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시즌을 마친 이상민의 다음 선택은 해외 진출이었다. 행선지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오브 디 아메리카(LTA)의 클라우드 나인(C9)이었다. 아메리카스 지역을 대표하는 강팀에서 첫 1군 데뷔를 앞둔 그의 표정은 밝았다. C9 복한규 감독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상민을 심사숙고 끝에 뽑은 미드라이너로 소개하며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복 감독이 보인 자신감처럼, 이상민 역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서 이상민에게 해외 진출 계기를 물었다. 그는 "처음에는 해외 팀까지는 생각이 없던 것이 사실이다"고 입을 뗐다. 하지만 이어서 "그런데 생각을 바꿔서 한 번 해외로 나가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고 싶었다. 해외에서도 먹히는지 보고 싶었다. 그리고 가서도 잘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아메리카스 지역으로의 이동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했듯 이상민은 2024년 시즌을 한화생명 2군에서 보내며 LCK CL 스프링과 서머서 모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스프링과 서머 사이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스프링의 경우 정규 리그 마지막까지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친 반면, 서머서는 정규 리그 초반 최하위까지 처지는 등 부침을 겪은 것.
결국 어려웠던 상황을 잘 수습했던 한화생명은 정규 리그 4위로 여름에도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낙차가 컸던 1년을 돌아본 이상민은 "이번 한 시즌을 보내면서 얻은 것도 많았고, 약간의 실패로 인해서 더 발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다음 시즌을 더 잘 보낼 수 있도록 그 실패했던 부분을 다시 복기하면서 나아갈 예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슈퍼 팀'으로 불렸던 C9은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에 실패했다. 서머 직전 부임했던 복한규 감독은 내년 시즌을 위해 새로운 로스터를 구성했다. 그 결과 탑 '타나토스' 박승규-정글 '블래버' 로버트 후앙-미드 이상민-원거리 딜러 '즈벤' 제스퍼 스베닝슨-서포터 '벌컨' 필립 라플레임으로 이어지는 로스터를 완성했다.
한국에서의 부트 캠프를 통해 처음 팀원과 만난 이상민은 팀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 팀 생활에 있어서는 되게 편하다. 동료들 모두 유쾌하고 착한 것 같다"며 "제가 영어를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대화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 그렇다 보니까 서로 대화하면서 유쾌하고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을 벗어나 첫 해외 무대를 도전하는 상황. 그의 말처럼 소통이 아예 안 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한국인 동료 박승규와 감독 복한규의 존재는 클 수밖에 없다. 이상민 역시 이에 동의했다. 그는 "많이 도움을 받고 있다. 언어나 팀 생활에 있어서 불편한 점이 있으면 바로바로 도움을 준다"고 웃으며 말했다.
새로운 시즌은 1월에 출발한다. LTA의 첫 번째 스플릿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피어리스 드래프트로 치러진다. 이상민은 올해 CL에서 뛰며 피어리스 드래프트를 경험한 바 있다. 그는 "피어리스 드래프트로 챔피언 폭이 상당히 늘었다. 또, 챔피언이 빠졌을 때 그다음 세트에서 강한 챔피언이 뭔지를 더 빨리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실제로 해봤으니까 경험을 기반으로 내년에도 준비 잘하면 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인터뷰 내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임했던 이상민의 내년 꿈은 롤드컵이었다. 그는 "당연히 롤드컵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디. 실제로 스크림 성적도 굉장히 좋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다. 팀 호흡도 괜찮고 앞으로 보완할 점만 고친다면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롤드컵 진출을 목표로 열심히 할 것이고, 항상 응원해 주신 팬들께 감사하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으로 뵐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