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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릴레이 인터뷰] 01라인-황제 넘어, 최고 꿈꾸는 한화생명 배성빈

김현유 기자

2020-09-30 15:19

[카트 릴레이 인터뷰] 01라인-황제 넘어, 최고 꿈꾸는 한화생명 배성빈
카트라이더 리그에 있어서 '황제' 문호준을 넘어서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은 차치하더라도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문호준 선수가 세운 기록들, 위상, 상징성은 몇 번의 우승으로는 넘볼 수 없는 것들이죠.

많은 선수들이 문호준 선수를 잇는 황제가 되고 싶어 하지만 여기 이 선수는 감히 황제보다도 잘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황제의 남자, 화제의 01라인, 떠오르는 에이스 결정전 강자. 이번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한화생명e스포츠의 배성빈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잘하는 친구를 이겨보겠다고 게임을 하다가 프로게이머가 됐다는 남다른 데뷔 계기를 전한 배성빈은 인터뷰 내내 의외의 승부욕으로 기자를 놀라게 했는데요. 카트라이더에 대한 열정과 야망은 물론 인터뷰도 잘하고 싶다며, 한 번 시작한 것은 끝을 봐야하는 성격이라고 조근조근 말을 이어가는 배성빈 선수의 반전 매력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배성빈 선수는 조용하지만 힘 있게,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습니다. 01라인도, 문호준 선수도 모두 넘어서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배성빈 선수. 최고의 자리를 꿈꾸는 배성빈 선수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DES=안녕하세요, 이렇게 단독 인터뷰는 처음인 것 같아요.
배성빈=안녕하세요, 한화생명e스포츠의 배성빈입니다. 이렇게 따로 인터뷰를 하는 건 처음이에요. 사실 전에 다른 선수가 저를 지목한다고 하기에 하지 말라고 했었거든요(웃음).

DES=그동안 경기 후에 인터뷰를 했을 때는 굉장히 수줍은 모습이라 오늘 인터뷰를 앞두고 살짝 걱정을 하면서 왔어요.
배성빈=인터뷰는 많이 하다 보니 늘었어요. 부모님께서도 보시더니 처음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처음에는 계속 어버버 거리고 떨고, 목소리도 작아서 잘 안 나왔고 말도 바로바로 안 나와서 기다리게 하고 그랬거든요. 심지어 인터뷰를 잘하고 싶어서 전날에 적어오거나 외워오기도 하고 그랬어요(웃음).

DES=인터뷰에 뜻이 있었군요.
배성빈=네, 인터뷰도 잘 하고 싶어요. 한 번 하게 된 일들은 어떤 거든 잘 하고 싶잖아요, 욕심이 큰 것 같아요(웃음). 지금은 프로게이머지만 프로게이머가 아니었어도 뭔가 하나에 빠져서 했으면 끝장을 보지 않았을까요?

DES=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네요. 혹시 프로게이머 전에는 뭘 하고 싶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배성빈=정말 어렸을 때는 의사가 꿈이었는데 아픈 사람들 보면 도와주고 싶고 그랬던 게 있었어요. 그렇게 되기 어려운 줄은 몰랐죠(웃음). 프로게이머를 목표로 한 건 나중이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에 빠져버려서 어떻게 보면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게 진짜 좋은 것 같아요.

DES=박현수 선수가 다음 인터뷰 주자로 지목을 하면서 "PC방에서 같이 게임하던 우리가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감회를 전하더라고요,
배성빈=현수와는 중3때부터 온라인을 통해 친해졌어요. 좀 신기해요. 둘 다 같은 위치에서 시작해서 우승권 팀에 들어오게 됐으니까요. 그때 비슷하게 못했다는 건 동의합니다(웃음). 현수도 저도 같이 성장해나간 것 같아요.

DES=이제는 두 선수다 카트 리그를 대표하는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어요. 선의의 라이벌이라고 볼 수도 있을까요?
배성빈=01년생 친구들이 잘하는걸 보면 더 잘하고 싶죠. 사실 다른 선수들이 잘하는 걸 봐도 그 선수보다 더 잘하고 싶어요.

DES=승부욕이 정말 강한가 봐요.
배성빈=제가 생각해도 승부욕 엄청 세요. 지면 많이 화나고 계속 되돌아보고…….표현을 잘 안 해서 드러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렸을 때부터 승부욕이 남들보다 많았어요. 카트라이더라는 게임을 다시 시작한 것도 잘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거 이겨보겠다고 엄청 하다가 된 거거든요. 정작 그 친구는 이제 안 하죠(웃음).

