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중심에는 서포터 '웨이' 한길이 있었다. 한길은 '하이프' 변정현과 함께 CL 최고의 바텀 라인으로 군림했고, 스프링과 서머 모두 CL 올 프로 서포터로 뽑히는 등 맹활약했다. 그리고 이런 활약은 1군 콜업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2020년 10월, kt 아카데미 소속으로 처음 팀과 인연을 맺은 지 4년 만에 1군으로 올라선 것이다. 1군에서의 도전을 앞둔 한길은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지난 9월 LCK CL 서머 우승 후 인터뷰에서 한길은 1군 콜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더해 다른 팀이 아닌 kt 1군에서 뛰고 싶다는 뜻도 함께 전한 바 있다. 마침내 그 소원이 이뤄진 것. 한길은 콜업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이 정도 했으면 올라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런데 막상 실제로 들으니까 좋긴 좋더라. 많이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1군 콜업 당시를 회상하던 한길은 이내 자신감 또한 드러냈다. 1군 의지를 보였던 CL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한길은 "솔직히 제가 많이 잘해진 것 같다"고 자신감도 함께 나타낸 바 있다. 그때 보였던 자신감은 지금까지도 유효했다. 한길은 "kt에서 1군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번이 제일 적기일 것 같았다"며 "좋은 타이밍에 좋은 기회 받은 것 같아서 좋다"고 힘줘 말했다.
돈에 움직이는 프로 스포츠에서 신인 시절부터 한 팀에 오랫동안 머물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거듭나는 선수들은 종목을 불문하고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 마련이다. 내년이면 kt에서 햇수로 5년 차를 맞게 되는 한길. 오랫동안 kt에 몸담은 그는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로망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의 목표는 kt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한 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보면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그런 걸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 솔직히 다른 팀의 오퍼도 있긴 했다. 그런데 고민하지 않고 바로 kt와 한다고 했다. 여기가 최고인 것 같다."
▶최고 자리에서 보낸 1년…"1군 역시 자신 있다"
앞서 언급했듯 kt 2군의 2024년 행보는 대단했다. kt 챌린저스 소속으로 2024년 열린 모든 대회서 우승했던 한길은 앞서 2023년 연말에 열렸던 한중일 e스포츠 대회에서도 국가대표로 정상을 맛봤다. 무려 출전한 4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챔피언에 자리에 섰던 그는 정상의 자리에서 보낸 1년을 돌아보며 큰 자신감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강한 자신감을 보인 한길은 "한중일 대회부터 우승을 네 번 연속했다. 정규 시즌에서도 많이 지지 않고 1위를 했다. 그리고 그대로 우승까지 하니까 요즘에는 지는 경기를 많이 안 해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물론 1군은 다르긴 하겠지만, 함께 하는 형들 보면 계속 이기지 않을까 싶다. 이기는 게임 하고 싶어서 여기 남았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올해 kt 2군의 뛰어난 성적에는 '손스타' 손승익 코치의 공도 빼놓을 수 없었다. 지난해 kt 3군을 지도했던 손 코치는 2024 시즌을 앞두고 2군으로 콜업됐다. 그리고 2군에서도 지도력을 인정받아 내년에는 1군 코치를 맡게 됐다. 한길은 손 코치와 함께 한 1년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하면서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감 역시 드러냈다.
한길은 "올해 손승익 코치님을 만났는데, 처음 요구하는 바에 대해서는 솔직히 저를 포함해 선수들이 '이게 맞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다"며 "그런데 코치님이 일단 해보라고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일단 그렇게 해봤는데, 경기에 계속 이겼다. 그러면서 믿고 따르게 됐다.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손 코치와) 1군에 같이 올라오게 된 게 저에겐 의미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도 생생한 2023년의 1군 기억
kt의 내년 시즌 로스터는 한길을 비롯해 탑 '퍼펙트' 이승민, 정글 '커즈' 문우찬, 미드 '비디디' 곽보성,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로 완성됐다. 베테랑과 신인의 조합인 만큼, 경험 많은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길 역시 "설레고 빨리 경기하고 싶다. 1군에서 빨리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잘하는 사람들과 함께 섞여서 하면 더 잘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편하게 게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사실 한길은 이미 LCK에서 경기를 뛴 바 있다. 지난해 2023년 LCK 서머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 당시, 이미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직행을 확정 지었던 kt는 리브 샌드박스(現 BNK 피어엑스)전 1세트 승리 후 2세트에 CL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깜짝 출전했던 당시 kt 2군에는 한길도 포함돼 있었고, 한길은 LCK 데뷔와 함께 LCK 첫 승을 동시에 기록했다.
단 한 세트였지만, 최고 무대에서 승리하고 환호를 받았던 기억이 한길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그는 "당시 경기할 때 그 함성과 목소리를 아직도 못 잊는다. 함성이 엄청 컸다"며 "듣기로는 원래 경기에서 보다 저희에게 더 큰 소리를 질러주셨다고 하더라. 그때의 기억이 엄청 동기부여가 됐다. 그래서 빨리 (롤파크에서) 경기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