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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가 만난 사람] 중국이 바라보는 향후 10년 후 LoL e스포츠

김용우 기자

2025-10-19 00:26

라이엇 차이나 e스포츠 부사장 및 TJ 스포츠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인 필립 소(사진=라이엇 차이나)
라이엇 차이나 e스포츠 부사장 및 TJ 스포츠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인 필립 소(사진=라이엇 차이나)
지난 2019년 LPL을 주최하는 TJ(텐징) 스포츠는 나이키와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외신은 텐센트 게임즈 자회사인 라이엇 게임즈가 LPL 운영을 위해 만든 TJ 스포츠와 나이키와의 계약 기간은 5년이며 금액은 1억 4,400만 달러(한화 약 2,049억 원, 추정치)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당시 LPL의 발표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이전에 메르세데스 벤츠와 후원 계약을 체결했던 LPL은 로레알과도 손잡았다. 글로벌 브랜드인 나이키까지 끌어들이면서 영역을 넓혀 나갔다. 이후 나이키와 계약 기간이 끝난 LPL은 2023년부터 중국 체조 선수 출신이자 국가 영웅인 리닝(李宁)이 설립한 스포츠 브랜드 리닝과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e스포츠 역사 중 가장 큰 순간이라고 평가받는 2017년 롤드컵(사진=라이엇 게임즈)
중국 e스포츠 역사 중 가장 큰 순간이라고 평가받는 2017년 롤드컵(사진=라이엇 게임즈)
◆ 어떻게 하면 우리의 수익을 낼 수 있을까
한국에서 본 중국 LoL e스포츠 시장은 화려했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트가 없었다. 그래서 데일리e스포츠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가 진행 중인 중국 베이징에서 라이엇 차이나 e스포츠 부사장 및 TJ 스포츠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인 필립 소를 만나서 현재 중국 LoL e스포츠 시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필립 소 부사장은 GE 캐피탈의 레버리지 금융, 21세기 폭스의 M&A 등에서 일했다. 전통적인 금융, 미디어 산업에서 경험을 쌓은 소 부사장은 2019년 라이엇 차이나에 비즈니스 개발 총괄(Business Development)로 합류했다. 현재는 라이엇 차이나의 사업과 e스포츠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에 들어오기 전에 스포츠 관련 일을 많이 했다. 특히 비즈니스 관련 업무가 주였다. 라이엇 게임즈에 합류한 뒤 뷰어 십 등 전반적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은 굉장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NBA, CBA(중국농구협회) 등 전통 스포츠가 보여준 상업화와 수익화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다는 걸 깨달았다. 사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비교적 쉽다'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던진 첫 번째 과제는 '어떻게 하면 이 시장에서 우리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였다."
소 부사장은 수익을 내기 위해 대형 계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LPL 등 LoL e스포츠 콘텐츠를 즐기는 세대가 젊은 층이기에 업계 사람들은 우리가 누구인지는 알 거라고 생각했다고. 다만 다만 브랜드나 파트너사들과의 스폰서 협업에서는 발전이 필요해서 대형 파트너사들을 유치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기 위해선 방아쇠 역할을 해줘야 하는 이벤트가 있어야 했다. 그게 바로 2017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롤드컵이었다.

"그때가 중국 e스포츠 역사상 큰 순간 중 하나였다. 우리는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 진출했고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인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2017년 롤드컵을 기점으로 메르세데스 벤츠, 로레알 등 대형 파트너들과 손잡는 좋은 모멘텀이 됐다. 그로 인해 많은 업체가 우리를 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는 많은 후원사들과 계약을 이어갔다."

