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지가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24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퍼시픽 시즌 파이널에서 DRX를 3 대 1로 제압했다. 자신들이 선택한 '헤이븐'에서 열린 1세트를 먼저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한 젠지는 연장 접전 끝에 '바인드'와 '로터스'에서 승리했고, 마지막 '아이스박스'에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젠지의 IGL 변상범은 훌륭한 인 게임 오더로 양 팀 간 경험 차이의 변수를 살렸다. 특히 세 번째 맵 '로터스' 라운드 24 당시 인원수 3 대 5로 밀리는 불리한 상황에서 침착함이 빛났다. 침착하게 기회를 엿보던 젠지는 15초를 남긴 상황에서 DRX 네 명을 정리했고, 스파이크를 설치하면서 나머지 한 명을 마무리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해당 순간은 '총 잘 쏘는 IGL'인 변상범의 강점이 제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마음이 급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차분하게 상황을 판단한 후 날카로운 선택을 내렸고, 절묘한 에임으로 '마코' 김명관을 쓰러트리는 결정적인 슈퍼 플레이까지 해냈다. 변상범은 인터뷰에서 "결국 IGL도 발로란트 선수 중 한 명이다. 선수는 결국 총을 잘 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인 게임 리더를 하면서 총을 못 쏘고, 퍼포먼스가 낮다는 것은 핑계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버워치'를 통해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변상범은 '오버워치' 게이머 당시에는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경쟁전 1위를 찍기도 하는 등 인상을 남기긴 했지만, 결국 프로게이머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발로란트' 전향 후 성장을 거듭했고, 결국 젠지로 팀을 옮긴 올해 킥오프, VCT 퍼시픽, 마스터스 상하이까지 세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발로란트' e스포츠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변상범의 다음 목표는 챔피언스 서울이다. 젠지는 챔피언스 B조에서 FPX, 팀 헤레틱스, 센티넬스 등 만만치 않은 상대와 함께 한 조에 묶였다. 성장을 거듭해 온 변상범이 이끄는 젠지가 '죽음의 조'를 뚫고 챔피언스 마지막에도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