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가 만난 사람] 돌아온 '바이퍼' 박도현, "돌아온 이유? LCK 우승하고 싶었다"

2022-12-05 11:53
center
2017년 그리핀서 데뷔한 '바이퍼' 박도현은 2020년 서머 시즌을 앞두고 한화생명e스포츠에 합류했다. '리헨즈' 손시우(현 kt 롤스터)와 호흡을 맞췄지만 2승 16패의 성적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2021시즌을 앞두고 한국을 떠나 '은룡기사단' 에드워드 게이밍(EDG)에 입단한 '바이퍼' 박도현은 '메이코' 텐예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EDG를 2021 LPL 서머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2022시즌이 끝난 뒤 최대어라고 평가받던 그는 2년 만에 한국으로 복귀했다. 최근 캠프원에서 만난 박도현은 돌아온 이유에 대해 "LCK서 우승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Q. 2년 만에 한국 복귀를 결심한 이유는?
A. 가장 큰 이유는 LCK 우승을 꼭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고 싶어서 복귀를 결정하게 됐다.

Q. LPL 우승도 하고 롤드컵도 우승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본인에게 LCK 우승은 어떤 의미인가?
A.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저의 개인적인 목표이자 꿈이다.

Q. 이번에 LCK로 돌아온 팀이 2년 전 팀인 한화생명e스포츠다. 당시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EDG로 이동도 했었는데, 어떻게 다시 한화생명e스포츠로 돌아오는 결정 했는지?
A. 뛰어본 팀이라는 점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당시 안 좋은 기억도 있지만 그 경험으로 인해 중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많은 것을 배웠고 그 시간도 소중했다. 하지만 이런 기억들이 이번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온전히 게임에 집중하고 편하게 경기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한 것이 한화생명e스포츠다.

Q. 이유를 들었으니, EDG 당시 (선수로서) 쌓은 게 많았다고 생각한다. 한국행 결정에 고민을 많이 했을 거 같다. 중국 이룬 것을 잠시 내려놓고 한국에 돌아온다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A. 한국에 돌아온다고 해서 중국에서 이뤄낸 것들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들 계속 기억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언젠가는 LCK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다. (저의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지금이 아니면 우승 기회가 없지 않을까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 또 어떻게 상황이 바뀌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돌아오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center
Q. 중국 기자와 관계자들이 본인의 언어적인 부분을 많이 칭찬하더라. 언어적인 재능이 있다고도 말하던데.
A. (언어적으로) 그렇게 특출 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중국에 뛰는 많은 한국 선수를 보면 완전 현지인들처럼 중국말을 잘한다. 저는 제가 잘한 것보다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EDG라는 팀이 이전에도 많은 한국 선수가 뛰어서 적응하기 용이하기도 했고, '스카웃' 이예찬 선수도 많이 도와줬다. 또한 선수들과 사무국 및 매니저를 비롯한 프론트 등 팀 단위로도 저에게 (적응을 위한) 많은 도움을 주고 중국말도 알려줘서 잘 적응하고 배울 수 있었다. 저는 사실 (중국어) 몇 마디를 계속 돌려 사용한다. 제 언어적 능력보다는 게임과 우승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언어를 습득한 것 같다.

Q. 한국과 중국의 플레이 스타일 워낙 다르다고들 하는데 플레이적으로 힘든 점은 없었나?
A. 처음 LPL을 가게 될 당시만 해도 저도 LCK와 LPL의 스타일 차이를 걱정했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해보니 다른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플레이가) 다 비슷비슷했던 것 같다. LCK와 LPL이 서로 계속 치고받다 보니 서로를 잘 알고 서로의 장점들을 습득하려고 노력해서인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해지며 상향평준화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LPL에 가서 느낀 점은 LCK보다는 개성이 많은 선수가 많았다는 거다. 팀에 (플레이를) 맞추기보다는 본인이 할 수 있는, 예를 들어 리븐을 잘하는 선수는 탑에서도 리븐을 뽑기도 하는 등 소위 말하는 ‘장인’ 픽을 자신 있게 뽑고 이겨버리는 것이 재미있었다.

또 팀도 워낙 많다 보니 어떤 팀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주구장창 싸움만 하는 팀이 있고 운영으로 이득을 보려는 팀도 있다. 해당 팀들마다 대처하는 법을 연구하고 준비해야 해서 정신없이 보냈다.
center
EDG 당시 '바이퍼' 박도현.(Photo=LPL)
Q. EDG '메이코'는 인터뷰에서 워낙 좋은 딜러가 있었기에 본인도 있을 수 있었다고 얘기했는데 본인은 '메이코'와의 이런 호흡이 어떤 도움이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는가?
A. 좋은 쪽으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중국에) 갔을 당시 말이 안 통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처음에는 할 줄 아는 말이 ‘배고파’ 이런 류의 말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메이코'가) 게임적으로 많이 맞춰주는 거 같았다. 특이했던 것은 아무 말이 통하지 않아도 처음부터 호흡이 척척 맞았다는 점이다. 잘하는 선수와 뛰어서 그런 것 같다. 또한 ('메이코'가) 게임 외적으로는 순둥순둥한 성격이며 친하게 대해줬다. 사람적으로 너무 좋은 선수다. 정말 좋은 파트너였다.

