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타잔'이 보여준 소통의 모범

2020-10-1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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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잔' 이승용이 중국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리그 소속 팀 가운데 하나와 계약이 체결됐고 내년 스프링부터 본격적으로 뛴다고 SNS를 통해 '본인피셜'로 밝혔다. 이승용이 팀의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어느 팀인지 추측하는 기사가 나오기는 했다-이는 이승용을 영입하는 중국 팀 쪽에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용이 어느 팀의 유니폼을 입을지가 가장 궁금한 시점이지만 조만간 중국에 입국하게 되면 '오피셜'로 등장할 것이기에 팬 입장에서는 1~2주 정도만 기다리면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떠나 중국 리그에서 활동할 이승용은 힘이 되어준 팬들에게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감사의 뜼을 전했다. 이승용은 "내년에 LPL에서 뛴다"라고 밝히면서 "서머 시즌 동안 자신의 개인 방송을 시청해준 팬들에게 뭔가를 드리고 싶다는 뜻에서 기부를 했다"라면서 인증서를 글 마지막 부분에 붙였다. '인증샷'으로 남아 있는 사진은 이승용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10월 12일자로 500만 원을 후원했다는 확인서였다.

이승용은 "중국으로 가게 되면 지금까지 취미삼아 했던 개인 방송을 잠시 접어두고 팀 연습에 집중하게 될 것 같다"라며 "서너달 정도 짤막하게 했던 개인 방송에 과분하게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셨기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개인 방송을 통해 후원 받은 금액을 비롯한 방송 수익에다 사비를 조금 보태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후원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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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용이 SNS에 올린 후원 확인서(사진=이승용 SNS 발췌).

이승용은 '타잔'이라는 아이디처럼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에서 정글의 왕으로 군림했던 선수다. 2018년 서머에서 그리핀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이승용은 세 시즌 연속 팀을 결승전에 올려 놓았고 2019년에는 월드 챔피언십에도 출전할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선보였다.. 2019년 말 팀에 내분이 일어나는 아픔을 겪었고 2020년 스프링에서는 하위권을 전전했으며 승강전에서 패배하면서 급전직하하는 과정도 경험했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까지 불과 6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던 이승용은 2019년 서머 시즌에도 여러 팀으로부터 콜을 받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움직이지 못했다. 프로 선수로서 커리어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승용은 개인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면서 마음을 다잡았고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발 디딜 곳을 찾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어려울 때 곁에 있는 사람이 진짜 친구라는 말처럼 이승용에게는 소속팀 없이 지낸 지난 6개월이 가장 어려울 때였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겪었던 어려운 시기에 버팀목이 되어준 팬들의 응원과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이승용은 후원이라는 방법을 찾았다. 한창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때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후원에 참여하면서 예방 강화에 힘을 모은 적이 있지만 이승용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 사업에 써달라면서 500만 원을 쾌척했다. 금액의 크고 작음과 상관 없이 이 돈에는 이승용을 응원하기 위해 팬들이 보내준 방송 후원금과 이승용의 사비가 포함되어 있어 의미가 더 크다.

이승용은 다음 주 초에 중국으로 입국한다. 당분간 한국에서 팬들과 소통하지 못하겠지만 LPL에서 더 발전된 경기력으로 또 다른 방식의 소통을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