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일게이트는 프로 리그를 운영 중인 주요 권역 1위 네 팀에 플레이오프 직행 자격을 부여하고, 조별 예선을 3팀 체제로 개편해 경기의 경쟁 강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 결과 매 경기의 비중이 커지며 예측을 뒤흔드는 결과들이 이어졌고, 이번 대회는 ‘돌풍’, ‘부활’, ‘이변’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되는 세대 교체의 무대로 자리매김하며 다음 대회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필리핀 팀 최초로 CFS 결승 무대에 오른 준우승 팀 팀 스탈리온은 CFS 2025의 최대 수확 중 하나였다. 팀 스탈리온은 필리핀 세부 지역 PC방에서 활동하던 선수들을 코치 크리스 페레즈가 직접 발굴해 결성한 팀이다. 글로벌 인지도는 낮은 출발선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올해 EWC(Esports World Cup)에서 4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주전 5명 중 4명이 십대로 구성된 팀 스탈리온은 국제 대회 경험이 일천했음에도 패기를 앞세워 조별 예선부터 바이샤 게이밍 등 우승 이력을 보유한 강팀들을 연이어 제압했다. 비록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내년 대회에서는 ‘이변의 팀’이 아닌 CFS의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통의 강호 올 게이머스는 이변이 잦았던 대회 흐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전력으로 ‘부활’의 서사를 완성했다. 올 게이머스는 4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며 건재함을 입증했다. 올 게이머스는 시드로 8강 플레이오프부터 출발해 단 한차례도 패자조에 떨어지지 않고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승자 결승과 최종 파이널 무대에서는 팀 스탈리온을 연파하며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팀을 떠났다가 2년 만에 팀에 복귀한 ‘ZQ’ 장치엔은 이번 결승전에서 MVP까지 차지하며, 팀과 선수 모두 ‘챔피언의 부활’이라는 스토리를 완성했다. 올 게이머스는 변화된 대회 구조와 세대 교체 흐름 속에서도 전통의 강호가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강호로 분류됐던 팀들의 탈락은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이변이자 팬들이 주목한 관전 포인트였다. 우선, 바이샤 게이밍은 두 차례 CFS 우승과 올해 ACL(Asian Champions League) 우승, EWC 준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바탕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조별 예선에서 팀 스탈리온에 패하며 이른 퇴장을 맞았다. 팀의 중심인 ‘N9’ 왕하오는 조별 예선에서 평균 K/D(킬데스) 0.71에 머무르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베테랑 ‘YDSS’ 런홍위와 신예 ‘Lye’ 린예를 새로 영입해 재정비한 로스터 역시 큰 효과가 없었다.
브라질 팀 알 카디시아의 결승 진출 실패 역시 충격적인 결과였다. 알 카디시아는 지난해 결승에서 중국의 에볼루션 파워 게이밍과 맞붙으며 중국과 브라질 간의 대결에서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벤 대회에서 알 카디시아는 8강에서 에볼루션 파워 게이밍에 패한 뒤 패자조로 떨어졌다. 이어 패자조에서 3차례 승리를 거뒀으나, 패자조 결승에서 팀 스탈리온에게 세트 스코어 0대3으로 완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중국과 브라질 양강 구도는 재현되지 않았다.
CFS 2025그랜드 파이널은 전통 강호의 왕좌 탈환과 언더독의 반란이 동시에 완성된 대회였다. 13년간 이어진 대회였음에도 그 어느때보다 역동적인 대회로 기록됐다. 과거 챔피언의 복귀와 신예 팀들의 약진, 강호들의 이탈이 교차하며 각 팀의 2026년 준비 과제가 선명해진 만큼 내년의 크로스파이어 e스포츠는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대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