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KeSPA컵, 프리시즌을 파악하는 무대로

2017-11-18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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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 게임즈는 한 시즌이 종료될 때마다 대규모 패치를 진행한다. 특정 역할군의 챔피언을 크게 조정하거나 랭크 시스템의 변화를 주는 등 1년 농사를 위한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대규모 업데이트를 확인한 이용자들은 무지의 상태에서 다시금 농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시작점인 프리시즌은 말그대로 전쟁이다.

시즌8 프리시즌은 유독 치열했다. 룬과 특성이 통합된 신규 룬 시스템이 도입되며 LoL이 확 뒤바뀐 것이다. 이용자들은 '꿀팁'과 '꿀 챔피언'을 찾기 위해 열을 올렸다. 하지만 그들의 연구 결과가 메타를 뒤흔들 만한 'OP(Over Powered)'인지, 아니면 잠깐의 거품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이들에겐 길잡이가 필요하고, 그 역할은 프로 레벨의 전문가들이 할 수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신규 시스템에 대한 방향성을 잡아주기 위해 여러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은 해설위원이나 선수들을 초빙해 해설 영상을 제공하는 것. 이번 프리시즌에선 포지션별로 '풀이시즌'을 진행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에겐 조금 시각적이고 직관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결국 이 룬이 게임 내에서 어떤 파괴력을 지니고, 어떤 챔피언에게 잘 어울리냐는 것이다. 이런 게임 내부적인 상황을 조금 더 재밌는 방법으로 학습할 수 있다면 단연 최고다.

사실 직관적이고, 시각적으로 선수들의 '꿀팁'을 보여주는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바로 대회다. 팬들은 대회를 통해 높은 평가를 받는 챔피언과 조합, 아이템을 확인할 수 있다. LoL에 누구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선수들이 중요한 대회에서 꺼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증명이 되기 때문이다. 대회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핵심 메타를 쏙쏙 흡수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에는 윈터 시즌이나 리그 프리시즌을 통해 신규 메타를 일찍이 맛 봤다. 윈터 시즌은 11월 초부터 약 두달 간 치르는 정규 시즌이었고,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프리시즌은 12월 중 3주 정도 진행되는 일종의 시범 경기였다. 두 대회는 모두 일부, 혹은 대회 기간 내내 프리 시즌이 시작된 패치 버전이 적용돼 치러졌다.

두 대회는 각각 2014년, 2015년을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췄다. 그리고 공백이 된 일정을 채운 것이 KeSPA컵이다. 하지만 KeSPA컵은 11월 중순 경에 열려 프리시즌 패치로 진행되지 못했다. 프리시즌 메타의 이해도를 높여주던 대회의 맥이 끊긴 것이다.

다만 KeSPA컵 2017은 달랐다. 개막 시기가 미뤄짐에 따라 프리시즌이 시작된 7.22 패치가 적용된 것이다. 팬들은 KeSPA컵을 통해 프로팀들의 '꿀팁'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사실 KeSPA컵을 프리시즌 중간 점검 단계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LoL 월드 챔피언십 서킷 포인트가 걸려있지 않아 비교적 부담이 덜한 대회에서 선수들이 연구 결과를 점검할 수 있도록 말이다. 게임단 입장에선 정규 시즌에 돌입하기 전 준비한 메타를 실전에서 활용하고, 그에 따른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팬들은 선수들의 연구 결과를 보며 빠르게 메타에 적응할 수 있다.

한 시즌이 종료되고, 대규모 업데이트가 적용되면 팬들은 정반대의 반응을 보인다. 이런 변화가 즐겁다는 측과 점점 적응하기 어렵다는 측이다. 전자의 경우 문제가 없지만 후자의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도와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하나의 방법으로 대회, KeSPA컵을 이용했으면 좋겠다.

매년 LoL을 새롭게 만들어주는 프리시즌 업데이트. 그 흐름에 올라탄 우리는 적응의 무대가 필요하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