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은 특히 3라운드 팀전 플레이오프가 새롭게 신설되면서 팬들에게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불어넣어 줬다. 또한, 플레이오프 1세트의 경우 3 대 3 다인전으로 치러지며 새로운 재미를 주기도 했다.
eK리그는 2022년 출범 이후 매년 두 번의 시즌을 치르며 계속해서 변화해 왔다. 2023년 시즌 1부터는 1라운드 팀전 풀 리그, 2라운드 개인전의 큰 틀이 자리잡았고, 1라운드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던 선수가 개인전 진출에 유리하도록 룰을 개정했다.
문제는 2라운드 개인전 돌입 후에는 빠르게 현 리그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1라운드 팀전 순위는 이후 소속팀 선수들의 2라운드 성적에 따라 변동됐다. 16강 진출 시 3점, 8강 진출 시 8점, 4위 14점, 3위 17점, 2위 23점, 1위 35점이 팀전 순위에 적용됐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복잡한 점수 계산을 해야 했다. 이렇다 보니 리그 현황을 살필 때 직관성이 다소 떨어졌고, 결국 대회를 중간부터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빠르게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팀전과 개인전이 함께 혼합돼 치러지는 리그 방식 때문일 것이다.
eK리그 입장에서는 팀전과 개인전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요소다. 4월에 열릴 FC 프로 마스터즈를 비롯한 국제대회가 팀전으로 치러지는 만큼, 세계 무대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선수들의 팀전 경험은 필요하다. 반대로 선수들을 향한 주목도를 높여 리그의 전반적인 인기를 상승시킬 수 있는 개인전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팀전-개인전 혼합 방식이 주는 복잡함은 아쉬운 면이 분명 존재한다.
팀전과 개인전을 분리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는 다른 스포츠나 e스포츠 종목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던 방식이다.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등의 종목은 개인전뿐만 아니라 단체전으로도 진행된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국제대회서도 해당 종목에 개인전과 단체전 메달을 따로 배분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의 경우 개인전으로 출발했지만 프로리그, 팀리그 등 팀 단위 대회가 열려 개인전과는 다른 재미를 선사한 바 있다. 넥슨의 국산 종목 카트 리그 역시 오랫동안 팀전과 개인전을 분리해서 진행해 온 바 있다.
두 종목 모두 팀전과 개인전을 분리하면서 성공적으로 e스포츠 대회를 치러냈다. 개인전에서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온전히 뽐낼 수 있었다. 개인전 우승자는 단숨에 스타 덤에 올라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개인전에서 배출된 스타 플레이어들은 팀 단위 리그에서 활약하며 무대를 넓혔다. 스타크래프트 기반 프로리그와 팀리그에서는 새로운 신인들이 꾸준히 배출됐고, 이들이 역으로 개인리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선순환 구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eK리그 또한 개인전과 팀전을 분리 진행하더라도 충분히 인기를 이어갈 잠재력이 충분하다. 개인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각자의 팀으로 돌아가 팀원들과 함께 협력해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 이번 시즌 eK리그가 개인전과 팀전이 분리돼 치러졌다면 kt 롤스터 김정민은 개인전과 팀전을 모두 석권하며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것이고, 팬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졌을 것이 분명하다.
e스포츠는 예전부터 직관성의 중요성이 많이 대두된 바 있다. 시청자들에게 어느 팀이 유리한지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하는지가 e스포츠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eK리그는 골 스코어만 놓고 보면 유불리가 확실하게 가려지지만 복잡한 포인트 제도로 인해 라운드마다 중간 순위가 무의미할 정도로 어느 팀이 유리한 상황인지 확실히 알기 어렵다. 개인전과 팀전을 분리하는 방법은 eK리그의 직관성을 높여줄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