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최고 미드 라이너였던 '비역슨' 쇠렌 비에르그가 은퇴한지 1년 만에 다시 선수로 복귀했다. 2012년 웨스턴 울브즈에서 데뷔한 '비역슨'은 2013년부터 팀 솔로 미드(TSM)로 이적해 원클럽맨으로 활동했다. 은퇴하기 전 마지막 시즌인 2020년까지 TSM의 중심을 책임지며 LCS 우승 5회 및 4번의 정규 시즌 MVP를 차지했다. '비역슨'은 '북미 페이커'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뽐냈다.
선수로 경기에 뛰고 싶은 갈망이었을까. '비역슨'은 지난 10월 TSM과의 8년 동행을 끝으로 선수 복귀를 선언했고 지난달 25일 팀 리퀴드 합류가 공식 발표됐다. 이후 비역슨은 팀에서의 공식 활동을 보낸 뒤 혼자서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왔고 빠른 기량 회복을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데일리e스포츠는 지난 11월 말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숙소에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비역슨'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비역슨'이 감독 또는 코치가 아닌 선수로 복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많은 팀의 오퍼를 뿌리치고 팀 리퀴드에 합류한 이유, 한국 전지훈련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함께 들어보자.
Q 먼저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팀 리퀴드 미드 라이너를 맡은 '비역슨'입니다.
Q 한국서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시국이라서 쉽지 않은 결정인데 어떻게 오게 됐나.
A 1년 동안 감독직을 맡았었다. 비록 내가 게임에 대한 좋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만 다시 경기에 돌아가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만약 가능하다면 한국에 정말 오고 싶었다. 게임(솔로 랭크) 레벨도 높고 핑도 낮고 그리고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있어서 큐 잡히는 시간도 짧다. 북미 서버는 높은 티어일수록 게임을 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나는 폼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게임을 빠르게 많이 하고 싶다. 한국에 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Q 한국에 혼자 온 것인가. A 친구와 함께 오려고 했다. 하지만 사정으로 인해 친구가 조금 늦게 오게 돼서 혼자 온 상태다. 그래도 한국에 아는 사람들이 있다. 같은 팀에서 내가 가르쳤던 '후니' 허승훈도 한국에 있다. 아무튼 지금은 혼자 지내고 있다.
Q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올린 SNS 사진을 보고 많이 놀랐다. 종로와 청계천 사진이 있었다. 알고 간 것인지.
A 나는 유명한 곳인지 몰랐다. 조깅을 하러 나갔는데 청계천 근처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방에 돌아온 뒤에 유명한 장소인지 알았다.
Q 전 세계적으로 놀란 건 감독을 하다가 선수로 복귀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가장 큰 계기가 있을까.
A 오프 시즌에 접어들었을 때 코치를 해야 할 지, 선수를 해야 할 지 어느 하나 확실한 것이 없었다. 내가 FA였기 때문에 두 길에 대한 기회가 모두 있었다. 누구는 내가 코치를 맡았으면 했고, 누구는 내가 경기를 뛰었으면 했다. 그래서 게임을 많이 플레이하게 됐고 아직 열정이 남아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그래서 3주 동안 게임을 정말 많이 했고 롤드컵을 보면서 코치보다 선수로 경기를 뛰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 이를 바탕으로 마음이 확실해졌고 롤드컵을 보고 연습을 하면서 내가 얼마나 이 게임을 좋아하고 경기에 뛰고 싶어 하는지 알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로의 복귀를 결정했다.
Q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솔로 랭크로 자신감을 얻는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A 어떻게,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서 솔로 랭크를 통해 자신감을 얻는다고 생각한다. 좋지 않은 게임들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단지 한 게임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팀운이 좋지 않거나 더 편한 챔피언만 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고. 하지만 만약 연습을 정말 많이 하고 솔로 랭크를 통해 자기 스스로 어떻게 플레이를 하는지 안다면 솔로 랭크가 자신감을 주는데 분명히 도움이 될 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솔로 랭크 승패를 떠나 본인 플레이에 항상 집중해야 한다. 게임 안에서 어떻게 플레이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팀운은 항상 존재한다. 좋은 폼을 유지하고 경기 내 영향력이 커도 게임을 지는 경우가 있다. 게임을 지거나 이기는 거는 항상 나 자신에게만 달린 것이 아니다. 그래도 많은 게임을 하고 좋은 폼을 유지한다면 결국 성장할 거다.
