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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가 만난 사람] 샌드박스 정인모 이사, "부산? 리브 샌박 팬 만들 수 있는 최고 지역"

김용우 기자

2021-07-15 00:19

[김용우가 만난 사람] 샌드박스 정인모 이사, "부산? 리브 샌박 팬 만들 수 있는 최고 지역"
리브 샌드박스가 LCK 첫 지역 연고 프로게임단이 됐다. 중국 LPL서는 LGD게이밍(항저우), 리닝 게이밍(쑤저우), 빅토리5(선전), 징동 게이밍(베에징), WE(시안)이 지역 연고 팀이지만 한국서 지역 연고로 활동하는 프로 게임단은 리브 샌드박스가 처음이다. 아직 LCK가 지역 연고제를 도입하지 않았기에 첫 번째 게임단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부산을 가슴에 달고 활동한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e스포츠 경기장을 건설한 지자체가 프로게임단과 연고지에 대해 논의를 한다는 건 예전부터 들려왔다. 리브 샌드박스가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아직 수익 모델이 갖춰지지 않은 게임단이 지역 연고제를 도입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리브 샌드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최고전략이사(Chief Strategy Officer, CSO)를 맡고 있는 정인모 이사를 만나 부산으로 지역 연고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Q. 독자들에게 본인의 소개를 부탁한다.
A, 저는 샌드박스 게이밍에서 최고전략이사(Chief Strategy Officer, CSO)를 맡고 있는 정인모라고 합니다.

Q, 리브 샌드박스가 부산을 연고지로 결정했다. LCK 최초 지역 연고제를 채택한 팀인데 소감을 듣고 싶다.
A, 이렇게 되기까지 몇 달 간 노력해왔는데 결실을 맺은 거 같아 기쁘다. 사실 이게 끝이라기보다 시작이기에 더 고생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Q, 이제 결과가 나왔다. 우선 리브 샌드박스가 진행한 '지역연고제' 과정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가?
A, 제가 샌드박스에 입사한 뒤 e스포츠에서 제한된 수익 모델을 극복할 방안을 찾기 위해 이필성 대표님, 정회윤 단장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입사 전부터 고민한 건 'LoL이 영원할 것인가'였다. 누구든 고민할 거로 생각하는 데 이 질문의 좋은 대답은 '지역 연고제를 하는 것'이었다.

만약에 'LoL이 영원하지 않다'고 한다면 지역 연고제를 도입해 팬덤을 만든 뒤 다른 종목으로 이전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현재 e스포츠에서는 게임단보다는 종목이 구심점이다 보니 팬덤은 잘하는 팀과 선수로 뭉쳐질 수 밖에 없다.

LoL이 5~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면 언젠가는 '지역 연고제'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거로 봤다. 대부분 게임단이 서울에 있을 수 있지만 산업이 성장한다면 게임단들도 다양한 지역 사업을 하려고 할 것이다. 그 시점에서 리브 샌드박스가 부산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팬덤을 확보한다면 남들보다는 앞설 거로 생각했다.
사진출처=부산시.
사진출처=부산시.
Q. 지차체들도 e스포츠 경기장을 건설한 뒤 게임단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들었다. 리브 샌드박스는 서울과는 먼 부산을 선택한 배경을 들려줄 수 있는가?
A, 첫 번째로 중요하게 본 건 '팬과 교류할 수 있는가', '팬을 만들 수 있는가'였다. 부산은 서울 다음으로 크다. 또한 수도권과 달리 부산은 홈 타운의 개념이 강력하다. 그런 걸 봤을 때 팬들과 교감할 수 있고 빠르게 리브 샌드박스의 팬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지역은 부산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의 모든 e스포츠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데 성남 등 가까운 곳을 선택할 바에야 서울에 있는 게 낫다. 우리가 준비한 걸 잘 추진하기 위해선 가장 먼 부산으로 가는 게 의미 있을 거 같았다. 또한 게임단 주인 이필성 대표님의 고향이 부산이다. 보통 프로 스포츠에서 구단주가 자신의 고향에서 팀을 이끄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더 잘해보고 싶었다.

Q, 부산을 선택하면서 '본사 소재지 이전'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은 게 인상적이었다. 자세히 소개해줄 수 있는가?
A, 서울에서 진행하는 리그의 인력을 지금 당장 부산으로 보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신규 사업 인원을 선발하거나 현지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필요한 인력은 부산으로 보내며 멋진 클럽하우스도 만들 생각도 갖고 있다. 우리가 눈여겨보는 건 글로벌 종목이다. 그런 건 부산에서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저는 모바일 종목 팀을 글로벌 타겟으로 부산에 모을 생각을 갖고 있다. PC 게임은 인프라 때문에 서울에 집중되어 있지만 모바일 종목은 지스타와 연계해서 차별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e스포츠상설경기장인 '브레나'
부산e스포츠상설경기장인 '브레나'
Q,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게 팀 이름은 어떻게 되는가? 현재 국민은행 '리브'가 네이밍을 후원하고 있어서 변경이 쉽지 않을 거 같다.
A, 당장은 리그가 진행되고 있기에 그런 것들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먼저 유니폼, 로고 등 팀을 상징하는 것에 부산 로고 등을 추가하려고 한다. 당장 다음 주 LCK 경기부터 새로운 유니폼에 부산 로고 등이 노출된다.

