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롤드컵에 '와일드카드'는 없다

2017-09-1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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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11일부로 24개 진출팀이 확정됐고, 12일에는 조 추첨식까지 진행됐다. 23일 개막만을 앞두고 있는 롤드컵은 각 지역 최고의 팀이 모였다는 것만으로 높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은 플레이-인 스테이지의 추가와 함께 여러가지 변화가 생겼다. 플레이-인 스테이지는 그룹 스테이지 이전에 진행하는 예선전 개념의 단계로 총 12개팀이 참가한다. 그리고 두 개의 라운드로 벌어지는 결전 끝에 상위 4개팀이 그룹 스테이지에 이름을 올린다.

중국, 유럽, 북미,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이 플레이-인 스테이지 시드권을 1개씩 획득했다. 눈여겨 볼 점은 기존 인터내셔널 와일드카드 선발전을 치렀던 8개 지역이 각각 하나씩 자리를 꿰찼다는 것이다. 브라질의 원 e스포츠, 동남아시아의 영 제너레이션, 독립 연합 국가의 갬빗 e스포츠, 터키의 1907 페네르바체, 일본의 램페이지, 라틴 아메리카 북부의 라이온 게이밍, 라틴 아메리카 남부의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 오세아니아의 다이어 울브즈가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스포츠 종목에서 출전 자격이 없지만, 출전을 특별히 허용하는 선수나 팀'이라는 정의처럼 와일즈카드팀은 비교적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2016 시즌 이전까지 와일드카드팀은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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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롤드컵 8강에 진출한 알버스 녹스 루나. (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변혁의 바람이 불어온 것은 2016 롤드컵이었다. 와일드카드 선발전을 통해 진출한 러시아의 알버스 녹스 루나(이하 ANX)와 브라질의 인츠 e스포츠가 사고를 친 것이다. ANX는 16강 A조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북미 카운터 로직 게이밍을 꺾었고, 인츠 e스포츠는 C조 첫 경기에서 중국의 강호 에드워드 게이밍을 제압했다.

특히 ANX는 A조에서 4승 2패를 기록하며 조 2위로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와일드카드팀의 롤드컵 첫 8강이었다. 더욱이 카운터 로직 게이밍에 이어 G2 e스포츠, 락스 타이거즈 등 각 지역의 강호들을 한 차례씩 제압한 결과였기에 그 의미가 컸다. 비록 8강에서 유럽 H2k 게이밍에게 패배했지만 ANX는 와일드카드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점차 경기 수준이 높아지는 와중에 와일드카드팀까지 기세를 높이니 롤드컵은 더욱 흥미로워졌다. 그리고 이는 24개팀이 진출해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진 2017 시즌으로 이어졌다.

롤드컵 2017에 와일드카드는 없다. 기존 8개 지역의 팀들은 각 지역의 서머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당당하게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참가했다. 이는 와일드카드 지역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것과 우리가 그들의 기적을 조금 더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롤드컵 무대 경험을 쌓음으로써 그들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다크호스의 등장과 명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더없이 흥미로운 일이다. 와일드카드라는 이름을 벗고, 한 지역의 우승팀으로 롤드컵에 참가한 팀들의 경기력이 기대된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