Q 많은 팀 중에 TSM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팀 리퀴드를 선택한 배경이 무엇인가.
A 몇 년간 TSM은 굉장히 많은 라이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웃음). 개인적으로 우승 부분에 관해서는 팀 리퀴드가 TSM의 LCS 연속 우승 횟수를 넘었기 때문에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팀 리퀴드는 2018 스프링부터 2019 서머까지 4연속 우승을 했다.) 그리고 팀 리퀴드는 최근 3년 또는 몇 년간 TSM보다 더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나는 팀 리퀴드의 브랜드와 비전을 이번 시즌에 봤다. 팀 리퀴드는 원하는 선수들을 로스터에 넣고 싶어 하는 열망이 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게임단과 로스터를 본 뒤 팀 리퀴드가 내게 선수로의 복귀를 제안했을 때 결정하기 어렵지 않았다.
Q '코어장전' 조용인을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코어장전'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A 아직 '코어장전'을 잘 알지는 못한다. 팀 리퀴드에 들어갔을 때 몇 번 만났다. 아직 잘 알지는 못하지만 '코어장전'을 몇 년간 상대해 봤을 때 아직까지도 정말 LCS에서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LCK에 있을 때 2017 롤드컵을 우승하지 않았나. 정말 좋은 선수고 동료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일하거나 경기를 한 사람들로부터 그에 대한 좋은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코어장전'과 함께 경기를 하는 것이 흥미롭고 나와 얼마나 잘 맞을지 궁금하다.
Q 현재 폼은 얼마나 올라왔는지. 또 이번 한국 전지훈련을 통해 얻어 가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지.
A 정말 게임을 많이 했다. 한국에 온 첫째 주에는 방을 나가지도 않고 연습만 했다. 단지 밑에 층에 내려가서 배달 음식을 받은 뒤 다시 올라와서 계속 연습했고 커피를 마시면서도 게임을 했다. 굉장히 단순한 생활이었지만 오랜 기간 동안 하지 않았던 일이었기 때문에 기분이 좋고 재미있었다.
내 전지훈련 목표는 내가 올라갈 수 있을 만큼의 높은 랭크에 도달하는 것이고 선수 생활을 하지 않았던 만큼 모든 부분에서 폼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1년 동안 프로 선수 생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1년간 등장한 신 챔피언인 요네, 아크샨, 벡스 등에 대해 연습하고 배우고 있다. 그리고 만약 다음 시즌에 아크샨이 대회에서 좋은 픽으로 급부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 내가 미리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개인 기량에 있어 높은 레벨에 있어야 하고 빠르게 메타 흐름에도 적응해야 한다.
Q 2012년 데뷔해서 긴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A 개인적으로 내가 정말 이기고 싶다면 영향력 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거나 도와주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처음 프로 생활을 시작하고 3년간 나 자신에게만 너무 집중을 해서 내 동료들이 못 하면 질책하고 '왜 내 동료들은 나만큼 잘하지를 못할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내가 만약 그런 부분에 있어 더 잘하고 똑똑해서 그들을 도와주고 이를 통해 더 잘해지게 만들어서 이겼다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경기 내에서도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고 도와주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선수 개개인 모두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약점이 다르지 않나.
내가 다른 선수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내가 너무 이와 반대되는 성향을 오랜 시간 가졌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이게 내 직업이 아니라는 느낌도 받은 적이 있다. 정말 경기를 이기고 싶다면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Q 선수로 복귀한 만큼 2022 시즌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가장 먼저 내 플레이에 있어 자랑스러워지고 싶다. 1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지 않았고 따라가야 하는 부분이 아직 있다. 그리고 LCS에서 여전히 최고 미드 라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 내 첫 번째 목표는 LCS 최고가 되는 것이고 이후 LCS 우승과 국제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 왔고 다시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할 거다. 그게 내 첫 목표다.
안수민 기자 (tim.ansoomin@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