Q, LPL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을 도입했지만 LCK는 아직 롤파크를 벗어갈 생각은 없다고 한다. 이런 상황서 리브 샌드박스는 부산 팬들과 어떻게 호흡을 할 생각을 갖고 있나?
A, 우리가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건 엄청나게 많다. 사실 지금 롤파크를 가도 디지털로 보는 거 대비 차별화될 수 있는 경험의 간격은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에 부산 '브레나'는 (롤파크와) 똑같지는 않지만 같은 팀을 응원하는 의미 있는 경험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는 스포츠 펍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그곳에서 같은 공감대를 가진 사람이 같은 팀을 응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02년 월드컵 때 보여준 거리응원도 경기장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재미없는 건 아니었다. 그런 장소와 구심점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선 비시즌 때 선수들과 함께 부산으로 가서 열심히 활동해야 한다. 또한 샌드박스가 MCN 회사이기에 크레이터들과 연계해서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업적으로 보면 e스포츠는 아마추어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게 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유인 즉 구심점이 없어서 그렇다. 우리는 부산에 집중해서 대학교들과도 컬레버레이션을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중, 고등학교와 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취미 생활과 게임 교육 등을 준비 중이다. 그리고 경상권에는 아직 없는 e스포츠 아카데미를 설립할 생각을 갖고 있다.

팬들이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e스포츠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부산e스포츠 상설경기장인 '브레나'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마다 공간을 활용해서 팬들과 이벤트를 하려고 한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샌드박스 정인모 이사, "부산? 리브 샌박 팬 만들 수 있는 최고 지역"
Q, 부산시에서 LoL 팀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기사도 나왔는데 어떤 모습을 보여줬나?
A, 부산은 게임 콘텐츠 도시였고, 담당자의 이해도 수준, 경기장의 활용 방안이나 장기적으로 해야할 일 등 맞추기가 정말 쉽다. 아직 뭔가 다 이뤄진 건 아니지만 지자체와 일할 때는 말이 통하고 마음이 맞아야 하는데 부산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Q, 부산 연고지가 발표된 뒤 반응을 살펴보면 '과연 가능할 것인가'라며 설왕설래하는 부분이 크다.
A, 팀원들도 지역연고제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저희는 리브 샌드박스를 게임단이 아닌 스타트업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좋은 건 해야 하며 (어떤 걸) 열심히 했는데 안 되더라도 되게 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지만 LoL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향후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해야 하는 거지, 선택의 일은 아니다. 우리는 스타트업이기에 남들보다 앞설 수 있는 포인트를 빨리 잡아야 하며 비즈니스적으로도 승리해야 한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샌드박스 정인모 이사, "부산? 리브 샌박 팬 만들 수 있는 최고 지역"
Q, 그렇다면 리브 샌드박스가 생각한 지역 연고제가 성공적으로 됐을 때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A, LPL을 예로 봤을 때 지자체가 기획부터 e스포츠 중심으로 설계를 하고 수많은 후원사와 기업이 투자하고 있다. 저는 e스포츠라는 비즈니스는 자동차처럼 기간 산업의 느낌이 있다고 본다. 선수가 있으니 게임단이 있고 이벤트를 하는 행사 프로덕션이 있고, 크리에이터들도 엮여 있다. 지자체는 팀 유치를 넘어서 e스포츠 중심으로 도시 계획을 짜야 한다. 팬들이 모이면 팀도 돈을 더 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한국 e스포츠의 문제점은 게임단들이 돈을 못 번다는 것이며 스포츠로서 순환고리도 깨져있다. 선수에서 팀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약하다. e스포츠에서는 선수가 1년마다 이적하며 팀도 없어지고 종목도 사라진다. 우리가 시도한 지역 연고제는 종목과 선수를 넘어서 팀이 중심이 되는 거다. 지역 연고제가 잘 정착한다면 장기적으로 '브레나'에서 리브 샌드박스의 MD 상품을 구입한 뒤 LCK를 보는 팬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의 장점 중의 하나는 팀에 돈을 쓰는 사람이 많다는 거지만, e스포츠는 그러지 못했다. 장기적으로 e스포츠는 팀이 중심이 돼야 하며 선택의 여지가 없다. 오프라인 팬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브레나' 관객 석도 롤파크와 같은 400석이다. 우리는 여기부터 시작할 거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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