LPL이 나이키와 손잡은 건 두 번째로 가장 큰 모멘텀이었다. 소 부사장은 나이키와의 계약은 우리를 대형 스포츠 브랜드와 협력하는 회사라는 업계에 각인 시키는 순간이었으며 계속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고 했다.
사진=李宁电竞.
사진=李宁电竞.
◆ 중요하게 생각하는 KPI는 뷰어십과 팬덤
소 부사장은 라이엇 게임즈 차이나와 TJ 스포츠를 총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성과 지표(KPI)는 '뷰어 십과 팬덤의 크기'라고 했다. 파트너사들이 알아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은 '우리가 주최하는 이벤트에 누가 언제 오는지', '한번 온 사람들이 다시 올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등 이런 요소들이 오프라인에서 이벤트나 경기를 열었을 때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소 부사장은 LoL을 벗어나 발로란트를 예시로 들었다. 내년과 그 이후 중국에서 가장 큰 모멘텀이 될 거라고 강조했다. 발로란트 오프라인 경기의 경우 높은 비율의 팬들이 경기를 재관람하는 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보는 '오프라인의 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무엇일까', ''게임과 e스포츠가 어떻게 서로 보완해 주는가', '우리 e스포츠 팬 중 어느 정도 게임을 실제 플레이 할까, 지속적으로 할까', 'e스포츠는 계속 보지만 지금은 게임을 안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들어오게 할까?'라는 부분을 고민한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소 부사장이 강조하는 건 게임을 할 수 있게 독려하고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며 이게 다음 목표라고 답했다.

◆ 후야 닷컴과의 독점 계약
지난 2021년 TJ 스포츠는 중국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인 후야 닷컴과 5년 3억 1,000만 달러(한화 약 4,412억 원)에 달하는 방송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후야는 LPL과 2군 리그, 올스타전 등의 플랫폼 독점 중계권과 배급권을 얻었다. 일부에서는 중국이라서 가능한 일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중국 시장의 독특한 특성이 대규모 미디어 권리 계약이 가능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미디어 권리 판매와 관련해 이야기하자면 중국 플랫폼 시장과 업계의 경쟁 구도, 발전 수준을 언급할 수밖에 없다. 이전에 중국은 정말 많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6~7개 정도였다. 우리는 콘텐츠가 모든 플랫폼에 보이길 바랐다. 하지만 보통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들이 그렇듯 플랫폼 사들이 통합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2~3개 정도만 남았다. 그중 후야가 가장 큰 규모였고 빌리빌리 또한 비슷했다."

플랫폼이 통합되면서 TJ 스포츠가 고려한 건 독점 판매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유인즉슨 모든 스포츠에서 미디어 중계권 판매를 가장 빠르고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TJ 스포츠는 빌리빌리와 롤드컵 관련 첫 번째 독점 계약을 체결했고 다음으로 LPL에 대해서도 유사한 전략을 취했다.

"후야와의 독점 계약을 기반으로 다른 플랫폼에 라이선스를 다시 주는 권한을 주는 것이 재정적으로 타당하다고 봤다. 이런 계약을 기반으로 우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후야를 통한 독점성에 대한 가치는 높아졌지만 더 많은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여기서 강조할 부분은 우리가 독점성을 갖고 전략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가 결국 플랫폼 사들의 통합과 업계의 높은 발전 수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사진=LCK.
사진=LCK.
◆ LPL이 주목하는 LCK 파트너사 '우리은행'
2019년 텐센트 게임즈와 라이엇 게임즈가 5대5 비율로 자본을 투자해 만든 TJ 스포츠는 현재 LPL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중국 LoL e스포츠 발전은 TJ 스포츠의 창립 전과 후로 나뉜다. TJ 스포츠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LPL은 많은 시청자를 보유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었지만 상업적으로는 큰 성과가 없었다. 하지만 회사 만들어진 이후 달라진 점은 스포츠 산업을 매우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확실히 보여줬다는 것이다.

