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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식의 e런 사람] 농심 박승진 감독, "꼭 PO 가서 팬들 숙원 풀어줄 것"

강윤식 기자

2025-01-14 11:26

농심 레드포스 박승진 감독.
농심 레드포스 박승진 감독.
지난 2023년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농심 레드포스는 로스터에 큰 변화를 줬다. 2022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챌린저스 리그(LCK CL) 서머 우승 주역들을 콜업한 것. 그러면서 팀의 LCK CL 우승을 이끌었던 '첼리' 박승진 감독 또한 콜업했다. 2023년부터 농심의 1군 코치를 맡은 그는 지난해 스프링 시즌 감독 대행이 됐고, 서머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다.

박 감독이 농심 1군에 몸담은 지난 2년의 결과를 돌아보면, 만족스러운 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2년 간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것. 감독 역할을 했던 지난해에는 스프링과 서머 모두 8위에 머물렀다. 이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박 감독은 새로운 로스터와 함께 2025년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킹겐' 황성훈, '리헨즈' 손시우 등 국제대회 우승 경험을 가진 베테랑이 합류한 상황에서, 박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케스파컵 통해 맞춘 호흡…현재 팀 완성도는 30~40%
[강윤식의 e런 사람] 농심 박승진 감독, "꼭 PO 가서 팬들 숙원 풀어줄 것"
멤버 변화를 준 농심의 경기는 지난해 이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 연말에 열린 2024 케스파컵을 통해서 농심은 새로운 선수들로 구성된 로스터의 첫선을 보였다. 다만 결과는 아쉬웠다. 오롯이 1군으로만 구성해 대회에 참가했지만 어려움을 겪었다. B조 4위로 힘겹게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스위스·인터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케스파컵을 떠올린 박 감독은 성적과 별개로 선수들을 향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박 감독은 "저희 팀이 케스파컵에서 많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드리기는 했는데, 고점 자체는 상위권 팀에도 밀리지 않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새로운 로스터가 완성된 시점에서 그동안 게임해 왔던 것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방향성을 잡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솔직히 현재까지의 현실적인 팀 완성도는 30~40% 정도인 것 같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이어서 "그러나 스크림을 포함한 준비 단계에 있어서는 생각한 플랜대로 잘 흘러가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대회를 통해 빠르게 합을 맞춘 농심은 다가올 LCK 컵 역시 배움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박승진 감독은 LCK 컵에 대한 질문에, "어쨌든 연습보다는 실제로 대회를 하면서 얻어갈 수 있는 게 더 많을 거로 생각한다"며 "결국에는 다른 팀들도 다 마찬가지일 거다. LCK 컵을 하면서 어떻게 발전해 나가느냐가 제일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감독 대행과 정식 감독 거친 2024년
[강윤식의 e런 사람] 농심 박승진 감독, "꼭 PO 가서 팬들 숙원 풀어줄 것"
모든 e스포츠 지도자가 1년을 정신없이 보내겠지만, 박승진 감독에게 지난해는 유독 정신없는 한 해였을 수밖에 없다. 코치로 맞았던 스프링 도중 갑작스럽게 감독 대행 역할을 맡게 됐고, 서머에는 정식 감독으로 팀을 이끌어야 했다.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게 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박 감독은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면서 농심 1군에서 보낸 지난 2년을 돌아보기도 했다.
"작년뿐만이 아니라 LCK에 올라오고 나서 2년 동안 플레이오프를 못 가다 보니까 비시즌도 길어지고 처지게 되더라. 또, 그러면서 코치진을 비롯한 선수단 구성이 변했고, 그 과정에서 힘들었다. 플레이오프를 한 번이라도 갔으면 달랐을 것 같다. 아무래도 비시즌에는 스크림을 하더라도 동기부여가 약하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힘들었다. 또, 연패하면서 팀 전체적으로 위닝 멘탈리티를 갖추지 못했던 부분 역시 어려웠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농심은 지난 서머 시즌 막바지에 희망을 봤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상황에서 경기력 반등을 이뤄냈고, T1을 2 대 0으로 격파하는 이변을 만들어낸 것. 이후 디플러스 기아전과 젠지e스포츠전에서 패했지만, 경기력 측면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OK저축은행 브리온전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당시 연패로 처진 분위기에서 '바이탈' 하인성의 합류가 분위기 환기에 도움 됐다는 것이 박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하인성이 오면서 분위기 환기가 많이 됐던 것 같다.