Q. LPL에 뛸 당시 16명 이상의 원딜과 상대해보며 까다로웠던 선수가 있었는지 또 가장 까다롭거나 어려웠던 팀은?
A. 제일 신경 쓰였던 선수는 TES ‘제키러브’ 위원보였다. LPL은 보통 LCK만큼 바텀 라인전을 꼭 가져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플레이하진 않는데 TES랑 플레이할 때는 바텀 라인전을 이기면 게임 전체를 이기는 느낌이었다. 바텀 라인전 싸움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또 TES가 바텀 라인전을 피하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재미도 있었고 동시에 가장 신경도 쓰인 팀이었다.

Q. 2021년 월즈(롤드컵) 우승이 본인에게 어떤 전환점을 가져왔다고 생각하는가?
A. 기분이 일단 엄청 좋았다. 그때 당시에 8강, 4강, 결승을 겪으며 계속 경기력이 좋아지는 부분이 느껴지다 보니 우승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우승 당시) 관중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우승하고 나니 또 한번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승을 경험해서 다음 시즌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center
사진=라이엇 게임즈.
Q. 올해 롤드컵에서는 8강에서 역전패당했는데 많이 아쉬웠을 거 같다.
A. 너무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질만해서 졌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만 나열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그래도 결과에 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중국에서는 본인을 특정 단어로 ‘아펠리오스’라고 하더라. 21년 롤드컵에서 (아펠리오스로) 워낙 엄청난 실력을 펼쳤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이런 '바이퍼=아펠리오스'를 떠올리게 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A. 스킨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롤드컵 우승 이후 스킨을 만들어서 (팬 분들께서) 불러주는 거 같다. 다른 선수들도 본인만의 챔피언이 두드러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불리는 것이 좋다.

Q. 2023년 한화생명e스포츠 라인업을 봤을 때 어느 정도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가. 일각에서는 슈퍼 팀 단어도 나오더라.
A. 제 생각에도 전력이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저희가 어떻게 내년을 준비하고 플레이하느냐에 따라서 진짜 슈퍼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경기에 붙어봐야 진짜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center
Q. 이전부터 LCK에서 슈퍼팀이라고 불리던 팀들 중 어떤 팀은 성공을 했고 실패를 하기로 했는데, 본인은 한화생명e스포츠가 우승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은 뭐라고 생각하나.
A. 시즌을 거듭할수록 LoL은 5명이서 함께 하는 게임이라는 것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결국에 한 선수가 게임을 이끌어 나가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생각한다. 한 명의 슈퍼 플레이도 중요하지만 5명의 단단한 팀 합이 제일 중요하다. 쉽게 부러지지 않는 팀이면 좋겠다. 끈끈한 팀 화합을 만드는 팀이 오래 간다고 생각한다.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

Q. 다음 시즌부터 바텀 라인을 '라이프' 김정민과 같이 하게 됐다.
A. 일단 말을 정말 잘하는 선수다. 순간순간 필요한 말을 잘해주고, 팀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 팀에서 굉장히 필요한 선수다. 플레이도 잘하며 (같이 합을 맞춰) 할수록 더 잘해질 것 같다.

Q. 벌써 데뷔 5주년이 지났다. 데뷔 초반과 현재 달라진 점은?
A. 달라진 점은 (데뷔 초반인) 그때보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처음에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 보니 (플레이가) 앞에 쏠려 있는 느낌이 강했다. 게임할 때도 크게, 넓게 못 보고 바로 앞에 있는 것만 플레이했던 거 같다. 하지만 LPL에 다녀오고 우승도 하고 나니 전체적인 시야가 커지고 게임을 어떤 식으로 이끌어 나갈지 더 잘 보게 된 것 같다.

Q. 원거리 딜러 중에서 LCK 원탑이라는 평가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그리고 2023년 맞붙고 싶은 선수는?
A. 제가 원탑이라는 평가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LCK를 떠난지 2년이 지났기 때문에 (게임을) 해봐야 알 것 같다. 원탑이 될 자신은 있지만 쟁쟁한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룰러' 박재혁 선수와 맞붙고 싶었지만 이번에 다른 리그로 이적을 할 수도 있다고 해서 그 부분이 아쉽다.

LCK는 잘하는 바텀이 많은 것 같다. T1 바텀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하게 원딜만 생각할 수가 없고 원딜과 서포트를 묶어서 생각해야 한다. 담원 기아 '데프트' 김혁규-'켈린' 김형규 듀오도 잘할 것 같다. T1과 담원 두 팀이 가장 경계되는 것 같다.
center
Q. 2023년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A. 한화생명e스포츠의 목표는 우승이지만, 제 개인적인 목표는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와 롤드컵에 진출하는 것이다. 롤드컵 또다시 진출해서 2021년에 보인 제 모습이 운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Q. '초비' 정지훈(젠지e스포츠), '리헨즈' 손시우와 상대팀으로 맞붙게 되는데?
A.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두 선수 모두 적팀으로 상대도 해봤고, LCK 떠난 후부터는 계속 적으로 만났다. 제가 LCK에 다시 돌아와서 정규시즌에서 좀 더 자주 만나게 됐고 이제는 적이기 때문에 잘 싸워서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코로나가 완화되며 중국 팬들이 LCK를 많이 찾아올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팬들이 본인의 플레이를 보러 한국까지 온다면 마음이 찡할 것 같다.
A.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중국에 가서 많은 팬 분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다. 팬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진심으로 얘기 드리고 싶다. 또 계속해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에게는 너무 고맙다는 마음뿐이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