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LCK 중계진 울프-브랜든, "글로벌 방송, 이젠 경쟁 시대"

2022-07-0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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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글로벌 해설진 브랜든 발데스(왼쪽)-울프 슈뢰더.
한국 e스포츠에서 한국어 중계가 아닌 글로벌 중계가 처음으로 시작된 건 곰TV(현재는 아프리카TV)가 중계하던 GSL로 평가받는다. 2010년 진행된 GSL 원년 대회서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는 현재도 중계를 하고 있는 '아토시스' 댄 스템코스키와 '테이스트레스' 닉 플롯이었다.

2012년 시작된 LCK 전신인 리그 오브 레전드 더 챔피언스(롤 챔피언스)에서도 글로벌 방송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메인 중계진과 함께 대회에 참가하던 해외 선수가 게스트로 나와서 해설했는데 최초 해설자로는 '몰트랩' 노아 칼프로 알려져 있다.

롤 챔피언스 글로벌 방송이 주목받은 건 2013년이었다. 스타크래프트2 등에서 캐스터를 하던 '도아' 에릭 론퀴스트와 '몬테크리스토' 크리스토퍼 마이클스가 합류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10년이 지난 현재 한국 e스포츠에서 글로벌 방송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스타2, 펍지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등에서 글로벌 방송을 하고 있다. LCK에서는 2명의 캐스터와 2명의 해설자가 글로벌 방송을 하고 있는데 '애틀러스' 맥스 앤더슨, '발데스' 브랜든 발데스, '크로니클러' 모리츠 뮈센, '울프' 울프 슈뢰더가 맡고 있다.

그중 '발데스' 브랜든 발데스와 '울프' 울프 슈뢰더는 한국 e스포츠 글로벌 방송 1세대 중계진이다. 브랜든은 2012년 롤 챔피언스 결승전에서 캐스터로 활동하다가 2017년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부터 공식적으로 캐스터로 활동했으며 울프의 경우에는 2011년 GSL 코드A를 시작으로 GSTL, 스타2 프로리그, 오버워치 리그에서 활동했으며 지난해 LCK에 합류했다.

데일리게임 창간 14주년을 맞아 한국 e스포츠 글로벌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든하고 울프를 만나 변화된 방송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들은 "이제는 글로벌 방송도 경쟁 시대가 됐으며 한국어 방송과 동등한 위치에 올라선 것에 대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Q, 최근 근황에 관해 알려달라.
A, 울프 슈뢰더(이하 울프)=LCK 서머 스플릿을 시작하기 전부터 패치 노트를 보는 등 준비를 많이 했다. 한국에 왔던 '타일러1'(본명 타일러 스타인캠프, T1 스트리머)의 개인 방송을 보면서 어떤 메타가 나왔는지, 한국 서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봤다. 서머 스플릿이 시작된 뒤에는 시간이 별로 없다.(웃음) 아내가 내 생일이라고 플레이 스테이션5를 사줬는데 조금씩 하고 있다.

A, 브랜든 발데스(이하 브랜든)=LCK가 오랜만에 돌아와서 행복하지만 너무 바쁘다. MSI 중계 때문에 독일 베를린을 방문했는데 즐거웠다. 최근에 결혼해서 아내와 같이 지내고 있다. 신혼여행은 서머 스플릿이 끝난 뒤 갔다 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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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아주부 LoL 더 챔피언스 서머 결승전서 캐스터로 활동한 브랜든.
Q, LCK에 합류한 지 3시즌이 됐다. 기분이 어떤가.(기준은 라이엇 게임즈가 직접 중계한 시점)
A, 울프=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합류했을 때는 캐스팅이 부족했고 어려웠다. 만족 못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2, 오버워치에서 한 거처럼 LoL도 많이 하고 있다. 그래도 지난 해 서머, 올해 스프링을 거치면서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 거 같다. 처음에는 '도전'이었다면 지금은 중계하는 게 너무 즐겁다. 최근 LCK가 MSI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서 우승하지 못했지만 강한 지역이다. 나도 열심히 할 테니 중계하는 걸 자주 봐줬으면 한다.

