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새 챔피언된 삼성, 왕조로 거듭나길

2017-11-0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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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2017의 왕좌를 차지했다.

삼성 갤럭시는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롤드컵 2017 결승전에서 2015년과 2016년 롤드컵을 연달아 우승한 SK텔레콤 T1을 맞아 3대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정상에 올랐다.

삼성의 우승은 세계 LoL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2016년 롤드컵에서 깜짝 준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국내외 대회에서 세운 커리어가 SK텔레콤 T1에 비해 한참 떨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은 2014년 롤드컵에서 한 차례 우승하긴 했지만 그 때 멤버들 중에서 지금까지 선수단에 남아 있는 사람은 최우범 감독 한 명 뿐이다. 당시 삼성은 화이트가 우승, 블루가 4강에 오르면서 단일 팀으로는 한 시즌에 최고의 성적-이후에는 하나의 브랜드가 두 개의 팀을 운영하지 못하게 됐다-을 거뒀지만 감독, 코치, 선수들 모두 팀을 재계약을 하지 않고 팀을 떠났다.

그로 인해 삼성은 혹독한 리빌딩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2015년 스프링에서 롤드컵은커녕 챔피언스 코리아 결승 진출 경험도 없는 선수들로 새로 팀을 꾸린 삼성은 승강전까지 치러야 했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경험이 없던 아마추어 출신 선수들은 경험을 쌓아갔고 '앰비션' 강찬용과 같은 고참급 선수와 '룰러' 박재혁을 필두로한 챌린저스 출신 인재를 영입하면서 전력을 보강했다. 그 결과 2016년 모두의 예상을 깨고-일각에서는 가장 대진운이 좋은 팀이라는 혹평도 있었다-롤드컵 결승까지 진출해 준우승의 영광을 이뤄냈다.

2017년에도 삼성을 주목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과 서머에서 두 번 모두 포스트 시즌에 올라갔지만 삼성은 결승 티켓은 손에 넣지 못했다. 스프링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쳤지만 kt 롤스터에게 0대3으로 패했고 서머에서는 3위를 차지했지만 치고 올라오는 SK텔레콤의 기세를 막지 못하고 0대3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삼성은 확실히 달라졌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상승세를 3대2로 꺾으면서 최종전에 올라갔고 누가 봐도 삼성보다 강했던 kt를 3대0으로 격파하는 이변을 만들어내면서 롤드컵 티켓을 손에 넣었다.

롤드컵 16강 그룹 스테이지에서 삼성은 반신반의의 성적을 냈다. 중국 대표 로얄 네버 기브업에게 두 번 모두 패했고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통과했던 1907 페네르바체 e스포츠에게도 질 뻔한 적이 있었다. 한국 대표 롱주 게이밍이 6전 전승, SK텔레콤 T1이 5승1패로 각 조 1위로 올라왔지만 삼성은 4승2패로 8강에 진출하면서 롱주와 대결해야 했다.

롱주전에서 삼성은 기가 막힌 플레이를 연달아 보여주면서 3대0 완승을 이끌어내며 토너먼트를 뒤흔들었고 여세를 몰아 4강에서도 월드 엘리트를 3대1로 꺾었다. 분위기를 확실하게 탄 삼성은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 SK텔레콤을 3대0으로 완파하면서 소환사의 컵을 3년만에 들어 올렸다.

인고의 시간을 경험한 삼성은 왕조에 도전한다. 롤드컵이라는 세계 최고의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를 우승했지만 2014년 이후 롤챔스에서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삼성이다. 세계 최강으로 군림한 팀이 한국을 제패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2017년 세계 최강 삼성의 2018년 도전은 한국 제패부터 다시 시작한다. 현재 스쿼드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삼성이 2018년 한국 최강과 세계 최강을 모두 이루는 왕조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