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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새별비' 박종렬 "다시 한 번, 팬들과의 약속 지키고싶다"

김현유 기자

2021-02-08 13:07

서울 다이너스티 '새별비' 박종렬(사진=젠지 제공).
서울 다이너스티 '새별비' 박종렬(사진=젠지 제공).
종목을 막론하고 어디에나 한 팀을 상징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리버풀과 스티븐 제라드, 뉴욕 양키스와 데릭 지터, LA 레이커스와 코비 브라이언트처럼 팀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선수, 팀의 심장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선수들이죠.

오버워치 리그에서는 '새별비' 박종렬 선수가 그런 선수입니다. 뉴욕 엑셀시어라는 말을 들으면 곧바로 이름이 떠오르는 선수, 뉴욕의 캡틴이 바로 박종렬 선수입니다.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스타플레이어이자 스테이지 위에서는 훌륭한 리더, 스테이지 아래서는 좋은 사람인 박종렬 선수는 LW에서부터 뉴욕의 오버워치 리그 첫 시즌과 2020시즌까지를 함께한 기념비적인 선수이기도 하죠.

이제 박종렬 선수는 뉴욕을 떠나 서울 다이너스티와 함께하게 됐습니다. 박종렬 선수는 뉴욕에서의 추억을 회상하며 즐거우면서도 쓸쓸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서울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우승을 다짐했죠. 오래도록 몸담은 팀을 떠나며 새로운 출발선 앞에선 박종렬 선수, 서울에서 꼭 우승팀 팬으로 만들어드린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Q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뉴욕 팀에서 딜러로 활동한 '새별비' 박종렬입니다. 이번에 뉴욕을 나와서 2021년을 서울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Q LW 시절부터 함께한 뉴욕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팀을 떠난 심경은 어떠신가요.
A 첫 프로게이머를 제대로 시작한 게 LW이었고 그 팀 그대로 뉴욕에 같이 선수들이 팀을 꾸렸는데 지난 3년 동안 한 팀에 있으면서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선수, 운영진, 스태프들과 잘 지냈기 때문에 나올 때 굉장히 아쉬웠죠. 뉴욕이라는 팀에서 더 같이 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맞지 않는 게 있어서 정말 아쉬웠어요.

하지만 뉴욕에 있으면서 좋은 추억도 많았고 지내면서 불편한 적은 없었어요. 아쉬웠지만 서로 각자의 길이 있으니까요. 서울에 가게 됐는데 처음으로 다른 팀에 입단하는 거라 새로운 기분입니다. 기대되기도 하고요.

Q 뉴욕에서는 박종렬 선수와의 결별을 알리며 헌정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어요.
A 많은 걸 느꼈고 뉴욕이라는 회사가 영상 하나는 정말 잘 만든다고 생각했어요. 멋있는 영상 만들어줘서 고맙고요. 그냥 좀 진짜 끝이구나 하는 씁쓸함도 있었죠.

Q 2021시즌을 앞두고 서울 다이너스티에 합류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상상도 못한 일일 것 같은데요, 어떻게 서울에 입단하게 됐나요.
A 시즌이 끝나고 뉴욕과 재계약을 할지 안할지 이야기 중이었는데 잘 안됐어요. 새로 팀을 구하겠다고 LFT을 올렸고 서울에 연락이 와서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입단을 하게 됐습니다.

Q 서울에 입단하게 된 소감도 궁금해요.
A 정말 솔직히 이야기하면 팀을 구하는 도중에 서울에서 연락이 왔을 때 정말 의외였어요. '서울이 내가 선수로서 매력적으로 느낄만한 부분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고요. 박창근 감독님께서 이야기를 잘 해주셨어요. 제가 어떤 방식으로 쓰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거다, 하는 설명에 매력을 느꼈고 그럼 바로 뭐라고 할 것 없이 바로 서울과 함께하겠다고 했죠.

뉴욕 엑셀시어 시절의 '새별비' 박종렬(사진=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욕 엑셀시어 시절의 '새별비' 박종렬(사진=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Q 여러 팀 중 서울에 입단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서울은 방향성이 딱 잡혀있고 유일하게 리그 중 한국을 대표하는 팀이라는 것도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지난 시즌 성적을 준우승으로 마무리한 것도 매력적이었고요. 이미 완벽하게 잘하는 선수들이 있는 상황에서 제가 들어가면 저만 열심히 하면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선택하게 됐습니다.

Q 서울은 박종렬 선수에 대해 “뉴욕의 전 주장으로서 팀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견고함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어떤 선수로 자리 잡고 싶은가요.
A 뉴욕에서 팀을 위해서 경기에서 정말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 점을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그런 부분을 기대하고 뽑으셨다고 생각해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할 거예요. 당연히 어느 정도 부담은 돼요. 그렇지만 제가 선수생활을 하려면 꼭 겪어야할 문제고 많이 노력해야 할 일이예요.

저라는 선수 자체가 트레이서로 많이 유명해지기도 했고 서울에서도 그런 칼이 필요한 것 같아서 잘 갈고 닦아서 서울이 나라는 무기를 잘 사용할 수 있게 해야죠. 게임 외적으로는 친근한 형이고 싶어요. 제가 나이가 많다 보니 불편해할 수 있는데 나이가 많지 별거 없는 동생들이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웃음). 언제든 힘들 때 이야기해도 되고 언제든 기댈 수 있게요.

