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eK리그 챔피언십 시즌 1은 수많은 이변을 낳으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승격팀 광주FC가 있었다. 광주는 승격 첫 시즌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최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런 광주의 에이스는 고등학생 황세종이었다. 승강전에서 올킬을 기록하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았던 황세종은 최상위 리그에서 맞는 첫 시즌에서도 그 기대에 부응하며 유감없이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다.
황세종의 날카로운 크로스 플레이를 앞세운 시원한 공격 전개는 eK리그 챔피언십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그는 2라운드 개인전에서도 4강에 오르며 확실하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렇듯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황세종으로부터 한 시즌을 마친 소회를 들어볼 수 있었다. 지난 시즌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한 그는 다가올 차기 시즌에 대한 굳은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축구를 좋아해 시작한 'FC 온라인', 그리고 발견한 재능
신예 황세종이 처음 'FC 온라인'을 접하게 된 계기는 축구 사랑이었다고 한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축구하는 걸 좋아했다. 잘하지는 않고 취미로 즐겼다. 친구들과 주말에 계속 축구를 했다"며 "게임에서도 축구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게임을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잘해졌다. 처음에는 키보드로 하다가 패드로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패드로 하니까 공식 경기 100위를 찍게 됐다. 그때부터 프로게이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재능을 발견한 황세종은 데뷔하기 전부터 공식 경기(랭크 게임)의 강자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그는 "공식 경기를 하면서 프로게이머와 상위 랭커들을 만나게 됐는데, 거기서 1등을 찍기 위해 연습하고 노력했다. 그리면서 만약 eK리그 챔피언십에 뛰게 되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런 과정을 거쳐 eK리그 챔피언십에 데뷔한 황세종은 광주 돌풍의 중심으로 내로라하는 기존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놀라운 점은 그가 아직 학생 신분이라는 것이다. 황세종은 타이밍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학 때 대회를 시작했다. 학기 중에 대회에 나가려면 체험학습계를 비롯해 내야 하는 서류가 많다. 그런데 방학이라 그런 절차가 없어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친구들과의 일화를 말하는 그에게서 'FC 온라인' 신예 황세종이 아닌, 고등학생 황세종의 모습이 엿보이기도 했다. 황세종은 "친구들이 동영상 사이트의 알고리듬으로 인해 저를 봤다고 하더라.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며 "리그 끝나고 나서 친구들과 밥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대회 때 곽준혁 선수와 사진 찍었다고 자랑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성공적이었던 첫 시즌…그 안에서 느낀 아쉬움
이번 시즌 황세종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성적도 성적이지만, 과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스타일 역시 한몫했다. 공격적인 축구를 선뵈는 선수들은 팬들에게 사랑받기 마련이다. 황세종은 "리그를 시작할 때 공격적인 선수가 돼야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이름을 알리고 싶어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런 다짐과 함께 보여준 플레이는 좋은 성적의 기반이 됐다.
이렇듯 공격적인 움직임을 앞세운 황세종은 지난 eK리그 챔피언십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그는 많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1라운드 때는 팀원들과 합이 잘 맞았다. 정말 열심히 했다. 이후 개인전에 나갔는데, 한 명이 16강에서 떨어지고, 또 한 명이 8강에서 떨어지면서 그때부터 부담이 생겼다.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좋은 기세로 로열로더에 도전했던 황세종은 결국 개인전 4강에서 탈락했다. 울산HD FC의 이현민을 맞아 0 대 2로 무릎을 꿇으면서 개인전을 마무리한 것이다. 이현민과의 개인전 4강을 떠올린 그는 "게임을 할 때 안되는 날이 있다. 그때는 왠지 자신감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팀전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고 말았다. 광주는 정규 리그에서 완파했던 광동 프릭스를 맞아 충격적인 0 대 4 패배를 당하며 시즌을 마쳤다. 황세종은 "3 대 3을 많이 연습했다. 그런데 연습한 만큼 대회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게 더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서 "0 대 2 되고 나서 '뭔가를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 아니고 '무조건 경기를 따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런 경직된 마음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무서운 기세를 보였던 패기 넘치는 신예에게서 신인다움이 묻어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다가올 시즌은 더욱 진지하게 임할 생각입니다."
황세종은 시즌 1을 돌아보면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의미 있는 데뷔 시즌을 보냈다는 것은 분명하다. '황제' 곽준혁을 동경하던 고등학생은 그가 동경하던 이와 같은 무대에서 뛰며 첫 시즌부터 강력한 존재감을 뽐냈기 때문이다. 황세종은 지난 시즌 1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즌을 바라봤다.
지난 대회를 치르며 배운 것에 대해 질문하자, 황세종은 "일단 사람들이 나보다 더 간절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런 큰 무대에서 대회를 하니까 경험이 쌓이는 느낌이 들었다"며 "실력이 늘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 같다"고 밝게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는 "처음 지난 시즌을 들어갈 때는 '승강전만 가자', '강등만은 면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면서 "그런데 다가올 시즌은 더욱 진지하게 임할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팀원들과 국제대회를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이번에 플레이오프에서 0 대 4로 졌는데, 차기 시즌에 다시 플레이오프를 간다면 더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황세종은 시즌 내내 현장 직관과 온라인을 통해 많은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팬들에게 더욱 재밌는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광주FC를 사랑해 주신 시청자들과 직관 오시는 팬들에게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치른다"며 "다음 시즌에도 재밌는 경기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