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세트의 주인공은 kt였다. 압도적인 기량으로 첫 세트를 가져간 kt의 '히라이' 강동훈 감독은 두 번째 세트를 앞두고 파격적인 선택을 한다. 바로 챌린저스 리그를 뛰던 2군 선수들로 라인업을 전원 교체한 것이다.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열린 경기였기에 kt의 선택은 뜨거운 반응을 낳았다. 화제를 모은 이 장면은 올해부터 시행된 LCK 1, 2군 통합 로스터 제도 덕분에 가능했다.
사실 스프링 시즌에는 통합 로스터 제도를 통한 선수 교체가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서머 시즌부터 적극적인 선수 교체가 이어졌다. 분위기 전환이나, 전략적인 측면에서 선수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많은 팀들이 통합 로스터 제도 안에서 다양한 변화를 보여줬다.

이런 적극적인 선수 교체는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기도 했다. 팬들은 1군으로 올라온 선수들을 보면서 응원하는 팀 유망주의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수 교체로 재미를 본 팀들은 끝까지 순위 경쟁을 이어갔고, 이를 통해 마지막까지 플레이오프의 주인공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이에 팬들은 시즌 막바지까지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 준 통합 로스터 제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통합 로스터 제도는 이런 전략적인 교체를 제외하더라도, 선수의 부상 및 개인 문제로 인해 생긴 공백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물론 긍정적인 결과만을 냈던 것은 아니다. 디플러스 기아의 경우에는 잦은 서포터 교체를 진행했지만, 결국 드라마틱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면서 CL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던 2군 팀 역시 덩달아 흔들리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행 첫해였고, 해를 거듭할수록 팀들에게는 통합 로스터 제도 운용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팀 상황과 선수들 컨디션에 따른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교체가 이뤄져야지만 선수들의 건강한 성장이 따라올 것이다. 이렇게 신중하고 정확한 분석을 통해 이 제도를 활용한다면 이는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도 통합 로스터 제도가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하고, 무엇보다도 LCK 선수 육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