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터키를 달굴 한국 LoL 선수들

2017-12-1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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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대표로 롤드컵에 나선 '프로즌' 김태일(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한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들이 터키 리그로 대거 합류하면서 2018년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 주에는 터키 리그에 한국 선수들이 진출했다는 소식이 유독 많이 전해졌다. '갱맘' 이창석이 터키의 전통 강호인 슈퍼 매시브 e스포츠에 미드 라이너로 합류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포문을 열었고 올스타전이 한창 진행될 때인 6일에는 정글러 '체이서' 이상현이 '프로즌' 김태일이 뛰고 있는 1907 페네르바체 입단 소식을 전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이창석은 '스노우플라워' 노회종과 함께 한다는 글을 남겼고 에버8 위너스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미드 라이너 '말랑' 김근성과 '셉티드' 박위림은 로얄 밴디츠에 입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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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슈퍼매시브 e스포츠에 입단한 '스노우플라워' 노회종(왼쪽)과 '갱맘' 이창석.

한국 선수들이 터키 리그로 눈을 돌린 것은 전적으로 '프로즌' 김태일 덕분이다. 2016년까지 롱주 게이밍에서 활약하던 김태일은 북미나 중국 등 외국 팀으로 갈 생각을 하다가 터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배구 선수인 김연경의 소속팀으로 알려져 있던 페네르바체가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만드는데 주전으로 와서 틀을 짜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 반신반의했지만 페네르바체의 적극적인 러브콜에 응한 김태일은 스프링과 서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동료들의 실력을 끌어 올리는 '준코치' 역할까지 해내면서 팀을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올려 놓았다. 페네르바체는 인터내셔널 와일드 카드전이 없어졌고 이를 대체한 플레이-인 스테이지까지 통과해 본선에 오르면서 터키 리그도 무시할 수 없음을 증명했다.

김태일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터키 리그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이야기했고 이는 선수들에게도 전해졌다. 유럽과 북미를 전전하면서 자리를 잡지 못하던 '갱맘' 이창석은 슈퍼매시브의 영입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팀이 서포터를 필요로 하자 '스노우플라워' 노회종을 스카우트해서 함께 가기로 했다.

에버8 위너스 소속으로 활동했던 '셉티드' 박위림, '말랑' 김근성이 로얄 밴디트에 간 것도 비슷하다. 2017년 들어 미드 라이너와 정글러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없이 중요해지면서-페네르바체가 이 방식으로 터키 리그를 휩쓸기도 했다-한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기준이 됐다.

터키는 사회, 문화적으로도 한국인에 대해 우호적이다. 김태일은 인터뷰에서 "터키는 치안이 잘 되어 있어 안정적이고 터키 사람들이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기도 할 정도로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서 적응하기도 쉽다"라고 이야기했다.

터키 리그는 북미나 중국, 유럽에 비해 연봉을 많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라면 꼭 한 번 밟아 보고 싶은 무대인 롤드컵에 가기 위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리그다. 한국 선수들이 많이 진출하면서 각 팀들이 경쟁력을 강화한 만큼 터키 내부 리그에서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국제 대회에 나와서는 강력함을 보여줄 수 있다.

2017년과 같은 방식으로 롤드컵이 진행된다면 터키 리그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을 통해 티켓을 2장으로 늘릴 수도 있다. 올해 동남아시아 지역은 기가바이트 마린즈가 MSI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통과하면서 2장의 롤드컵 티켓을 받았다. 터키의 윈터 시즌에서 우승한 팀이 MSI에서 선전한다면 터키가 이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터키 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의 일성은 롤드컵 진출이다. 김태일은 2년 연속 진출을 외쳤고 이창석과 노회종도 롤드컵에 가기 위해 터키행을 택했다고 했다.

북미와 유럽에서 한국 용병들이 포화 상태가 됐고 중국은 자국인으로 팀을 꾸리는 유행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터키라는 이역만리의 나라에서 한국 선수들이 벌이는 2018년 롤드컵 출전 전쟁은 여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