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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그 개막 기획] 지키려는 한화생명과 빼앗으려는 성남 락스

김현유 기자

2020-08-22 09:35

더 강해진 전력으로 연속 우승을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 한화생명e스포츠.
더 강해진 전력으로 연속 우승을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 한화생명e스포츠.
프로 e스포츠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카트라이더 리그가 22일 2020년 시즌2 시작을 알린다.

지난 시즌 4강 진출팀이자 프로팀으로 4강 시드를 받은 우승팀 한화생명e스포츠, 성남 락스, 샌드박스 게이밍, 아프리카 프릭스를 비롯해 이번 시즌에는 GC부산 e스포츠와 SGAe스포츠가 새롭게 프로팀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프로팀 중 세 팀이 리빌딩을 완료했기 때문에 전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이번 시즌에서는 새로운 멤버와 얼마나 합을 잘 맞췄는지에 따라 판도가 완전히 바뀔 수도, 아니면 예전의 전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에 합류한 아이템전 최강자 강석인.
한화생명에 합류한 아이템전 최강자 강석인.

◆호랑이가 날개를 달았다…한화생명e스포츠

지난 시즌 한화생명e스포츠는 내로라하는 팀을 모두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한화생명e스포츠는 결승전에서 자신들의 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결승전에서는 문호준밖에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문호준이 멱살 잡고 우승시킨 경기’라고 평가했다. 박도현과 배성빈이 2019년과 같은 포스를 뿜어내지 못하고 있고 팀워크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이은택이 시즌 도중 팀을 떠나면서 아이템전에 전력 누수가 생겼다. 4강에서는 박도현이 고군분투하며 버텼지만 결승전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결승 상대인 락스가 아이템전이 강한 팀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력하게 패했다. 문호준이 에이스 결정전에서 이재혁을 꺾으며 우승이라는 결과를 냈지만 분명히 팀워크로 달성한 우승이라기보다는 문호준의 원맨쇼로 일궈낸 우승이었기에 아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승을 했지만 문호준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문호준은 비시즌 가장 빠르게 움직였고 결국 아이템전 최강자 강석인을 다시 품었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던 강석인은 문호준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강석인의 영입으로 한화생명e스포츠는 ‘호랑이가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최강 전력을 갖췄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문호준의 기량은 현재 절정에 올라왔다. 개인전을 은퇴하고 팀전에 집중하는 문호준은 얼마나 더 강력할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 동료 세 명이 컨디션 난조일 때도 혼자 고군분투해 팀을 우승시키는 ‘호랑이’에게 강석인이라는 날개를 달았으니 이제 그 둘을 막을 팀은 없어 보인다.

다만 결승전에서 노출된 신예들의 컨디션 난조는 극복과제다. 박도현과 배성빈은 2019년 데뷔 하자마자 최강의 면모를 뿜어내며 날아다녔다. 개인전에서는 문호준, 유영혁, 박인수 등을 제치고 2, 3위를 차지하는 등 특급 신예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2020년 배성빈과 박도현은 2019년보다 경기력이 떨어진 모습이다. 특히 지난 시즌 결승전에서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모든 팀이 전력 누수가 발생했지만 한화생명은 지난 시즌 우승 멤버들을 그대로 안고 시즌을 시작한다. 게다가 강석인이라는 구원투수까지 영입했다. 게다가 문호준은 팀전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대로라면 한화생명이 우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잘하는 선수들을 모아 놓는 다고 그 팀이 반드시 우승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시즌을 거듭하며 증명됐다. 이제 한화생명에게 남은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지난 시즌 샌드박스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패해 무너진 것처럼 한화생명 역시 왕좌를 지키는 싸움에서 패한다면 최강 멤버를 갖추고도 우승하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을 지도 모른다.

지난 시즌 드라마를 쓰며 창단 첫 결승 진출에 성공한 성남 락스.
지난 시즌 드라마를 쓰며 창단 첫 결승 진출에 성공한 성남 락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박인재 매직…성남 락스

지난 시즌 누가 뭐래도 최고의 드라마를 쓴 팀은 락스였다. 대부분 샌드박스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결승 대결을 예상했지만 락스는 그들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샌드박스를 연달아 꺾으며 결승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박인수, 이재혁을 키워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박인재 감독의 매직이 단체전에서도 통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락스가 당당하게 결승에 진출했고 치열한 승부를 만들어 내면서 결국 단체전 역시 박인재 감독의 손길이 닿으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아직 박인재 감독의 매직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우승을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락스는 이번 시즌 성남시의 후원을 받아 성남 락스로 재탄생하며 매직을 완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성남 락스지만 이번 시즌은 더욱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 시즌 이재혁과 함께 원투 펀치로 활약했던 김응태가 팀을 떠나면서 전력에 누수가 생겼다. 김응태는 개인전과 팀전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며 절정의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는 결국 리그를 떠났다.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번 시즌 어디에서도 김응태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김응태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클 수밖에 없다. 이재혁이 무너졌을 때 앞에서 러너를 해주면서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김응태는 락스 매직을 만드는데 크게 일조했기 때문이다. 김응태가 없다면 이재혁이 상대의 집중 견제로 무너졌을 때 배짱 넘치게 달려줄 러너 역할을 할 선수가 없다.

이에 성남 락스는 신종민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나섰다. 신종민은 오랜 기간 카트라이더 리그에 참여하면서 개인전과 팀전 모두 경험한 베테랑이다. 하지만 큰 경기에서 항상 약한 모습을 보였고 만년 특급 신예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기에 김응태의 빈자리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박인재 감독의 존재는 우려를 기대감으로 바꾸는데 부족하지 않다. 항상 만년 특급 신예들에게 새 힘을 불어 넣으며 그들을 스타로 키워냈던 박인재 감독이기에 신종민 역시 ‘혹시’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다. 만약 신종민이 박인재 감독의 트레이닝을 견뎌내며 알에서 깨어난다면 성남 락스는 강력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성남 락스의 에이스 이재혁.
성남 락스의 에이스 이재혁.

에이스 이재혁은 지난 시즌 미친 주행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레전드로 남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모를 보였다. 아무리 팀전 연습에 집중했다고 해도 지난 시즌 개인전 우승자가 개인전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 이재혁이 문호준 같은 레전드급 선수로 성장하려면 팀전과 개인전을 가리지 않고 모두 잘 해내야 한다. 게다가 문호준에게 에이스 결정전에서 모두 패하며 자신의 한계를 실감해야 했다.

주행은 완벽하다. 현재 카트라이더 리그에 참여하는 선수 가운데 이재혁이 주행을 가장 잘한다는 평가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제 이재혁에게는 하나의 과제가 남아있다. 그냥 주행만 잘하는 선수로 남느냐, 문호준처럼 레전드가 되느냐의 갈림길에 서있는 이재혁은 이번 시즌 결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 받을 것이다.

제2의 최영훈을 꿈꾸며 이재혁을 보필했던 송용준의 각성도 필요하다. 지난 시즌 송용준은 자신의 역할은 충실했지만 김응태에 밀려 2인자가 아닌 3인자로 리그를 마무리 했다. 이번 시즌에는 신종민과 2인자 자리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할 것이다. 여기서 살아남아야 송용준이 ‘제2의 최영훈’으로 불릴 수 있을지 결정될 것이다.

최고의 팀이 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성남 락스. 박인재 감독과 함께 이번 시즌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할지, 어떤 드라마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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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ou0611@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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