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한국 팀의 주인공은 DN프릭스와 배고파였다. 1일 차 14위에 머물렀던 DN프릭스는 특유의 교전 집중력을 되살리며 한국 팀 중 가장 먼저 치킨을 획득했으며, 이후로도 센스 있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종합 5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무색무취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배고파 역시 치킨을 챙기며 9위로 도약, 중위권 싸움에 합류했다.
한국 팀들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사이, 순위표 최상단은 개최국 태국의 자존심 풀 센스가 점령했다. 현장 관중들의 압도적인 응원 속에 교전마다 승리를 거뒀고, 기존 선두였던 우승 후보 NAVI마저 밀어내고 1위를 탈환했다.
이들은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마음껏 누리며 전장을 지배했으며, 누적 포인트 120점에 육박해 2위권과의 격차를 벌리고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히려는 모양새다.
먼저 5위 DN프릭스는 폭발적인 라운드와 허무하게 탈락하는 라운드의 격차가 컸던 만큼, 꾸준히 킬 포인트를 쌓으며 '기복'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5위권에 진입한 만큼 자기장 외곽에서 선두 풀 센스를 직접 타격해 점수를 뺏어오는 '저격수' 역할을 수행해야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9위 배고파는 치킨으로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했으나 여전히 교전 지속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배고파 특유의 변칙적인 '도깨비 운영'을 극대화해 상위권 팀들의 동선을 꼬아놓는 '변수 창출' 능력이 절실하다.
7위로 내려앉은 T1은 교전 센스는 여전했지만 1일 차만큼의 점수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급발진' 하다가 한국 또는 상위권 팀과 엉키며 무너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에 3일 차에는 생존보다 과감하게 교전을 걸어 킬 포인트를 쓸어 담고 치킨까지 챙기는 '기어 변속'이 시급하다.
10위 FN포천도 어설픈 중앙 지향보다는 외곽 잠그기나 과감한 돌파 등 확실한 컨셉 변화가 요구되며, 15위 아즈라 펜타그램은 소극적인 플레이를 버리고 풀 센스나 NAVI 같은 선두권 팀들에게 무차별적인 교전을 걸어 그들의 점수 획득을 방해하고 최대한 높은 순위를 노리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선두 풀 센스가 3일 차에도 지금까지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할 경우 역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선두권에 대한 집중 견제로 빈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 팀들이 쏘아 올린 치킨의 신호탄이 단순한 위안으로 끝날지, 아니면 대역전극의 서막이 될지는 3일차 경기에 나설 5개 팀의 총구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방콕(태국)=김형근 기자(noarose@dailygame.co.kr)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