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는 스위스 스테이지 당시 웨이보 게이밍(WBG), 탑e스포츠(TES), 한화생명e스포츠 등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나 모두 승리하며 3승으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올랐다. 스위스 스테이지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가운데, 8강 상대가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는 플라이퀘스트였던 만큼 무난한 4강 진출이 예상됐다.
LCK,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등 최근 숱한 우승을 경험한 젠지라도 충분히 흔들릴 수 있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젠지는 매치 포인트 허용 후 맞은 4세트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트리스타나를 플레이한 '쵸비' 정지훈이 라인전 과정에서 점멸을 소모했고, 바텀 듀오의 점멸 역시 모두 빠지기도 했다.
분위기를 반전할 플레이가 필요했던 상황. 크산테를 잡은 김기인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라인 스와프로 인해 김기인은 바텀에서 이즈리얼-라칸 조합의 상대 바텀 듀오를 막아내야 했다. 강한 압박을 받는 과정에서 김기인은 이즈리얼을 플레이한 '마쑤' 파하드 압둘말렉의 E 스킬 '비전 이동'이 빠진 것을 놓치지 않았다.
김기인은 크산테 W스킬 '길을 여는 자'로 라칸의 에어본을 막아낸 동시에 이즈리얼에 붙어 Q스킬 '엔토포 타격'을 사용한다. 상대 정화를 뽑은 후에는 궁극기 '총공세'를 통해 포탑 쪽으로 끌어당긴다. 이후 이즈리얼의 이동기 '비전 이동'이 없는 것을 알고 있던 김기인은 끝까지 추격해 상대를 마무리하면서 4세트 팀의 첫 킬이자,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솔로 킬을 기록한다.
김기인의 솔로 킬을 신호탄으로 젠지는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다. 결국 4세트서 승리하며 동점을 만든 젠지는 이어진 5세트에서 자신들의 강점인 밸류 조합을 완벽히 다뤄냈고, 힘겨웠던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