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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위기를 기회로 만든 '명장' 손대영

이윤지 기자

2016-10-16 02:00

[기자석] 위기를 기회로 만든 '명장' 손대영
중국 대표팀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2016에 출전한 아이 메이는 B조에 속해 분전했다. 아이 메이는 롤드컵 2016 16강 1주차에서 '복병' 플래시 울브즈를 꺾고 1승 2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하지만 2주차가 시작되기 전 비보가 들려왔다. 아이 메이의 주전 서포터 'Road' 윤한길이 비매너적인 채팅으로 라이엇 게임즈로부터 1경기 출전 징계를 받은 것이다. 아이 메이의 백업 멤버는 미드 라이너 'BaeMe' 강양현. 서포터 자리를 메우기 위한 손대영 감독의 결단력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손대영 감독은 'BaeMe' 강양현을 미드 라이너로 출전시켰고 주전 미드라이너였던 'Athena' 강하운을 서포터로 기용했다. 여기까지는 예상할 수 있는 전술이었다. 하지만 손대영 감독의 용병술은 한 차례 더 변수를 만들었다.
아이 메이와 플래시 울브즈의 2라운드 경기 결과. (사진=esportswikis.com 캡처)
아이 메이와 플래시 울브즈의 2라운드 경기 결과. (사진=esportswikis.com 캡처)

선택과 금지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리 신을 고른 강하운이 소환사 주문으로 강타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대신 정글러 'Avoidless' 판 춘 웨이가 알리스타를 선택해 경기를 준비했다. 두 선수는 끝내 챔피언을 교환하지 않았고 포지션을 바꿔 경기를 치렀다. 게임 내에서 선수 간 포지션을 바꾸는 일은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손대영 감독의 용병술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정글러로서 시야 장악에 힘쓰고 동료들을 보좌하던 판 춘 웨이는 비슷한 역할의 서포터를 훌륭히 소화했다. 강하운 또한 미드 라이너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개입 공격을 설계했고 1킬 2데스 5어시스트로 승리를 도왔다.

롤드컵 중계진 사이에서 '이 멤버로 계속 출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이 오갈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력이었다. 플래시 울브즈 전에서 승리한 아이 메이는 이후 SK텔레콤 T1과 클라우드 나인에 연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손대영 감독의 진가를 한 번 더 발견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성과를 얻었다.

손대영 감독에게 '명장'이라는 칭호를 붙이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CJ를 이끌었던 경험과 에드워드 e스포츠를 1부 리그로 승격시키고 아이 메이를 롤드컵에 진출시킨 리더십. 거기에 변수에 대응하는 처세술까지 무엇 하나 부족한 점이 없다.

롤드컵은 8강 대진을 확정하며 또 다른 경쟁을 예고했다. 짧은 사이 손대영 감독을 통해 전장 뒤에서 고군분투하는 코칭 스태프의 역할을 한 번 더 깨달았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이윤지 기자

ing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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