Q 실력만큼이나 뛰어난 리더십으로 유명한 선수인데 박종렬 선수와 서울이 어떤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시나요.
A 서울이란 팀이 완성도가 되게 높은 팀이라 생각해 제가 가서 이끌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제가 먼저 서울에 적응하고 선수들과 '케미'를 맞춘다면 뉴욕에서와 같은 역할을 맡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걸출한 트레이서 플레이어인 ‘프로핏’ 박준영 선수와 경쟁을 펼친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저도 그런 부분을 느껴서 의구심을 가졌어요. 정말 훌륭한 플레이어가 있지만 저 또한 뛰어난 플레이어로서 서울에 왔어요. 박준영 선수와 서로 다른 스타일의 트레이서라 생각해 제가 들어간다고 딱히 겹치는 부분은 없을 거라 생각해요. 경쟁을 하기 보다는 한 팀으로 우리가 가진 무기를 다른 팀과 경쟁한다고 생각하고요.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것 보다 '우리가 다 잘해서 함께 승리를 따내자'라고요.

또 선수가 꼭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도 안 보이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플레이 할 때는 1인칭만 보는데 안 보이는 부분을 같이 보고 이야기도 전해주고 그런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주전 경쟁은 선의의 경쟁이죠.

Q 특별히 서울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이 기대되는 선수가 있을까요.
A '제스처' 홍재희 선수요. 윈스턴을 굉장히 잘하는 선수라 트레이서-윈스턴이 호흡을 맞춰서 지원가 자르는 걸 해보고 싶어요. 딜러 듀오도 궁금하고요. 박준영 선수나 메인 딜러 진짜 잘하는 '피츠' 김동언 선수나 같이 플레이하는 걸 굉장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준우승을 한 선수들인데, 모든 선수들이 다 잘하고 있어서 다 기대돼요.

Q 많은 분들이 박종렬 선수와 박준영, 김동언 선수의 딜러 듀오를 기대하실 것 같네요.
A 그러면 정말 영광이죠. 제가 들어가서 기대를 줄 수 있다면요.

LW 블루 시절, 긍정 에너지가 넘치던 '새별비' 박종렬.
LW 블루 시절, 긍정 에너지가 넘치던 '새별비' 박종렬.

Q 에이펙스 시절 박종렬 선수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인터뷰가 기억이 나는데요, 그 후로 경력을 이어가며 프로게이머에 대한 가치관이 그대로인 지도 궁금합니다.
A 이게 되게 아마 모든 오버워치 선수, 프로들이 많이 느낄 텐데 개인적으로는 처음 프로게이머를 하게 됐을 때는 두려울 게 없었어요. 항상 난 잘할 수 있고 내가 제일 잘하고, 시장이 작다보니 걸린 게 많이 없죠. 잃을 게 없었어요.

그런데 오래 프로게이머를 하거나 높은 자리에 올라가거나, 좋은 팀에 들어가거나 연봉을 받으면 책임이 따라요. 그런 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어요. 높은 연봉, 많은 팬들……. 이런 것들이 무거운 짐이 될 수도 있고, 잃을 수 있는 게 많아졌다고 생각해서 무섭기도 했어요. 명예, 연봉, 팬들이 떠나가고 실망감을……. 그런 부분들이 처음 프로를 할 때와 달라져서 요즘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그런 두려움 속에서도 프로게이머를 이어가게 만드는 힘은 뭘까요.
A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있어서죠. 플레이를 못할 때 비판하는 건 당연한 거지만 그런가 하면 엄청나게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많으니까 그런 걸 생각하면 힘이 많이 나요. 팬이 있어야 제가 있는 거니까요. 그런 걸 생각하면 이런 생각들이 안 들죠. '부담 없이 경기하세요, 항상 응원해요' 그런 메시지를 받으면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그밖에도 취미생활도 하고, 연습을 더 열심히 해서 불안한 생각들이 안 들게 실력을 더 올리기도 하고요.

Q 이번 시즌은 코로나 이슈로 팬들과 만나지 못했잖아요,
A 직접 만나지 못하더라도 인터넷 메시지나 스트림 시청하시면서 응원해주시는 것도 엄청나게 도움이 돼서 이번 시즌도 즐기면서 할 수 있었어요. 오히려 집에만 있고 게임만 하니까 좋던데요(웃음). 그래도 얼른 코로나도 풀리고 리그도 잘 됐으면 좋겠어요.

Q 박종렬 선수의 2021년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사실 프로게이머 경력이 끝난다고 인생이 끝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선수로서 우승을 꼭 해보고 싶어요. 우승을 했던 기억이 너무 오래전이고 같이 했던 선수들도 안 남아있고……. 개인적으로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한 번 따내보고 싶습니다.

Q 그럼 게임 외의 목표는 어떤 건가요.
A 제가 운동을 하는데 몸이 좋아졌으면, 열심히 해서 근육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다음 시즌 각오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A 슬픈 말인데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들과 뉴욕 팬들에게 약속을 한 적이 있어요. "내가 너희들을 우승팀 팬으로 만들어줄게" 하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요. 다시 한 번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서울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A 서울 팬들에게도, 뉴욕 팬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먼저 서울 팬분들께 나이가 많은 선수가 와서 반갑진 않겠지만 노장의 노련함을 제가 한 번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믿고 응원해 주시면 이번에는 우승팀 팬으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뉴욕 팬분들께 정말 좋은 팬분들이었고 좋은 팀, 경험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 즐거웠다'라고요. 뉴욕에 새로 입단하게 될 선수들도 열심히 잘 했으면 좋겠고 경기에서 만나서 같이 경기를 뛰고 싶어요.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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