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원석'들이 빛나는 무대, KeSPA컵

2017-11-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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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G 광주.
리그 오브 레전드 KeSPA컵은 2017 시즌에 들어 많은 변화를 맞았다. 가장 가시적인 변화는 8강의 라운드 분리. 경기 수가 늘어남에 따라 참가팀도 14개에서 19개로 증가했다.

이런 변화를 통해 세미 프로와 아마추어 팀이 수혜를 입었다. 대회 참가 기회가 확대됨은 물론, 16강과 8강 1라운드를 통해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중하위권 팀을 상대하며 실력을 검증받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리핀은 APK 프린스와 아프리카 프릭스를 연파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8강 2라운드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리핀으로 대표되는 세미 프로만큼이나 아마추어 팀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번 KeSPA컵 2017에는 KeG 강원도와 KeG 경기도, KeG 광주광역시가 참가했는데 모두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KeG 경기도는 락스 타이거즈를 상대로 53분까지 이어지는 장기전을 연출했고, KeG 광주광역시는 진에어 그린윙스를 한 세트 잡아냈다.

메타 분석부터 밴픽, 운영과 호흡까지. 아마추어팀은 모든 면에서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특유의 거친 경기력으로 변수를 만들었다. 오랜만에 등장한 신지드, 루시안 등의 픽으로 재미를 배가시켜주기도. 승패라는 결과를 떠나 아마추어 선수들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여럿 연출됐다.

아마추어 팀들은 KeSPA컵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우선 롤챔스와 챌린저스 코리아에 출전하는 팀을 상대해봤다는 것. 심지어는 그를 곤란하게 했다는 뿌듯함 말이다. 하지만 가장 큰 성과는 공식 대회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몇몇팀 감독들이 아마추어 선수들의 연락처를 물어보는 등 관심을 표했다고 전했다. 무대에서 보인 입증은 그렇게 이어진다.

2017 KeSPA컵은 에코 시스템의 정석을 보여준다. 아마추어와 세미 프로, 프로팀이 같은 무대에 오르고, 서로의 경기력에 영향을 받아 성장하는 시스템. 단기적인 성장은 장기적으로 리그 전체의 수준을 끌어 올린다. 더군다나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프로 데뷔의 기회가 열리니 더할 나위 없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마추어와 세미 프로, 프로팀이 모두 참가하는 KeSPA컵. 규모가 커지고 참가 기회가 확대되며 그 성과가 더욱 도드라졌다. KeSPA컵에서 활약한 아마추어 선수들을 롤챔스에서 만날 날을 꿈꾸며, KeSPA컵이 에코 시스템의 핵심 리그로 거듭나길 바란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