 모으기에 앞서 이 대결이 과연 리그 팬들, 특히 한국 팬들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