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물론 저희가 시즌 아웃됐다 보니까 상대 팀 입장에서 저희를 분석할 때 조금은 덜 신경 썼던 부분도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운도 따라줬을 거다. 거기에 더해 편한 마음으로 하니까 시원시원한 경기력도 나왔던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새로운 로스터…"롤드컵 진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강윤식의 e런 사람] 농심 박승진 감독, "꼭 PO 가서 팬들 숙원 풀어줄 것"
앞서 언급했듯 농심은 2025년 시즌을 앞두고 황성훈과 손시우를 영입했다. 여기에 기존 미드라이너 '피셔' 이정태, 원거리 딜러 '지우' 정지우,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정글러 '기드온' 김민성으로 구성된 로스터를 꾸렸다. 박 감독은 로스터에 만족감을 보였다.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도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고 박 감독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승진 감독은 "LoL e스포츠 구조상 잘하면 계속 대회를 나가다 보니까, 잘하는 선수들이 계속 잘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는 시즌을 길게 하고 싶다는 목표를 잡았다. 그걸 명확히 이야기하면 결국엔 롤드컵에 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케스파컵에서는 저점이 떴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고점을 내려다가 미끄러진 거로 생각한다. 시즌을 진행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터져 준다면 롤드컵 진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롤드컵의 꿈을 키워가는 상황에서 황성훈과 손시우의 역할을 크다. LoL e스포츠의 경우 축구와 야구 같은 다른 기성 스포츠와 달리 경기 중간에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릴 수 없다. 그렇기에 경기 도중 팀의 방향성에 맞게 선수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감독 역할을 할 베테랑의 존재가 필요하다. 박 감독에 따르면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각각 롤드컵과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우승을 경험한 황성훈과 손시우가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박승진 감독은 "아직은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보니까 인 게임 방향성이 잡혀도 그 안에서 디테일한 부분을 놓치거나, 같은 방향성을 바라보지 못하는 상황이 나온다"며 "그 부분을 잡는 게 중요할 텐데, 그런 점에서 현재 도움 많이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팬들의 숙원을 풀어주고 싶어요"
사진=라이엇 게임즈.
사진=라이엇 게임즈.
농심은 오는 15일 DN을 상대로 LCK 컵 개막전에 나선다. LCK 컵은 그룹대항전으로 치러진다. 젠지, 디플러스 기아, kt, DRX와 장로 조에 속한 농심은 바론 조에 속한 한화생명e스포츠, T1, BNK 피어엑스, DN, OK저축은행과 경기를 치른다. 승리하는 조 1~3위팀은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 승자 조 4~5위, 패자조 최하위를 제외한 4팀이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LCK 컵 조 편성에 대해 묻자, 박승진 감독은 "처음에는 바론 조에 들어갈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드래프트 직전에 장로 조에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외부의 시선에서 봤을 때 전력 상 우리팀이 같은 장로 조에 있는 디플러스 기아나 kt보다 약하다고 평가받지 않나. 그런데 장로 조에 오게 되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사실상 '업셋'을 2번만 하면 되는 구조가 됐다. 저희만 잘하면 우리 조가 승리 조가 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새로운 대회를 앞두고 박 감독은 보완할 점 또한 잊지 않았다. 박 감독은 "결국에는 교전이 제일 중요할 거로 본다. 특히 요즘 제일 중요한 게 초반에 유충 싸움 하는 거다 보니까 그거 관련된 부분을 가장 신경 많이 써야 할 것 같다"며 "또, 새로운 상황들이 계속 나오게 될 텐데, 그런 것들에 잘 대응하면서, 저희가 먼저 움직일 수 있게 설계할 수 있는 부분을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승진 감독은 "제가 LCK 올라오고 이제 3년 차가 됐다. 그동안 플레이오프에 한 번도 올라가지 못하고 시즌이 빨리 끝나서 아쉬웠다"며 "이번에 새롭게 선수들이 왔고, 좋은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꼭 팬들의 숙원을 풀어줘야 하는 한 해라고 생각한다. 책임감 가지고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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