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답은 '편파'와 '베팅'이었다

2018-08-0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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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식어가던 인기를 어떻게 끌어올릴까 관계자들이 모두 고심하던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드디어 해답의 실마리를 찾은 모양새다.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펍지주식회사는 유럽 현지 시간으로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독일 베를린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글로벌 인비테이셔널(PGI)을 개최했다. 전 세계에서 트위치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수십만 명의 시청자가 닷새 동안 PGI를 지켜봤다. 중국의 시청자 수를 제외하고도 약 50~70만 명의 동시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펍지주식회사가 직접 주관하는 첫 세계대회임을 감안하더라도 이전에 비해 시청자 수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5만 명 가까운 시청자가 함께 했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PGI', '배틀그라운드', '에스카', 'OMG' 등 대회 관련 키워드들이 도배됐다. PGI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동안 배틀그라운드는 경기에 출전하는 팀이 너무 많아 관전이 어렵고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리고 이 같은 단점은 인기에 그대로 반영이 됐다. 하지만 PGI는 두 가지 해법을 제시해 단점을 극복했다.

첫 번째는 '편파방송'이었다. 한국 중계진은 이번 대회에서 국내팀 젠지 골드와 젠지 블랙 위주로 해설을 진행했다. 옵저버 역시 두 팀 위주로 화면을 잡았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들도 마찬가지였다. 각 지역과 나라에 맞게 편파방송을 진행했다.

20개 팀을 번갈아 보여주는 것이 아닌 2개 팀 위주로 방송을 진행하다보니 젠지 골드와 블랙이 어떻게 운영을 하고 킬을 내거나 죽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이전 대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다. 해설자들 역시 중립을 지키려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팬심 가득한 중계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두 번째는 '베팅'이다. PGI는 트위치TV를 통해 매 경기가 시작하기 전 라운드 우승 예상팀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유저는 자신이 택한 팀이 승리할 경우 게임 내의 특별 스킨을 얻을 수 있는 상자를 획득할 수 있었다. 단순한 응원이 아니라 유저 역시 '치킨 디너'의 기쁨을 느낄 수 있어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응원의 재미가 배가 됐고, 경기에 대한 몰입도 역시 이전보다 크게 상승했다. 다른 경기에서는 볼 수 없는 배틀그라운드 만의 독특한 승자예측 시스템이었다.

이 외에도 수류탄의 투척 경로가 표시되거나 총알이 나가는 궤적이 예광탄처럼 보였는데, 선수가 총을 어떤 방향으로 쏘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 관전하는 재미가 더욱 커졌다. 특히 한 팀이 여러 팀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을 때는 예광탄으로 인해 마치 한 편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했다. 팀마다 탄의 색도 달라 누가 누굴 노리는지 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다.

PGI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보는 재미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문제는 이 시스템을 각 지역 대회에 고스란히 녹여낼 수 있는가다. 대회마다 중계되는 플랫폼도 다르고, 중계진의 수도 턱없이 부족하다. PGI처럼 한다면 최소 10팀의 중계진이 필요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BJ나 스트리머들을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PGI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만약 위의 문제들만 해결한다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지금보다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인기를 위한 해법은 이미 찾았으니 국내 실정에 맞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PKL의 두 번째 시즌은 오는 9월 중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펍지주식회사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 PGI의 재미와 감동을 PKL에서도 느껴볼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