A, 브랜든=중계를 시작한 건 2011년이지만 정식적으로 합류한 건 3시즌이 됐다. 합류했을 때 게임이 재미없는 건 아니지만 너무 느린 메타라서 걱정하기도 했다. 팀들이 서머 스플릿을 앞두고 열심히 준비했고 게임을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2019년 MSI서 G2 e스포츠에 패했고, 2021년서는 로얄 네버 기브 업(RNG)서 패한 뒤 팀들이 그다음 시즌을 열심히 한 것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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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아주부 LoL 챔피언스 윈터 결승전 글로벌 방송 중계(가운데가 '몰트랩'이다)
Q, 오랜 시간 한국 e스포츠에서 중계했다. 해외 중계진 입장서 처음에 들어왔을 때와 현재 한국 e스포츠 방송 시스템이 어느 정도 변했다고 생각하는가.
A, 울프=처음에 한국 왔을 때 대부분 방송국은 글로벌 방송을 원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돈을 많이 주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비자 받기도 어려웠다. 이제는 스타크래프트2, 리그 오브 레전드(LoL), 펍지 e스포츠 등 대부분 종목에서 글로벌 방송이 존재한다. 지금 인터뷰하는 대기석에는 카페테리아도 있다.(웃음)

한국 e스포츠가 거의 다 글로벌 방송을 하다 보니 해외 팬들은 나한테 "스타2, LoL 등은 다 하는데 카트라이더는 왜 글로벌 중계가 없어"라고 물어보더라. 처음에는 '서브'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여기 롤파크에서는 한국 캐스터들과 함께 동등한 위치에서 중계할 수 있어서 즐겁다.

올해부터 라이엇 게임즈에는 글로벌 방송을 위한 시스템이 생겼다. 박지선 통역이 글로벌 방송 PD가 됐고 분석 데스크도 처음 만들어졌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이런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글로벌 방송에서 따라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우리만의 (글로벌) 방송 시스템이 만들어져서 정말 좋다.

A, 브랜든=과거에는 한국에 오는 사람들만 중계를 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프로'라고 말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많은 캐스터, 해설자가 생겼고 경쟁도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우리가 밀려나고 다른 중계진이 기회를 잡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경쟁을 하다 보니 한국에 있는 중계진들의 레벨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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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10년이 지난 현재 한국 e스포츠에서 글로벌 방송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A, 울프=곰TV에서 GSL을, 스포티비 게임즈에서는 스타크래프트2 개인 리그와 프로리그를 중계했을 때 생각한 건 "다음 시즌에는 중계를 할 수 있을까. 비자는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한국에서 계속 살 수 있을까"였다. 항상 걱정을 많이 했다. 이제는 LoL뿐만 아니라 글로벌 방송 시장이 엄청 커지면서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든든한 큰 기둥이 생긴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A, 브랜든=처음에 한국 왔을 때는 중계를 조금 하다가 미국으로 돌아가서 대학교에 복학하려고 했다. 무대에서 캐스팅하면서 많은 팬이 나를 보고 있고 온라인에서는 많은 시청자가 중계하는 걸 보고 있지만 과연 이게 나의 경력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지금은 아니다. 나의 중요한 경력이라고 본다.

Q,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중계는 무엇인가.
A, 울프=많은 사람이 물어볼 때 같은 대답을 한 건데 새빛둥둥섬에서 열린 2014년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결승전(kt 롤스터와 SK텔레콤 T1 대결)이었다. 당시에는 브랜든하고 '문글레이드(본명 앤드류 펜더)'와 함께 중계했는데 해가 지는 모습을 보면서 중계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당시 스타2가 유명하지 않아서 많은 팬이 현장을 방문할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어떤 팬이 우리를 찍은 사진을 내 SNS에 올리면서 '스타크래프트를 정말 좋아하며 나의 삶'이라고 썼는데 너무 기뻤다. 대부분 kt 롤스터가 패할 거라고 했는데 우승했고 경기도 재미있었다.

A, 브랜든=나도 동의하고 정말 재미있었다. 다만 똑같은 대답을 하면 지루할 거 같다.(웃음) 내가 기억하는 건 2012년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LoL 챔피언스 결승전(CLG EU vs 아주부 프로스트)이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중계해서 즐거웠다. 마지막 5세트서 다이애나와 카서스 블라인드 픽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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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어떤 해설자, 캐스터가 되고 싶은가.
A, 브랜든=MSI나 롤드컵 결승전 캐스터를 하는 게 메인 목표이지만 그래도 카리스마 있는 캐스터가 되고 싶다. 카리스마가 없다는 게 내 약점이기도 하다. 존경받았으면 좋겠다. 많은 행사에서 '브랜든 발데스'는 반드시 기용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고 싶다.

A, 울프=롤드컵 결승전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하는 중계를 보면서 많은 팬이 '울프가 하는 거니까 다행이며 재미있을 거 같아'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오버워치에서는 그런 목표는 달성했지만 LoL에서는 이루지 못했다. 아직은 나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나의 인지도를 높였으면 한다. 선수들의 뒷이야기를 하는 게 내 장점인데 LoL에서도 많은 이가 이런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