"우리는 TJ 스포츠가 독자적인 사업체로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믿었다. 우리가 업계에 보내는 이러한 신호는 파트너사뿐만 아니라 정부까지 닿게 됐다. 이제는 TJ 스포츠가 상하이 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 이벤트를 개최할 때 도시 관계자는 물론 다른 업계에서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다. 최근에 TJ 스포츠가 캠퍼스 리쿠르팅을 했는데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e스포츠 산업에서 일하고 싶으면 TJ 스포츠에서 일하라'였다. TJ 스포츠는 e스포츠가 전통 스포츠와 같은 위상으로 주류에 오르는 현재의 흐름을 미리 내다본 혹은 앞서 나간 선구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는 파트너사들을 영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소 부사장은 LCK 시장에 대해 재정적으로 보면 중국 시장 규모와는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LCK는 상업적으로 좋은 파트너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LCK를 보면서 다양한 방면의 파트너사 유치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LCK의 메인 후원사 중 하나인 우리은행의 합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LCK는 많은 파트너사들이 있다. 만약 두 리그가 협력한다면 후원사 혹은 파트너사와의 협업 전략과 관련된 내용을 공유하게 될 거 같다. 우리는 다른 업계나 시장을 공부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그들이 파트너사와 어떤 재미있는 액티베이션(Activation)이나 마케팅을 하는지 여부다. 예를 들면 우리는 가장 처음으로 나이키, 리닝과 후원를 맺은 회사이지만 스포츠 회사와 일하는 것과 LCK가 우리은행 같은 금융권, 혹은 아예 다른 업계와 일하는 건 정말 다르다. 이렇게 다른 두 리그에서 갖는 경험을 어떻게 공유하고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항상 고민하고 있다."
사진=라이엇 게임즈.
사진=라이엇 게임즈.
◆ LoL e스포츠 15주년 그리고 향후 10년 후 모습
LoL e스포츠가 탄생한지 15주년이 됐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중국에서 정상적으로 롤드컵이 진행 중이다. LoL은 15년이 된 장수 게임이기 때문에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만 LoL e스포츠는 이제서야 전통 스포츠로 조금씩 진입하고 있다. 시간이 아직 많이 필요하다. e스포츠가 전통 스포츠 같은 수준의 상업적인 가치와 대중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해결하기 위한 건 무엇일까.

"향후 10년에 대해 질문해 줘 정말 고맙다. 사실 그게 바로 우리가 라이엇 게임즈나 LPL에서 고민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한다. LoL이라는 게임, LoL e스포츠가 처음 론칭됐을 때를 생각하면 다른 게임들이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의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운과 타이밍 등이 따랐지만 이 업계에서 LoL, LPL은 아주 독창적인 콘텐츠라고 본다. 우리는 LoL이 다양한 세대의 중국 팬들에게 뜻깊은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지금 보면 갓 성인이 된 어린 층의 팬들을 볼 수 있는데 이들에게 어떻게 LoL e스포츠를 보게 됐는지 물어보면 '부모님이 LPL 팬이어서 같이 보게 됐다' 등의 답변을 들을 수 있다. 10~12세부터 e스포츠를 보게 된 것이다. 이런 세대 간의 통합이 키포인트다. 지금 LPL 경기를 보러오는 팬들을 보면 10년 전 우리 경기를 보러 온 팬들보다 훨씬 더 다양한 인구 통계를 보인다."

소 부사장이 강조하는 건 팬들에게 효과적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이 게임이나 e스포츠는 계속 발전하며 다시 돌아오기엔 두려울 수 있다. 그럼 이들이 한 달, 혹은 1년, 몇 년 간 e스포츠를 보지 않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려면 우리는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 하는가. 모두의 이해도가 다르기에 우리의 콘텐츠를 모든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e스포츠 콘텐츠의 중요한 부분이다."

"올해 인게임 콘텐츠로 소개한 것들이 게이머로서는 쉽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동안 게임을 안 했던 사람들은 '드래곤 영혼'에 대해 들었다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했을 거다. 결국 모두의 이해도가 다르기에 우리의 콘텐츠를 모든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e스포츠 콘텐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텔링'이라고 할 수 있다."

끝으로 그는 "우리의 게임을 하는 실제 플레이어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팬들에게 효과적으로 '스토리텔링'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베이징(중국)=김용우 기자(kenzi@dailyesports.com)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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