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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역주행 특집] '카생(生)카사(死)' 김대겸 해설 위원

이소라 기자

2019-02-05 01:49

[카트 역주행 특집]  '카생(生)카사(死)' 김대겸 해설 위원
안녕하세요. 카트라이더 1세대 프로게이머이자 지금은 카트라이더 리그 해설로 활동하고 있는, 카트라이더에 살고 카트라이더 죽는 김대겸 입니다.

최근 카트라이더가 PC방 순위 역주행을 하는 것은 물론 리그 역시 현장 티켓이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제가 아끼고 사랑하는 게임이 이렇게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한 마음마저 들고 있습니다.

한때 동식 접속자수 22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 했지만 한동안 카트라이더는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듯 해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PC방 순위가 톱10까지 뛰어 올랐고 리그 역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다시 카트라이더가 처음 나왔던 2004년으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행복한 마음으로 카트라이더는 왜 역주행을 시작했는지 팬들께 알려드리게 돼 정말 기분이 좋네요. 게임 내적인 분석은 카트라이더 개발팀에게 양보하고 저는 카트라이더 리그 해설자 입장에서 리그 중심으로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카트라이더, 보는 재미가 있는 게임

우선 카트라이더는 하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모두 잡은 게임입니다. e스포츠로 성공하려면 하는 재미와 더불어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카트라이더는 많은 게임 가운데 내가 한 번도 플레이 해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즐겁게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게임입니다. 룰이 단순하고 그래픽이 직관적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 이해하기가 쉽죠.

스피드전의 경우 즐기는 진입장벽은 높을 수 있지만 스피드전을 보는 진입장벽은 어떤 게임보다 낮습니다. 그 부분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카트라이더 리그 현장은 연령대가 정말 낮은 아이는 물론 가족 단위로 구경오시는 분들도 눈에 띕니다. 다른 게임이 가질 수 없는 매력이죠.

카트라이더 리그는 유저들에게 마치 선생님 같은 역할을 합니다. 스피드 개인전에서는 선수들이 선보이는 빌드가 유저들에게는 너무나 좋은 강의 영상입니다. 어떻게 가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지 혹은 멀티에서의 사고회복 능력까지 시청 하는 것만으로 최상급 선수들의 플레이를 배워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피드 팀전에서는 개인전과는 다르게 4명의 선수가 포지션별로 해야할 플레이와 팀워크 역시 확인이 가능하죠.

아이템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선수들이 어떤 타이밍에 어떤 아이템을 사용하는지 직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죠. 리그 영상이 카트라이더를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가이드 영상으로 제공됩니다.

게임을 하는 것이 재미있다 해도 보는 것까지 재미있는 게임은 드뭅니다. 마치 개발 단계부터 e스포츠를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카트라이더는 보는 재미와 하는 재미를 동시에 잡은 훌륭한 게임이기에,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다시 역주행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리그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주는 선수들

카트라이더가 역주행 할 수 있는 두 번째 이유는 개인방송의 인기 상승을 들 수 있는데요. 그 중심에는 살아있는 카트라이더 리그의 전설이자 최근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크리에이터 문호준이 있습니다.

사실 카트라이더 리그를 이야기 할 때 문호준을 빼는 것은 스타크래프트 역사를 이야기 하면서 임요환의 이야기를 빼는 것과 같고 리그 오브 레전드를 이야기 하면서 ‘페이커’ 이상혁의 이야기를 안 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 리그가 오래 지속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려면 그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존재해야 합니다. e스포츠를 시도한 많은 게임들이 스타 탄생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는 이유도 스타의 존재가 리그의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카트라이더 리그는 운이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1세대에서는 쑥스럽지만 제가 나타났고 문호준이라는 최고의 선수가 자연스럽게 바통을 이어 받으면서 팬들이 주목 할 수 있는 스타가 지속적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문호준은 카트라이더 리그를 넘어 e스포츠에서도 주목 받을 기록들을 세웠습니다. 단일리그 최초 10회 우승을 일궈냈고 카트라이더 리그와 관련된 모든 개인상을 휩쓸면서 명실상부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최근 문호준은 선수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로서도 엄청난 역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문호준의 인기 상승은 카트라이더 리그 인기 상승으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 카트라이더가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있는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문호준뿐만 아닙니다. 오랜 시간 묵묵히 개인방송으로 카트라이더를 홍보해준 김택환, 형독, 이중대, 김상수 등등 빠지면 섭섭해 할 친구들도 많네요.

그리고 카트라이더는 마치 자신의 일처럼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는 선수들이 존재합니다. 아이템전의 진가를 알려주고 있는 이은택과 강석인, 선수에서 감독으로 깜짝 변신한 박인재는 카트라이더 리그 부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문호준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유영혁 역시 리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최근 문호준의 자리를 위협하는 박인수라는 존재가 등장했는데요. 그동안 숱한 선수들이 도전했지만 실패했던 황제 자리 빼앗기 작전을 이번 시즌에 박인수가 성공할 수 있을지도 흥미를 모읍니다. 이렇게 카트라이더는 선수들은 다양한 캐릭터를 가지고 리그를 끌어 가면서 게임의 역주행을 이끄는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넥슨의 지속 적인 리그 개최

카트라이더 역주행에 리그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꾸준히 리그를 개최한 넥슨의 선견지명이 있었습니다. 만약 넥슨이 카트라이더 인기가 하락했을 때 리그를 중단했다면 지금의 역주행은 불가능 했을지도 모릅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리그 만큼은 놓지 않았습니다. 게임이 하향세를 걷고 현장을 찾는 팬들이 줄어들었을 때도 넥슨은 지속적으로 리그를 열었죠. 돌아오는 반응이 싸늘하고 악플만 있어도 넥슨은 꿋꿋하게 리그를 진행하면서 언젠가는 자신들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 기다렸습니다.

결국 넥슨의 꾸준함은 게임의 역주행이라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만들었습니다. 게임과 리그의 시너지 효과는 현재 역주행이라는 결과를 내고 있죠. 아마도 두 시스템이 없었다면 이 정도의 결과는 이끌어 내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장의 이득만 보는 것이 아니라 멀리 보고 리그를 지속했던 넥슨의 생각은 결국 선수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줬고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콘텐츠를 제공해 줬습니다. 게임과 리그 모두 행복한 지금, 넥슨의 꾸준한 리그 개최는 ‘선견지명’이라는 단어로 감히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넥슨은 1년에 두 번의 정규리그를 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덕에 선수들은 더욱 의욕적으로 변했죠. 대회가 장기적으로 열리는 것이 선수들에게는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래서인지 경기력도 올라가면서 이번 시즌 명경기들이 속출하고 있죠. 자연스럽게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다음 시즌에는 기업 후원 팀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리그가 사랑 받으려면 팬들이 존재해야 가능하죠. 카트라이더 리그가 하향세를 걸을 때도 꾸준하게 현장을 찾고 응원해 주신 팬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역주행도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카트라이더 리그를 사랑해 주셨던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해설자가 되겠습니다. 계속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정리=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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