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된 PGC 2024가 그랜드 파이널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챔피언은 베트남팀 최초로 PGC 우승에 성공한 더 익스펜더블(TE)이었다. 한국 팀 광동 프릭스와 T1은 우승에 실패했지만, 그랜드 파이널 마지막 날까지 1위 싸움을 펼치며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4번의 PGS에서 출전팀 전원이 그랜드 파이널에 오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중 4위 안에 진입한 것도 PGC 직전 열린 PGS 6(젠지의 4위)가 전부였다. PGS 3연패의 트위스티드 마인즈 등 해외 강팀을 맞아 교전과 운영에서 모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단 1팀도 PGS 포인트 8위에 진입하지 못하며, 한국에 주어진 PGC 티켓도 3장에 그쳤다.
그렇다 보니 PGC 2024에 대한 우려도 컸다. 그러나 PGC에서 한국팀들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젠지는 아쉽게 그랜드 파이널 티켓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지만, 광동과 T1은 그랜드 파이널에 올랐고, 그 과정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광동은 국내 최강의 면모를 세계 무대에서도 뽐냈고, T1은 공격적인 플레이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광동은 서킷 스테이지 서킷 1 1, 2일차 당시 총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6개의 치킨을 쓸어 담는 괴력을 선뵀다. 다나와에서 신명관 감독을 임대해 온 T1 역시 파괴적인 교전력으로 3번의 서킷 중 2번의 서킷 만에 그랜드 파이널 진출을 확정 지었다. 그리고 T1과 광동은 그랜드 파이널 2일 차까지 나란히 1, 2위를 달리기도 했다.
3일차 자기장 서클 불운 등이 겹치며 결국 광동은 3위, T1은 5위로 마무리했지만, 지난 PGS들과 비교해서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을 선뵀다. 그 안에서 그동안 국제무대서 빛났던 '살루트' 우제현, '헤븐' 김태성 등은 여전한 실력을 드러냈고, '규민' 심규민, '타입' 이진우 등은 새롭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냈다.
이렇듯 한국 펍지 e스포츠는 불안했던 1년의 막바지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PGC 2024에서의 좋은 기억과 경험이 내년까지 이어져 한국 펍지 e스포츠가 다시 한 번 세계 정상을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