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로벌 콘텐츠 브랜드'로 도약 원하는 LCK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가 강조한 것은 '글로벌 콘텐츠 브랜드로 도약'이다. 한국에서 벗어나 전 세계 시장으로 나가겠다는 이야기다. LCK가 초창기 타깃을 삼은 지역은 중국이었다. 당시 '페이커' 이상혁(T1) 등 인기 게이머들이 중국으로 가서 팬 미팅을 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도 많은 팬이 롤파크를 방문해 현장에서 LCK 경기를 관람했다. 후야닷컴(虎牙直播)은 2018년 LCK 중계권을 구입해 중계를 시작했다. 결승전일 경우 호스트(主持人 : 중국서 호스트의 개념은 진행자 겸 인터뷰어를 의미)를 파견해 현장에서 선수 인터뷰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시절 끊겼던 오프라인 경기가 재개되면서 사라졌던 중국 팬들이 펜데믹이 끝난 후 돌아왔다. 현재까지도 경기장에 많은 중국 팬이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방문한다. 그렇지만 후야닷컴의 중계권 포기로 인해 중국 내 관심도가 조금씩 줄어들었다. 오히려 반응이 커진 지역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이다. LCK도 이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2018년 락스 타이거즈를 인수한 한화생명e스포츠는 게임단 중 가장 먼저 베트남에서 팬 미팅을 진행했다. 한화생명이 베트남을 선택한 이유는 법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생명보험사 중 해외법인 가운데 최초로 누적 순이익 흑자를 달성한 곳이 베트남이다.
LCK와 베트남 팬들과의 교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됐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코리아 트래블 페스타'를 진행했다. 올해도 최초 외국인 선수이자 베트남 국적인 DRX '레이지필' 쩐 바오 민, '유칼' 손우현, 농심 레드포스 '리헨즈' 손시우, '킹겐' 황성훈, 한화생명e스포츠 스트리머인 '스맵' 송경호가 행사에 참여했고 반응도 뜨거웠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번 행사서 총 7만 명(추정치)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행사에 참가했던 한 관계자는 "많은 팬이 방문과 함께 LCK 선수들을 아이돌로 보는 것에 대해 매우 놀라웠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이 언급하는 베트남 내 최고 LCK 스타는 OK 저축은행 브리온 탑 라이너 '모건' 박루한이다. 이에 LCK는 2023년 '모건' 박루한을 초청해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베트남 최대 규모 박람회인 호치민 국제관광엑스포(ITE)서 한국 관광 토크쇼 및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 당시 현장에 만 명이 넘는 팬들이 방문했다고 한다.
베트남에서는 LCK를 중계하는 유튜브 채널도 생겼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에 따르면 베트남어 중계 기준 평균 분당 시청자 수(AMA·Average Minute Audience)는 전년 대비 44% 성장했다.
DRX 원거리 딜러 유망주였던 '레이지필' 쩐 바오 민은 데뷔 1년 6개월 만에 1군으로 콜업됐다. 팀의 주전으로 올라선 '레이지필'은 LCK 외국인 선수 최초로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POM)에 선정됐다. 최근 LCK이 열리는 롤파크에서는 북미, 유럽, 중국 팬뿐만 아니라 베트남 팬들의 많이 늘어났다.

2018년 LCK보다 앞서 프랜차이즈를 도입한 중국 LPL은 지역연고제를 도입했다. 상하이를 중립 지역으로 놓고 지역 연고를 원하는 팀은 해당 지역에서 경기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재 LPL에서 지역 연고를 채택한 게임단은 징동 게이밍(베이징), LNG(쑤저우), 닌자 인 파자마스(심천), WE(시안)다.
지역 연고제의 장점은 선수가 아닌 게임단을 응원하는 팬이 생긴다는 거다. 게다가 홈 경기를 치를 경우 티켓 수입과 머친다이징(MD) 상품을 팔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LCK에서는 지난해 T1이 경기도 고양시에서 홈 스탠드 경기를 진행했다. 올해 7월에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3일 동안 'T1 홈 그라운드'라는 이름 하에 LCK,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정규 리그가 열릴 예정이다.

특정 지역서 경기를 치르는 행사도 장단점은 존재한다. T1, kt 롤스터, 젠지e스포츠 등 인기 있는 게임단이 주체일 경우 흑자를 내기 위한 플랜을 짤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게임단을 제외한 다른 팀의 경우에는 이런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쉽게 접근하기 힘들 거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한 관계자는 "지역 연고제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는 홈 스탠드, 홈 커밍데이의 장점은 '수익'이다. 게임단이 직접 티켓 값을 정할 수 있다. MD 상품도 경기장 안에서 판매가 가능하다"라며 "하지만 팬층이 두터운 일부 팀을 제외하면 나머지 팀들은 섣불리 일을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