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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후니' 허승훈의 남다른 공격력

이윤지 기자

2017-02-05 02:45

[기자석] '후니' 허승훈의 남다른 공격력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은 리그 오브 레전드팀 SK텔레콤 T1 걱정이라고 했는데, 또다시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

SK텔레콤이 톱 라이너 '듀크' 이호성과 결별하고 북미 LoL팀 임모털스에서 활동했던 '후니' 허승훈을 영입했을 때 많은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평소 공격적인 성향으로 알려진 허승훈이 현재 메타와 SK텔레콤에 적합하지 않으리란 평가였다.

2016년 허승훈의 챔피언 폭을 살펴보면 '이 선수 공격적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임모털스 소속으로 치른 북미 LoL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 2016 스프링과 서머에서 허승훈은 퀸, 이렐리아, 에코, 갱플랭크 등을 주로 다뤘다. 흔히 '탱커'라 불리는 뽀삐, 탐 켄치, 트런들은 한 번씩 사용하는데 그쳤다.

물론 공격적인 스타일은 그만의 장점이 있다. 다만 팀 게임이라는 LoL의 특성 상 챔피언을 선택할 때는 해당 라인의 캐리력,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 2017 시즌을 앞두고 톱 라인에는 탱커의 바람이 불었다. 정글러의 캐리력이 높아지며 든든히 버텨주는 선봉장이 필요해진 것이다. 실제로 LoL 챔피언스 코리아 2017 스프링에서는 마오카이가 가장 많이 사용됐다.

허승훈의 공격적인 성향이 파고들기 어려운 메타였다. 더욱이 SK텔레콤은 허승훈과 함께 '피넛' 한왕호라는 정글러를 영입했다. 한왕호 또한 캐리력이 높고, 공격적이란 평가를 받는 선수. 한왕호에 허승훈이 더해지니, SK텔레콤이 지나치게 공격인 팀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냄비를 보고 누군가는 탄 냄새가 난다고 했고, 누군가는 내용물의 간이 맞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리고 18일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경기에서 그 뚜껑이 열렸다. 그리고 그 안엔 꽤나 맛있는 요리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기자석] '후니' 허승훈의 남다른 공격력
허승훈은 진에어 그린윙스 전에서 마오카이와 뽀삐를 플레이했다. 탱커류 챔피언을 다루지 못할 것이란 우려는 두 세트에서 기록한 29라는 KDA로 인해 단숨에 사라졌다. 허승훈은 보란듯이 메타에 적응하며 팀의 승리를 보좌했다.

적응 뿐일까. 허승훈은 메타 위에 올라타 신명나는 줄타기를 선보였다. 22일 콩두 몬스터와의 경기 1세트에서 뽀삐를 선택한 허승훈은 경기 초반 '로치' 김강희의 마오카이에게 솔로킬을 가져오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소규모 교전에서 이득을 챙기며 빠르게 성장했고, 탱커류 챔피언에 본인의 공격성을 첨가해 승리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2세트에선 갱플랭크도 꺼내 들었다. 허승훈의 말에 따르면 '탱커 마일리지'가 찰 때마다 공격적인 챔피언을 고를 수 있다고. 메타에서 다소 비껴난 듯 보이나 허승훈은 갱플랭크로 2킬 0데스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락스 타이거즈 전에서도 마오카이로 두 세트 모두 전사하지 않은 허승훈은 롤챔스 2017 스프링에서 5일 기준 23.67로 가장 높은 KDA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허승훈의 가치는 수치로 보이는 것 이상이다.

허승훈은 특유의 공격성을 유지한 채 메타에 적응했다. 탱커류 챔피언인 뽀삐를 플레이할 때도 공격적인 라인전 운영과 완벽한 킬 타이밍 계산으로 우위를 챙겼다. 또한 언제든 공격적인 챔피언을 꺼낼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췄고, 실제로 갱플랭크라는 변수를 보여줬다.

챔피언에 상관없이 날카로운 시각과 빠른 손놀림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는 허승훈. 방어라는 메타에 특유의 공격성을 더해 경기의 재미와 승기를 동시에 잡았다.

자신만의 특색을 살려 완벽하게 롤챔스에 정착한, '남다른 공격력'을 가진 허승훈의 활약을 기대한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이윤지 기자

ing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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