[카트 릴레이 인터뷰] 01라인-황제 넘어, 최고 꿈꾸는 한화생명 배성빈


DES=처음에는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던 건가요?
배성빈=프로게이머 생각은 없었고 그냥 게임이 재밌어서, 이기면 좋고 또 지면 그 사람을 이기려고 다시 하고 그랬죠. 그렇게 계속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신기하죠. 그 친구 이기는 게 뭐라고……. 그것 말고도 대회를 가끔 봤는데 그런 게 제가 프로게이머가 되는데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DES=문호준 선수와는 어떻게 한 팀이 되게 됐나요.
배성빈=제일 처음에는 호준이형이 듀얼레이스3 결승 준비하고 있을 때 연습을 도와주다가 알게 됐어요. 저는 그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호준이형은 그때 저를 알았을 거예요. 그러다가 같은 클럽에 들어가게 됐고 듀얼레이스X에서 한 명이 빠지면서 그 자리에 호준이형이 저를 불러줬어요. 그때부터 인연이 시작되지 않았나 싶어요.

DES=정말 전설적인 선수와 한 팀이 된 거잖아요. 기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했을 것 같은데.
배성빈=신기하고 엄청 부담스러웠죠. 영훈이형과 호준이형은 우승도 많이 하고 유명한 선수들이었잖아요. 도현이도 신인이었지만 온라인에서 엄청 이름을 떨쳤거든요. 저는 '쌩'신인인데다가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거든요.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DES=팀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겠어요.
배성빈=부담이 크다보니 연습 때마다 라인도 내주게 되고 많이 양보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할 때는 해줘야 하는데 양보해버리니까 팀플레이에 도움이 안 되는 플레이라서 팀원들에게 그런 게 너무 미안했어요. 혼자 할 때는 팀에 도움이 되고 싶고 이기고 싶어서 엄청 열심히 연습했어요.

팀원이니까 믿고 양보해주는데 팀원에게는 좋을 수 있지만 제게는 내가 잡아야하는데, 내가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잘해서 이겨야 하는 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항상 캐리해서 이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호준이형이 있지만 저는 제가 잘해서 이기고 싶어요.

DES=그렇다면 본격적으로 그런 야심(?)을 겉으로 드러내게 된 건 언제였나요.
배성빈=듀얼레이스X가 끝나고 19 시즌1때 팀전 예선 탈락을 하고 개인전만 나갔어요. 또 온라인 멤버를 짜서 플레임 팀 연습을 도와줬는데 그때 연습을 엄청 많이 했거든요. 잘하는 선수들과 붙었는데 할 만한 거예요. 원래는 따라가느라 바빴는데 1등도 하고 잘하더라고요(웃음). 그러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 같아요. 그 때 많이 늘어서 시즌2때 다시 팀에 불러준 것 같아요. 고생했던 것들이 결국 좋게 작용했죠.

DES=요즘 배성빈 선수 하면 에이스 결정전을 빼놓을 수 가 없잖아요. 이런 자신감이 에이스 결정전 출전까지 이어진 건가요.
배성빈=저희 팀이 져도 5등 안에는 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5등에서 충분히 다 잡고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패배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 않았어요. 그래서 에이스 결정전에 나가고 저를 알리고 싶고, 제 손으로 팀에 승리를 안기고 싶었어요.

DES=인터뷰 자리를 빌려 첫 에이스 결정전의 소감을 안 들어 볼 수 없겠네요.
배성빈=첫 에이스 결정전인데 상대가 경험이 많은 영혁이형이라 더 기분이 좋았어요. 처음 출전했을 때는 심장이 정말 터질 것 같았는데 이기고 나니까 '아 에결 이기니까 진짜 재밌다, 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진짜 또 나가게 되더라고요(웃음).

DES=경험이 적은 선수가 에이스 결정전에서 활약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요. 최근 에이스 결정전 활약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배성빈=게임 내적으로는 팀에서 연습을 할 때 1대1을 연습했던 것들이 도움이 됐어요. 몸싸움이나 빌드나 그런 것들을 활용해서 이길 수 있었어요. 또 처음에 에이스 결정전을 나갔을 때 저희가 스피드전을 0대3으로 졌는데 제가 너무 못했거든요. 그게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나는 이 정도가 아닌데, 에이스 결정전 나가서 보여줘야겠다, 하는 야망도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카트 릴레이 인터뷰] 01라인-황제 넘어, 최고 꿈꾸는 한화생명 배성빈


DES=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전 인터뷰에서 01라인 1위로 올라서고 싶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워낙 조용한 선수다 보니 이렇게 욕심이 있는 줄은 몰랐어요.
배성빈=개인적인 욕심은 당연히 있어요. 항상 잘하고 싶고 팀이 퍼펙트로 이겨도 제가 못하면 만족을 못해서 팀의 승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제가 잘해서 이기면 정말 좋아요. 경기 결과를 보면 다시 해서 이기고 싶고 01라인 뿐 아니라 다 "제끼고" 싶죠(웃음).

DES=그만큼 개인전에 대한 욕심도 크겠네요. 사실 지난 시즌 개인전이 많이 아쉬웠잖아요.
배성빈=지난 시즌에는 팀전만 생각해서 개인전은 아예 배제시키고 연습을 했는데 팀전 우승을 한 번 하고 나니 개인전에도 욕심이 생겨서 둘 다 연습을 하고 있어요. 이번 시즌에는 팀전도 개임전도 연습량을 늘렸어요. 팀원들 다 같이 빡빡하게 연습을 하니 힘도 나고요.

팀전 우승의 가치가 높다 보니 연습을 팀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떨어졌을 때도 연습을 안 해서 떨어진 거라 생각해 엄청 슬프진 않았어요. 연습했으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바로 다음 시즌을 준비했죠. 연습 하고 진 것과 안 하고 진 것 차이인 것 같아요. 팀전 준우승을 했을 때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도 지니까 너무 슬프더라고요.

DES=문호준 선수가 카트라이더라는 종목에서 가지는 위상이 워낙 남다르잖아요. 그런 선수가 있는 팀에서 에이스가 되고 싶다는 게 보통 선수들은 생각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배성빈=에이스가 되고 싶은 마음은 어떤 팀을 가도 무조건 있을 거예요. 개인적으로는 1등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등수에 맞게 플레이하는 게 잘한다고 생각해서 제 등수에 맞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뒤에서는 앞으로 치고 나가기보다 상대가 못 올라오게 막고 싶고, 중간 순위면 미들 싸움에서 이기고 싶고 1등으로 가면 또 잘 달리고 싶고…….하이라이트에 제 이름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에이스 결정전 끝나고 하이라이트 정말 많이 돌려봤어요(웃음).

DES=팀에서 문호준 선수에게 게임 내외적으로 많은 걸 배웠겠어요.
배성빈=호준이형은 많이 듬직하고 게임할 때는 정말 엄격해요. 게임할 때는 저희를 많이 끌어올리려고 하고 게임 외적으로는 잘 챙겨주시고 좋은 형이에요. 또 제가 원래 게임밖에 모르는 ‘겜돌이'였는데 팀 생활을 하면서 사회생활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걸 배웠죠. 이제는 식당에 들어가면 바로 수저 세팅하고 물 떠놓고(웃음).

DES=배성빈 선수를 응원하는 팬분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배성빈=가장 큰 건 제가 한화생명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아진 게 아닐까요. 그게 실감이 된 게 한화생명에서 팀원 이름만 발표했는데도 갑자기 엄청난 분들이 방송에 들어오시더라고요(웃음). 오히려 그런 것 때문에 좀 더 한화생명 팀으로서뿐 아니라 실력으로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아요. 한화생명이라서가 아니라 이 선수가 잘하니까 이 선수를 응원한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게 돼요.

DES=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배성빈=팬분들뿐 아니라 저를 인정하지 않는 분들에게도 잘하는 선수라고 인정받고 싶어요. 다른 선수들은 당연히 다 이기고 싶고 호준이형보다도 잘하는, 카트 제일 잘 하는 선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죠. 호준이형을 못 넘더라도 그 다음으로 이름이 언급됐으면 좋겠어요.

DES=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인데요, 다음으로 지목하고 싶은 선수는 누구인가요.
배성빈=성남 락스 한승철 선수를 지목할게요. 승철이형은 예전 온라인에서부터 알던 형이고 제가 처음 KeSPA컵에 나갔을 때 모르는 선수들이 많았는데 승철이형이 먼저 와서 말도 걸어주고 해서 친해졌어요. 그 이후로 승철이형과 프로를 도전했고 상대지만 지금까지 같이 성장해왔다고 생각해요.

DES=한승철 선수에게 한 마디 하자면.
배성빈=승철이형, 이거 뽑았다고 나 미워하지 말고(웃음). 다른 방송에서 승철이형이 생각하는 라이벌로 나와 도현이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처럼 끝까지 서로 잘 됐으면 좋겠다.

DES=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배성빈=제가 이 자리까지 온 건 팀원들뿐 아니라 팬분들의 덕분이라고 항상 생각해요. 리그가 열리는 것도 저희가 잘해서가 아니라 항상 팬분들이 계셔서라고 생각해 항상 감사드리고 기대해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최대한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응원 더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저를 이 자리까지 이끌어준 호준이형에게 항상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카트 릴레이 인터뷰] 01라인-황제 넘어, 최고 꿈꾸는 한화생명 배성빈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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